대구시가 전액 삭감한 작은도서관 예산을 대구시의회가 되살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야 의원들은 작은도서관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은 어렵지만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 가능하면 삭감된 예산 전액을 6월 추경에 편성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와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말을 23일 종합한 결과, 대구시의회는 대구시가 올해 전액 삭감한 작은도서관 예산 2억2,000만원에 대해 절차에 있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단편적으로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예산 삭감 주체인 대구시 집행부와 작은도서관 현장 관계자 등 양측의 목소리를 정확히 반영해 작은도서관 예산 재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2023년 1월 기준으로 대구통합도서관에 등록된 대구지역 작은도서관 264곳(공립 54곳, 사립 210곳) 가운데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고 문을 닫은 허수를 가려내고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에 대해서는 예산을 되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의원들은 '작은도서관 필요성과 활성화'라는 큰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100% 예산 부활은 확정하지 않았다. 세금이 드는 사업인 만큼 제대로 선별해 사업 효율성을 재판단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문화복지위에 이어 교육위원회 의원들도 이 같은 내용에 동감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 삭감안과 관련해 미흡한 내용을 보충하고, 재분석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6월 1차 추경 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대구시가 예산안을 상정하면 예결위가 통과시키는 수순이다. 만약 대구시가 예산안을 올리지 않을 경우에는 문화복지위 차원에서 예산을 올려야 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자 문화복지위원인 국민의힘 김재용(56.북구3) 의원은 "대구시 예산실과 재정점검단이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며 "해당 정책과 관련해 비효율성이 크다고 판단해 그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의회도 못챙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확한 내용을 살펴봐야 하는데 단편적으로 전액 삭감하면 잘되는 곳도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예산을 되살릴지 여부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이재화(67.서구3) 의원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주민들이 작은도서관을 그 동안 잘 이용해왔는데, 갑자기 예산이 전액 삭감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예산이 사라지기 전에 먼저 알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뒤늦게 알아서 추경에라도 100%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육정미(58.비례대표) 의원은 "굉장히 취지가 좋은 예산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일방적으로 삭감돼 안타깝다"면서 "1차 추경에 전액 되살린다는 생각으로 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앞서 대구시는 2023년 작은도서관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대구시작은도서관협의회와 32개 작은도서관은 지난 1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방적 삭감"이라며 "홍준표 시장은 예산 전액 삭감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도 올해 작은도서관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가 논란이 일자 존치로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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