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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의의 이름으로"...대구 2.28 최초 보도한 '더 타임즈'가 말하는 그날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2.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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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3월 영국 '더타임즈' 외신으로서 세상에 처음 알려
"저항의 중심지, 정치적 부정 용인하지 않는 청년세대"
63주년 2.28민주운동 / 당시 신문·사진 100여장 특별전
한덕수 총리 등 기념식...홍준표·강기정 "달빛동맹" 강조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운동인 대구 2.28민주운동. 당시 대구지역 고등학생 2,000여명은 이승만 독재정권의 불의에 항거했다. 민주주의와 정의의 대한 목마름으로 거리에 나서 민주화를 부르짖었다.  

당시 2.28민주운동을 외신으로서 세상에 처음 알린 신문이 2.28 63주년을 맞는 28일 오후 대구에 전시됐다. 1960년 영국 '더 타임즈'다. 이 신문은 2.28 보도와 함께 국내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 1960년 2월 28일 대구 2.28민주운동을 외신으로서 최초로 보도한 영국의 '더 타임즈'...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3주년 특별기획 사진전에서 당시 신문을 읽고 있는 대구시민(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중앙로에서 경북도청으로 뛰어가는 2.28 학생 시위대(2023.2.28.특별기획전)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신기한 듯 신문 앞에 섰다. 손가락으로 신문 글자 하나 하나를 짚어가며 당시를 어떻게 적었는지 들여다봤다. 일부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번역을 눌러 기사를 해석하기도 했다. 

1960년 3월 15일 영국 런던에서 발행된 '더 타임즈' 9면에 '남한 야당은 최악의 선거결과를 염려한다'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찰스 하그로브(Charles Hargrove.1922~2014) 기자가 2.28민주운동 직후 취재를 위해 경북고를 직접 찾아 유권재 경북고 학생과 인터뷰를 하고 이 기사를 썼다.  
 
1960년 3월 15일 영국 '더 타임즈' 당시 신문이 특별전에 전시됐다.(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960년 3월 15일 영국 '더 타임즈' 당시 신문이 특별전에 전시됐다.(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파원이 전해온 정부의 협박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비난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미 저항의 중심지였으며 야당의 중심지인 이 도시는 내일 있을 선거를 차분하게 치를 것처럼 보인다...(중략)...그러나 어쩌면 겉으로만 평온해 보이는 거일지도 모른다. 강열한 열정, 격한 감정이 표면하에 흐르고 있다.' 

'자유당이 크나큰 패배를 경험한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이승만 박사가 약 38,000표만을 획득했지만, 진보당 후보는 100,000표나 획득했던 것이다...(중략)...심지어 고등학생들조차 항거했다.' 

'지난달에는 12,00여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것은 장면 박사가 연설을 하는 일요일에도 수업에 참석하라는 교사들 지시에 저항하는 행위였다. 학교 담장은 행동을 반복하지 말라는 경고문으로 완전히 도배되다시피 했다. 유사한 시위가 서울과 부산에서도 일어났는데, 이런 시위들은 청년세대가 정치적 부정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연준다...(중략)...학생들 중 한명은 특파원에게 대한민국은 장차 모범적인 민주국가가 될 것이라고 열정적으로 말했다.'

더 타임즈 신문을 포함한 여러 소중한 역사적 자료들이 이날 특별사진전에 전시됐다. 2.28운동 직후인 1960년 3월 3일 경북고 교장이 경북도지사에게 보낸 '2.28시위의 경위서'와 2.28운동 직후 미국 대사인 매카나기가 2.28 상황을 담아 '본국 국무부에 보낸 전문', '미8군의 일일정보보고서' 등이다.  

당시 사진들도 전시됐다. 1960년 2월 28일 시위 중 대구 도심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학생들, 중앙로에서 경북도청으로 진입하는 학생 시위대, '학원의자유를 달라'는 구호를 외치는 학생들, 2.28결의문을 낭독하는 학생들, 강제 연행돼 끌려가는 학생 모습 등 당시 사진 100여장이 전시장을 가득채웠다.
 
2.28민주운동 특별전을 찾아 사진을 둘러보는 시민(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28민주운동 특별전을 찾아 사진을 둘러보는 시민(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28민주운동 특별기회 사진전은 3월 5일까지 열린다.(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28민주운동 특별기회 사진전은 3월 5일까지 열린다.(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28 직후 주한 미대사가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전문.(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28 직후 주한 미대사가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전문.(2023.2.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에서 오는 3월 5일까지 특별기획 시잔진을 연다.  

이날 오전에는 보훈처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자유를 그리다'를 주제로 제63회 2.28민주운동 기념식'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정부 기념식으로 격상돼 보훈처가 주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한 총리는 2.28민주운동기념탑을 찾아 참배했다. 

한 총리는 기념식에서 "2월 28일의 대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대장정을 시작하는 역사의 현장"이라며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망과 독재정권의 불의에 항거한 고등학생 2,000여명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날의 고귀한 헌신을 생각하며 2.28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덧붙였다. 
 
   
▲ 2.28 기념식...강기정 시장, 홍준표 시장, 박영석 회장, 한덕수 총리(2023.2.28) / 사진.대구시
   
▲ 2.28 기념탑에서 악수를 하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2023.2.28) / 사진.대구시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1.3광주학생운동고 대구 2.28민주운동의 유사성을 짚으며 두 지역의 화합을 강조했다. 

강 시장은 "11.3은 반일 독립운동, 2.28은 반독재운동"이라며 "광주와 대구 청년 학생들이 나라의 자주 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늘 분연히 일어서왔다"고 했다. 또 "달빛동맹(대구시와 광주시 동맹)이라고 하면 지역의 경제적 이득이 서로 있어야 힘이 있는 동맹이 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대구와 광주가 연관되어 있는 공항 이전과 달빛고속철도 건설,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 시장은 이날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만났다. 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군공항 이전 특별법인 광주공항 특별법과 대구공항 특별법에 대한 2월 국회 통과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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