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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거꾸로 갈 수는 없다
[유영철 칼럼]
2022년 12월 31일 (토) 15:10:53 평화뉴스 유영철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며칠 전 관람한 뮤지컬 영화 ‘영웅’도 감동이었다. 시작하면서 전개된 러시아 자작나무 숲과 하얀 눈, 11명의 동지들이 스스로 손가락 한 마디씩을 끊으며 구국투쟁을 맹세하는 단지동맹 결성, 꽃같은 선혈은 새하얀 눈을 핏빛으로 물들이고 결의는 함성으로 하늘에 닿고 붉은 글씨의 ‘대한독립’ 태극기는 나무 사이에서 팽팽히 전율하고, 수많은 관객은 눈앞의 광경을 생생하게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최근 김훈의 소설 ‘하얼빈’에 이어 영화를 통해 안중근 의사를 또 만났다.

 동양평화를 위해, 대한독립을 위해, 일제 식민통치 응징을 위해, 안중근은 동양평화를 유린하고 대한민국을 침략하고 식민화한 민족의 원흉 이등박문의 심장을 직접 단 몇 발의 총알로 사살했다. ‘누가 죄인인가’, 극 중에서 법정 방청석에서 시내 곳곳 거리에서 ‘누가 죄인인가’ 합창하는 사람들, 과연 누가 죄인인지 목청껏 울었다.

 안중근을 사형시킨 일제는 그의 시신마저 두려워 시신을 숨겼다. 안중근은 ‘그날이 오면’ 대한민국에 묻어달라고 유언했지만 아직 무덤을 찾지 못했다. 아직 일본은 무엇이 두려운지 말하지 않고 있다. 아직 안중근의 무덤은 없다.
 
   
▲ 영화 <영웅>(윤제균 감독. 2022.12.21 개봉) 포스터

 1909년 10월 동양평화를 위해 거사한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은 비록 당장은 결실하지 못한 채 1910년 8월 한일병탄으로 식민통치로 얼어붙었다. 일제에서 해방이 되어도 이승만 정권 5.16쿠데타 12.12군부독재에 의해 가리어졌다. 하지만 내면으로 이어져왔다. 독재정권의 불의에 2.28, 4.19, 5.18, 6.10항쟁으로 맞서게 했다. 결국 독재를 추방하고 군부를 몰아내고 민주화운동 민주화 결실의 바탕이 됐다. 국민 직선에 의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게 됐다. 국민이 뽑은 윤 대통령이 조각한 현 정부도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역사를 이어받은 정부일 것이다. 그래서 자부심을 갖고 그 의지를 계승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이 바라는 바를 실현하는 데에 앞장서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를 가만히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누구라도 한번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 올라서서 용산을 내려다보면 그 속에 어떤 면면들이 움직이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어느 정권과도 연관성이 없는 권외자인 내가 볼 적에 그러하다. 선정을 베풀기를 바라지만 실제는 6개월여 지난 지금 성급하긴 해도 너무 못하는 것 같다. 왜 그런가. 요직에 검사 출신이 많다. 흘러간 물이 많다. 문제있는 인사도 많다. 그런데도 대통령 주위에 참사람이 없다. 의인이 현인이 없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심하게 말해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있는 이해할 수 없는 인사 3가지를 들면, 윤석열 정부의 진실화해위원장, 국가교육위원장, 행정안전부 초대 경찰국장이다. 가장 부적격한 자를 적격자로 중용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린 것이다. 왜 적합하지 않은지 그들의 행적을 찾아보면 그 자리에 한순간도 앉혀서는 안될 인물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차라리 내 판단이 잘못된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싶을 만큼 그들은 아니다.

 멀리서 보고 주위에 참사람이 의인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어떻게 속단하느냐고 할지 모르나, 이런 형국에 반기를 들며 의의를 제기하고 먹혀들지 않을 때에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는 말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총리, 부총리, 주요 장관, 감사원장, 검찰총장, 당대표, 비대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등 중에 왜 그런 사람이 없나. 그들을 보면서 무엇이 아쉬워서 쓴소리 하나 하지않나 의구심이 든다. 나라를 위해 제 한 목숨 바친 안중근 의사를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어느 한 사람도 이런 정국에 대해 고민하고 나라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충고하고 제언하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돈도 명예도 넘치는 분들이 왜 연연하는지 안중근 의사를 배출한 나라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뮤지컬 ‘영웅’ 공연에 이어 뮤지컬 영화 ‘영웅’이 이 때에 보란 듯 상영되는 것인가. 소설 ‘하얼빈’이 그래서 출간됐는가.  
 
   
▲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사진 출처. 대통령기록관) /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사진 출처. KBS)

 한편으로 요직에 검사들이 많이 기용되어 검사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인데 수많은 검사 중에서도 윤 대통령의 정치에 브레이크를 거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이상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당연히 죄가 있으면 시원하게 죄상을 밝히고 구속시키면 될 것인데 증거확보가 안돼 그런지 왜 그리 오래 수사하는지도 답답하다. 또 이재명 당대표 말대로 대통령 가족에 대해서는 왜 꿈쩍도 하지 않는지 그 이유조차 밝히지 않는지 그 점도 답답하다. 검찰의 수사기준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검사들은 되새길 점이다. 검사 출신이 대통령이 되어서 좋기는 하나 더욱 검사의 명예를 생각하여 욕먹지 않기 위해 조심 배려 솔선 등 남다른 긴장된 면모를 보여주면 좋지 않겠는가.     

 윤석열 정부의 ‘윤핵관’이라는 사람들도 문제 투성이다. 명칭도 중요한 데 어째서 그런 이름으로 통용되는지, 정체성이 있는지, 모호한 점도 많다. 무엇보다 ‘핵심’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훌륭하게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몸을 던져야 하지 않나 싶은데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무능, 보신, 어리석은 정부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윤핵관의 직무유기일 수 있다. 아니면 대통령이 윤핵관부터 짜르는 게 더 나은 길인지도 모른다. 당과 정부에서 인정도 못받고 있지만 그래도 4선의 유승민 정도 이외에 쓴 말을 하는 이가 따로 있는가.  

 우리나라를 이렇게까지 국내외적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한 공직자들이 각 부처에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탁월한 능력과 세심한 배려 봉사정신을 갖춘 분들이 의외로 많을 것이다. 지금 어찌보면 자신이 맡은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전국적으로 공무원들이 얼마나 대민봉사에 앞장서고 있는지 민원부서를 방문해 본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앞으로 기대 이상의 정치력을 발휘하여 의외의 큰성과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열려있는 자세로 남의 말을 들어가며 국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가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도모하지 않는 한, 4년 몇 개월 뒤에는 물러난다. 임기 5년 뒤를 생각하며 국정을 수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역사를 거꾸로 돌렸다는 치욕적인 말을 들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 아닌가. 이등박문을 저격한 안중근 의사도 용납하지 않을 일이 아닌가. 만약 역사가 거꾸로 간다면 다시 전두환 정권이, 박정희 정권이, 이승만 정권으로 회귀한다면 다시 2.28, 4.19 학생운동, 5.18, 6.10민주항쟁을 해야한다는 말이 아닌가. 역사는 거꾸로 갈 수는 없다.

 1960년 4.19에 참여하고 1980년 민주화에 참여하여 해직된 진보성향 변형윤 경제학자가 지난 12월 25일 별세했다. 명복을 빈다.  

 
   
 






[유영철 칼럼 31]
유영철(兪英哲) / 언론인. 전 영남일보 편집국장. 언론정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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