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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중단...홍준표, 공약 철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3.05.1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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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1년 전 7대 중점과제 / 300억 케이블카 "경제활성"
홍 시장 '청년의꿈'에 "스님들 반대해서 안하기로" 입장
은해사 "불교성지·환경훼손" 반발, 국립공원 승격도 앞둬
시 "반대하는데 강행 안해" / 환경단체 "개발 말고 보존"


홍준표 대구시장이 팔공산 갓바위에 케이블카를 설치 사업을 중단했다.  

대구시에 16일 확인한 결과, 홍 시장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을 중단시켰다.  

홍 시장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 지난 2일 한 회원이 '팔공산이 국립공원이 되면 팔공산 케이블카 설치나 터널 뚫는 정책이 어려워지지 않나요?'라는 질문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케이블카는 은해사 스님들이 반대해서 안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 대구 팔공산 갓바위 전경 / 사진.대구시
   
▲ '팔공산 케이블카' 질문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답글(2023.5.2) / 사진.<청년의 꿈> 화면 캡쳐

대구시 이선애 문화체육관광국 관광과장은 "은해사 뿐 아니라 불교계, 조계종에서 반대하는데 굳이 강행할 필요 없다"며 "일단 불교계가 계속 반대하는 한은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 강행 추진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갓바위 케이블카 사업 재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일단은 중단한 것이고, 그건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전면 백지화는 아니다"고 16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갓바위 케이블카는 홍 시장 공약 중 하나다. 대구시장직인수위원회는 지난해 6월 28일 기자회견에서 '민선 8기 홍준표의 파워풀 대구, 미래 50년, 50대 과제'를 발표했다. 7개 중점 추진 과제 중 '글로벌 관광 인프라 구축'에 '팔공산 낙타봉 및 갓바위, 비슬산 3대 케이블카 추진' 사업이 포함됐다. 

대표 명소 팔공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관광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다. 홍 시장 임기 말인 오는 2027년까지 예산 300억원을 들여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에서 관봉 서편 1.25km 1대,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에서 낙타봉 1대 등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내용이다.
 
팔공산 갓바위에서 기도를 드리는 불교 신도들 / 사진.대구시
팔공산 갓바위에서 기도를 드리는 불교 신도들 / 사진.대구시

당초 계획은 올해부터 갓바위와 낙타봉 케이블카 건설을 위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타당성 용역조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특수 목적 법인 설립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불교계가 반발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전국 교구본사 회주스님들은 지난해 12월 12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제18대 조계종 중앙종회는 '팔공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예정지 대부분 사찰이 소유한 땅으로 "불교 성지·환경 훼손"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은해사(銀海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로 팔공산 동편에 있다. 말사 39개소, 포교당 5개소, 부속암자 8개소를 관장하는 지역 대표 사찰이다. 은해사 내에는 보물 제1270호인 은해사 괘불 탱화와 대웅전 아미타 삼존불, 후불탱화, 괘불, 신장탱화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대웅전과 보화루, 불광의 삼대 편액 등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모두 문화재에 해당한다. 

여기에 팔공산은 내달 5일 국립공원 승격 심사도 앞두고 있다. 1980년 도립공원 지정 이후 국립공원 승격 요구는 매년 있었다. 올해는 유력한 상태다.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국내 23번째다.

환경단체는 케이블카 설치 사업 중단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팔공산은 국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했어야 할 산"이라며 "국립공원 지정이 미뤄지니 구름다리, 케이블카 등 개발 공약이 난무했다"고 지적했다. 
 
팔공산 정상까지 가는 케이블카 모습 / 사진.대구시
팔공산 정상까지 가는 케이블카 모습 / 사진.대구시

또 "이번을 계기로 다시 케이블카 개발 논란이 팔공산에서 재연되어선 안된다"며 "대구시는 수려한 환경을 가진 팔공산이 명산으로 길이 남도록 생태보존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시장이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재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갓바위는 불교 신도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 암자기 때문에 불교를 무시하고 케이블카 사업을 재추진하는 거은 어렵다고 본다"며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와는 달리 문화재와 종교 힘으로 설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권영진 시장도 재임 시절 180억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사업을 추진했다가 5년 만에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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