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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전태일 기념관' 4년 만에 첫 삽...올해 54주기 그 날, 남산동에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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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전부터 남산동 옛집 철거 내주 착공
11월 13일 완공 목표...기념식·완공식
기록물·청소년 노동교육·문화예술 공연장
2차 시민모금, 목표 3억 중 1억8천 모여
송필경 "약자에 대한 연민·사랑 정신 기념"

◆ 대구 중구 남산동2178-1. 고(故) 전태일 열사의 옛집이다. 

입구에는 고인의 얼굴 그림과 함께 '이곳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낸 곳입니다' 간판이 붙었다. 3일 현재 옛집 터는 공사 현장으로 변했다. 

'대구 전태일 기념관' 건립을 위한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옛집 기둥으로 쓰인 나무가 썩어 기울어진 부분을 새것으로 교체해 균형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15일부터 옛집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낸 곳"...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2024.5.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낸 곳"...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2024.5.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4년 만에 '대구 전태일 기념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노동자 권리를 외치고 산화한 전태일 열사. 고인이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표현한 고향 대구 남산동 옛집. 그를 기억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가 모금운동을 통해 옛집을 사들인 지 4년 만에 공사에 들어갔다.

'(사)전태일의 친구들'에 3일 확인한 결과,  지난 4월부터 대구 전태일 기념관 건립을 위한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철거가 끝나는 오는 11일부터 본격 건립 공사를 한다. 

'대구 전태일 기념관'은 주인집과 전 열사를 포함해 6명 가족이 살았던 셋방 터를 포함한다. 이곳을 ▲전태일 열사의 기록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또 이 공간을 ▲청소년 노동 교육 공간 ▲지역 문화예술 공연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완공 목표는 오는 11월 13일,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54주기 그날이다. 

철거공사 중인 전태일 열사 옛집(2024.5.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철거공사 중인 전태일 열사 옛집(2024.5.3) / 사진.평화뉴스 정준민 기자

◆ 첫 삽을 뜨는 것은 지난 2020년 옛집을 매입한 이후 4년 만이다.  코로나19와 대구시의 예산 지원·운영 권한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공사가 미뤄졌다. 그리고 다시 시민들의 마음이 모여 공사를 시작했다. 

건축비 마련을 위해 '(사)전태일의 친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제2차 시민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목표 금액은 3억원이다. 모금운동은 오는 11월까지 진행한다. 지금까지 시민 7백여명이 모금에 동참해 1억9,000여만원이 모였다. 

◆ 송필경(68) (사)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은 "최대한 원형을 보존해 전태일 기념관을 지으려 한다"면서 "약자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보여준 전태일의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원(57) 상임이사는 "전태일 열사 54주기에 기념관을 완공해 기념식과 함께 완공식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모금액이 목표치의 50% 이상 모였기 때문에 공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공간이 지역사회의 공공장소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옛집을 둘러싼 담 등을 제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태일 열사의 대구 남산동 고향집 마당 기둥에 50주기 하루 전 날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위한 '전태일 문패걸이' 행사가 열렸다. 전태일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참석자들이 걸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태일 열사의 대구 남산동 고향집 마당 기둥에 50주기 하루 전 날 '전태일기념관' 건립을 위한 '전태일 문패걸이' 행사가 열렸다. 전태일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참석자들이 걸고 있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서 열린 기념식에 시민 60여명이 모였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전태일 열사의 옛집에서 열린 기념식에 시민 60여명이 모였다(2020.11.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사)전태일의 친구들은 전태일 열사가 살아온 생애와 노동존중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고향 대구에 전태일 기념관 건립 시민모금을 펼쳤다. 2020년 11월 3,200여명의 시민이 5억 5,000여만원을 후원했다. 이 돈으로 옛집을 매입해 2022년 봄부터 전 열사가 살던 판잣집 터를 발굴했다. (사)전태일의 친구들은 옛집을 원형과 가까이 복원해 전태일 기념관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사)전태일의 친구들은 전태일 기념관 건축비 마련을 위해 오는 31일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몬스터즈크래프트비어(대구 중구 종로1가 71-1)에서 '전태일 옛집 살리기 후원의 날'을 연다. 후원계좌는 대구은행 504-10-351220-9(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며, 문의는 010-3240-0106(김채원 상임이사)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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