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저항했지만 소용 없었다.
대구시는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대구컨벤션뷰로 해산안을 통과시켰다.
문 밖에 밀려난 대구컨벤션뷰로 직원들은 온 몸으로 항의했다.
대구시 공무원들은 이들의 출입을 완력으로 막아섰다. 문은 1cm도 열 수 없었다.
일부 직원들은 "00 팀장님, 00 주임님. 저 아시잖아요. 우리 생계가 걸린 일이에요. 우리는 일자리를 잃어요.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 "홍준표 시장님 너무 하십니다"라며 항의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대구지역 국제회의를 담당해 온 대구컨벤션뷰로가 21년 만에 해산됐다.
사단법인 대구컨벤션뷰로(이사장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는 9일 오후 엑스코 211호 회의실에서 제47회 임시총회를 열고 '대구컨벤션로 해산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회원사 49곳 중 37곳이 찬성, 10곳이 반대, 2곳이 기권표를 던졌다.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해산안을 통과시켰다. 정장수 경제부시장, 안중곤 경제국장, 표철수 엑스코 대표이사, 이한수 대구광역시관광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배영철 대구컨벤션뷰로 대표이사 등이 남은 '직원들 고용승계' 문제와 '조례 개정 전 해산' 등 "절차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대구시 국제통상과 관계자들은 "이 자리는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항의를 묵살하고 표결을 강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육정미(비례대표) 대구시의원도 이날 총회를 막기 위해 회의장을 찾았지만, 육 의원 역시 회의장 출입이 금지됐다. 육 의원과 직원들은 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서로 밀치는 과정에서 땅바닥에 넘어지고 고성이 오갔다.
육 의원은 "홍 시장의 또 다른 독선 행정"이라며 "조례 개정도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총회를 열어 해산시키는 것은 명백히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단법인을 해산시키는데 왜 공무원들이 막아서고 있냐"며 "모두 잘못된 명령을 따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총회 회의장 안에서 자료 사진을 찍는 기자를 대구시 국제통과 공무원이 밀쳐 카메라가 파손되고 기자가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항의하는 직원들을 피해 정장수 경제부시장은 회의장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뒷문에 있던 직원들은 "어떻게 이러실 수 있냐",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습니까", "우리는 21년간 일했는데 생계가 걸린 일"이라며 항의했지만, 정 부시장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대표이사를 제외한 직원 11명은 조직 해산으로 사실상 해고된다. 대구시는 국제회의 전담업무를 대구컨벤션뷰로에서 엑스코 신설 부서로 이관한다. 직원은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향후 '대구광역시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 개정 절차를 밟는다.
'대구컨벤션뷰로' 전 직원은 이날 총회에 앞서 한국패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컨벤션뷰로는 사단법인으로 만들어졌지만, 지방제정법에 근거한 공공기관"이라며 "대구시 조례에 근거에 정해진 기관으로서 조례 개정 전 일방적으로 조직을 해산시키고, 고용승계를 하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탄했다.
배영철 대구컨벤션뷰로 대표이사는 "대구시는 대구컨벤션뷰로를 향해 공공기관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고 말하더니, 한편으로는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해산을 왜 대구시가 주관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굳이 해산을 시킬 필요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행정을 펼치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고용승계와 절차 등에 대한 법적 대응은 대구컨벤션뷰로 직원들이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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