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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110억 '신천 프러포즈존' 논란 ..."혈세낭비, 그 돈으로 출산·양육 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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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 수상 공간에 대구시가 110억원 예산을 들여 '프러포즈존'을 건설하기로 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에 25일 확인한 결과, 대구도시철도 3호선 사장교와 연계된 대봉교 인근 신천에 청혼 반지 모양을 딴 원형 구조의 직경 45m 데크로 된 '신천 수상 프러포즈' 공간을 조성한다. 전체 예산은 110억원으로 설계비 5억원, 공사비 105억원이다.  

대봉교 옆 신천에 프러포즈 공간을 만들어 연인과 가족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약속하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게 사업 목적이다. 공간 디자인은 연인들의 약속의 상징인 반지를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프러포즈 라운지, 이벤트 부스, 다목적 광장 등 다양한 공간을 배치해 프로포즈는 물론 가족 나들이에 필요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전국적인 프러포즈 명소로 만든다는 게 대구시의 계획이다. 

대구시가 대봉교 인근 신천 수상에 추진 중인 '프로포즈존' 예산 110억원이 투입된다. / 조감도.대구시
대구시가 대봉교 인근 신천 수상에 추진 중인 '프로포즈존' 예산 110억원이 투입된다. / 조감도.대구시

특히 프러포즈 라운지는 프로포즈 전용 공간으로 복층 구조로 돼 있다. 상부 공간에 바닥조명 등을 깔아 러브로드, 프러포즈룸, 프라미스존 등을 구성한다. 이벤트 부스는 복층 구조의 하부 공간으로 카페와 스낵라운지, 아이템부스 등을 설친한다. 다목적 광장에서는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영상을 상영한다. 버스킹 공연과 신청자들의 프러포즈 이벤트, 스몰웨딩을 할 수 있는 멀티존과 포토존, 키즈카페와 유사한 플레이존 등을 배치한다. 

신천와 도로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신천둔치 좌·우안과 대봉교 보행로에서 4개의 진출입로를 설치한다. 프러포즈 이벤트 신청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20여대의 이벤트 전용 주차공간도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대구시는 세부 디자인을 확정해 2024년, 올해 설계를 마무리하고 오는 2026년 초 준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안했다고 대구시는 밝혔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로 잘 알려진 프랑스 파리 센강의 다리 퐁네프에서 영감을 얻어 프러포즈 명소를 조성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프러포즈 하기에 부적절한 장소일 뿐 아니라, 프러포즈 할 곳이 없어서 청년들이 결혼을 안하는 게 아니지 않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업 취지와 달리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야당은 "전시행정에 혈세를 낭비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프러포즈하는 남녀의 모습 /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무료 이미지
프러포즈하는 남녀의 모습 / 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무료 이미지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강민구)은 "전국에 많은 프로포즈존이 설치되어 있지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찾는 연인들이 없어 도심 흉물로 변질되고 있다"며 "서울 청계천 프로포즈존이 대표적"이라고 지난 21일 논평에서 비판했다.

또 "홍 시장은 임기 내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각종 예산을 삭감하더니 개인 취향대로 갑자기 도시 정책을 바꾸고 예산을 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청년들이 프로포즈존이 없어서 결혼을 안하나? 정말 결혼을 장려하고 싶고, 저출생을 걱정한다면 110억원 예산으로 출산지원금, 양육비와 전세자금 지원 등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시장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도 홍 시장 지지자인 한 네티즌이 지난 21일 비판적인 글을 올렸다. "프러포즈 성지 마케팅 포인트가 너무 별로다. 신천 프러포즈라고 포인트를 두니 조롱이 많다. 한국 문화 특성상 사람들이 둘러싸인 곳에서 프러포즈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부담 가지지 않고 놀러 올 수 있는 연애 코스로 자리 잡는 게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홍 시장은 발끈했다. 댓글을 통해 "생각이 짧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홍 시장은 "신천 숲공원 조성의 일환으로 선남선녀들의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 것"이라고 이 사업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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