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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언론사 '광고비' 4년간 324억...어떤 언론에 얼마나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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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5 1회 이상 매체 159곳
신공항·파워풀 홍준표 관심사 집중
매일 51억·영남 39억·TBC 27억
대구MBC '취재거부 사태' 후 0원   
극동방송·신동아 1회성 광고에 1억  
경실련 "편중·남발, 언론 통제 수단" 
홈페이지 공개·조례 등 "공공 통제" 
대구시 "영향력+효과 고려해 집행"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 반월당역 지하상가 전광판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광고(2025.9.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 반월당역 지하상가 전광판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광고(2025.9.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45년 대구경북특별시가 되면 일자리는 773만개로 늘어납니다. 

여기는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도시, 파워풀 대구시입니다.

안동댐의 청정한 물이 대구시민 식수가 됩니다. 아~물맛 한 번 좋다.

길을 지나다 대형 옥외 광고판에서, TV와 유튜브에서 영상 광고로, 신문과 잡지에서 종이 광고로, 한번씩 접해봤을 문구들이다. 모두 대구시가 시민들의 혈세를 들여 제작한 지자체 광고다. 

기업들뿐만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들도 자신들이 홍보하고 싶은 정책, 사업, 시책에 대해 광고를 한다. 건마다 적게는 수백만원 최대 수억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매년 수백억이 사용되고 있다.   

대구시가 지난 4년 동안 언론 홍보비로 지급한 비용은 무려 324억에 이른다. 

한번이라도 광고비를 받은 언론사는 159곳이나 된다. 어떤 사업을, 어떤 매체에, 얼마나 지급했을까.   

대구경실련은 지난 16일 '민선 8기 대구광역시 언론사 홍보비 집행내역'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오마이뉴스'가 대구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대구시가 2022년 1월 1일부터 2025년 7월 28일까지 언론사에 지출한 홍보비 집행목적, 광고시작·종료, 매체유형, 매체명, 금액 등이 포함됐다. 

"아~물맛 한 번 좋다" 홍준표 전 시장의 대표적인 정책인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유튜브 광고
"아~물맛 한 번 좋다" 홍준표 전 시장의 대표적인 정책인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한 대구시의 유튜브 광고

◆ '혈세 324억' 1회 이상 광고 매체 159곳...신공항·파워풀대구·맑은물 '홍준표 관심사' 집중  


해당 기간 동안 대구시가 지출한 광고비는 324억여원이다. 뉴미디어인 유튜브와 네이버, 카카오에 지출한 비용은 1,795만2,000원이다. 정부와 다른 지자체들이 뉴미디어 광고 비중을 늘리는 반면, 대구시는 여전히 TV, 종이신문, 인터넷신문 등 기성 매체에 많은 광고비를 지급했다. 지역 배달앱 '대구로' 광고도 일간 신문 위주로 집행했다. 특히 해당 사업 광고의 경우 1회성에 3,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고액이었다.  

가장 많은 건수의 광고를 한 사안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다. 신공항 관련 언론사 광고 건수는 2022년년 71건에서 2023년 108건, 2024년 92건, 2025년 124건으로 3년 만에 74%나 폭증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교체했던 ▲대구시 시정 슬로건 홍보('컬러풀대구'→'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대구') ▲대구취수원을 낙동강에서 안동댐으로 이전하는 홍 전 시장의 프로젝트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 ▲대구지역 배달·택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대구로' 앱 관련 광고 건수도 많았다. 주로 홍 전 시장의 공약 사항이나, 홍 전 시장 관심 사안에 많은 광고비가 집중됐다.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 대구시 산격청사 / 사진.대구시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 대구시 산격청사 / 사진.대구시
대구시는 지난 4년간 모두 324억원의 홍보비를 159곳의 언론사에 지출했다. / 사진.무료 이미지 사이트 셔터스톡
대구시는 지난 4년간 모두 324억원의 홍보비를 159곳의 언론사에 지출했다. / 사진.무료 이미지 사이트 셔터스톡

◆ 홍보비 상위권 언론사는?...매일신문 51억 최다, 영남일보 39억, TBC 27억, KBS대구 21억


그렇다면 대구시로부터 4년간 가장 많이 광고비를 받은 상위 10개 매체는 어디이고, 얼마를 받았을까?

2022년 기준 광고비를 가장 많이 받은 매체는 대구에 본사를 둔 지역 종합일간지 '매일신문사'다. 해당 년도에 매일신문이 대구시에게 받은 광고비는 18억6,500여만원으로, 전체 광고비 대비 16.1%에 달한다. 2위는 역시 대구에 본사를 둔 지역 종합일간지 '영남일보사'다. 14억4,700여만원(12.5%)의 광고비를 받았다. 양대 일간지가 받은 광고비를 합치면 30%에 달한다. 대구시 광고비 3분의 1을 양분하는 셈이다.  

3위는 KBS 대구10억4,300여만원(9.0), 4위는 대구MBC 9억300여만원(7.8%), 5위는 TBC 8억8,800여만원(7.7%)원이다. 지상파 방송3사가 종이신문에 이어 나란히 높은 순위에 올랐다. 

대구일보 3억4,400여만원(3.0%), 대구신문 3억700여만원(2.7%), 경북일보 2억7,200여만원(2.4%), 동아일보 2억4,500여만원(2.1%), 경북매일신문 2억4,500여만원(2.1%) 순이다. 전국 종합일간지인 동아일보를 제외하면 나머지 4개 신문사 모두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지역 신문사들이다.  

2022년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2년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3년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3년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3년도에는 매일신문 13억5,000여만원(16.0%), 영남일보 12억여원(14.2%)으로 두 신문사 광고비 비중이 소폭 증가했다. 방송사는 TBC 7억5,600여만원(8.9%), KBS대구 4억6,400만여만원(5.5%), CBS 본사 2억9,700여만원(3.5%), 대구MBC 2억8,800여만원(3.4%) 순이다. CBS 본사 광고비가 폭증했고, 대구MBC 광고비는 급락했다. KBS대구 광고 비중도 전년 대비 4% 가량 떨어졌다. 

대구MBC 광고비 하락과 관련해, 대구경실련은 "대구시가 2023년 5월부터 대구MBC에 대한 취재거부를 하면서 광고도 중단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구MBC는 같은 년도 4월 'TK신공항 비판성' 보도를 내보냈다. 홍 전 시장과 대구시는 "편파적 왜곡보도"라며 반발했다. 이후 대구MBC에 대한 취재거부를 결정했다. 대구MBC는 "언론 재갈 물리기"라며 맞섰다. 양측은 소송전까지 벌였고, 최종 대구MBC가 승소했다.


◆ 대구MBC '취재거부 사태' 후 9억→2억→0원...대구일보, 동아일보, 한국경제, 한국일보 ↑   


2024년도 매체별 광고비 비중을 보면 매일신문이 16.6%(14억9,500여만원)로 늘어난 반면, 영남일보는 11.2%(10억1,400여만원)로 줄었다. 이어 TBC 9.8%(8억8,100여만원), KBS대구 5.7%(5억1,000여만원) 순이다. 대구MBC는 취재거부 사태 이후 광고비가 전액 삭감돼 0원이 됐다. 대신 대구일보(3억5,900여만원 4.8%)와 대구신문(3억5,900여만원, 4%), 경북일보(3억700여만원, 3.4%), 경북매일신문(2억7,600여만원, 3.1%), YTN(2억4,000여만원, 2.7%), 동아일보(2억3,800여만원, 2.6%)의 광고비 비중이 증가했다.   

2025년 올해는 7월 28일까지 매일신문에 4억5,400여만원(13.4%), 영남일보에 3억3,500여만원(9.8%)의 광고비를 지급했다. TBC 2억3,500여만원(6.9%), 대구일보 1억5,300여만원(4.5%), KBS대구 1억4,300여만원(4.2%) 순이다. 이어 동아일보와 한국경제가 각각 3.4%(1억1,500여만원), 경북일보 3.3%(1억1,300여만원), 한국일보 3.2%(1억900여만원), 대구신문 3%(1억여원) 순으로 집계됐다. 

2024년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4년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5년(1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2025년(1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상위 10개 언론사와 금액, 비중 / 자료.대구경실련

대구MBC는 취재거부 사태 이후 2년째 광고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KBS대구의 경우 매년 광고비가 줄어, 지역 일간지인 대구일보보다 후순위로 밀렸다. 3년 전과 비교해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또 지역 일간지들에게 광고비가 집중된 과거와 달리, 올해 상위권에는 전국 일간지들이 이름을 올렸다.  

4년을 종합하면, 광고비 최다 탑3는 1위 매일신문(51억6,400여만원), 2위 영남일보(39억9,600여만원), 3위 TBC(27억6,000여만원)다. KBS대구 21억6,000여만원을 받아 네번째로 많은 광고비를 받았다. 


◆ 극동방송·신동아, 1회성 광고에 무려 1억..."상식적 기준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지적도


1회성 광고 이후 1억원이라는 막대한 광고비를 받은 사례도 있다. 대구시 광고를 받은 상위권 탑텐(TOP 10) 언론사들도 통상적으로 여러 건의 광고를 합쳐 1~2억원이 되는데, 기존 사례와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그런 방식으로 대구시로부터 광고비를 지급받은 언론사는 2곳이다. 

대구시는 지난 2023년 미국의 개신교(기독교)에 본부를 둔 보수 성향의 '극동방송(FEBC)' 서울 본사에 광고비 1억원을 지출했다. 공고비 집행 내역서를 보면, 1회성 '대구시민의 날 홍보'에 6,000만원, 1회성 '대구 시정소식과 파워풀대구 프로그램 제작과 홍보'에 4,000만원 등 모두 1억원을 지급했다. 

종합일간신문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월간지 '신동아'에도 2025년 올해 광고비로 1억원을 지출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맑은물 하이웨이' 홍보가 광고비 지급 이유다. 단건의 광고로 1억원을 받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경실련은 "상식적 기준으로 이해하기 힘든 광고비 지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 인구 500만명, 메가시티로"...반월당역사에 나오는 대구경북행정통합 대구시 광고(2025.9.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경북 인구 500만명, 메가시티로"...반월당역사에 나오는 대구경북행정통합 대구시 광고(2025.9.1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특정 언론사 편중·남발·비판 언론 통제 수단...홈페이지 공개, 조례 등 공공통제 필요"  


대구경실련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성 매체 가운데 특정 매체에 홍보비 편중 ▲필요성 적은 사업에 언론사 광고 남발 ▲광고를 이용한 비판 언론 통제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대구시가 홍보비를 이용해 비판 언론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언론 통제, 탄압을 하고 있다"면서 "비판 언론에 대한 광고 중단과 광고 중단 협박, 출입 기자 교체 요구 등의 사례를 보았을 때, 홍보비를 이용한 통제는 지역사회에 심각한 폐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회 이상 광고한 언론사 159곳 중 상당수는 생소한 곳"이라며 "홍보비 지출 원칙과 기준이 없거나, 있어도 지키지 않거나, 일관성이 결여돼 구태여하지 않아도 될 언론 광고를 남발한다"고 분석했다. 

해법으로 홍보비 사용에 대한 '공공 통제'를 강조했다. 대구경실련은 "광고, 홍보비 등 대구시의 언론 관련 예산 집행에 관한 원칙과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언론사별·사안별 예산 집행 내역을 온라인에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공공적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언론 관련 예산 운용 조례'를 제정한 다른 지자체들을 참고해 광고비 예산 운영의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공보관실은 "매체 영향력, 홍보 효과를 고려해 공정하게 홍보비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2022년~2025년 7월까지 대구시 홍보비 집행 내역. 1회 이상 홍보비를 지출한 언론사 159곳 매체명과 금액 / 자료.대구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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