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약속의 땅이다. 그 땅을 활용할 수 있는 통일의 안목을 가져야 한다. 시야를 넓게 가져라"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3일 저녁 경북대에서 열린 < 10.4선언 2주년 기념 평화통일 기획강좌>에서 이같이 말하며 "남북 경제공동체"와 "통일의 구심력"을 강조했다.했다. 이 강연은 < 6.15선언실천 대구경북본부>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경북대 총학생회>가 함께 마련했으며 시민사회단체와 대학생 70여명이 강연을 들었다.
정세현 전 장관은 < 10.4선언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그냥 비판할 것이 아니라,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통일의 근본 목적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대북 퍼주기' 주장과 '그랜드 바겐'을 비판했다.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
그는, "통일 되면 북한 주민 2,300만명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정말 단견"이라며 "통일돼 남북 국내시장 규모가 7천만명이상 되면 우리 시장 잠재력을 엄청나게 키워준다"고 말했다. 특히, "북측의 값싼 노동력과 부지를 활용하면 남북 모두 경쟁력과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통일되면 우리 경제가 10-12%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학계의 연구 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또, "통일 이전에 남북연합만 되더라도 성장은 나타날 것이고, 통일비용은 충분히 남고 일자리는 당연히 늘어난다"면서 "더 잘 살기 위해서, 더 많은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통일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예로 들어 "북측의 저임금.저지대를 활용해 북한 경제를 활성화시켜주면 그에 따라 환수되는 효과는 지출보다 훨씬 크다"면서 "개성공단은 충분히 매력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퍼주기 아니다. 값싼 북측 노동력 활용해 우리 기업이 덕보는 거다.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 경제공동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그는 "대북지원과 교류 끊긴 사이에 북한 경제는 중국 쪽으로 붙고 있으며, 지금 북한 일용품의 90%는 중국산"이라면서 "남북 경제공동체가 돼야 하는데, 북중 경제공동체 될 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통일의 구심력은 고사하고 북한 경제가 중국 경제에 더 의존하게 되면 통일의 원심력으로 작용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5년가면 통일이 정말 어렵게 된다. 남북이 정말 남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통일의 의미와 지금의 위기를 설명한 뒤 대학생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친구들에게 말하라. 나라 일도 해보고 세계 무대로 활동하고 싶으면 시야를 넓게 가져라. 북한은 약속의 땅이다. 그 땅을 활용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개성공단과 남북경협은 우리 좋자고 하는 일이다. 구멍가게 수준으로 생각하지 마라"
"국제적 원심력 줄이고 통일의 구심력 키워야"
정 전 장관은 10.4선언의 의미도 되새기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통일’을 위해 “통일의 원심력을 줄이고 구심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미국.중국.일본.러시아 4국의 국가 이익 때문에 '원심력'이 작용하고 있으며, 원심력이 구심력보다 커지면 분단 굳어진다"면서 "6.15, 10.4선언에 합의한 '우리 민족끼리' 사이 좋게 지내면 통일의 구심력이 점점 커지게 되고 그 구심력으로 통일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북지원과 교류 끊긴 사이에 북한 경제는 중국 쪽으로 붙고 있으며, 지금 북한 일용품의 90%는 중국산"이라면서 "남북 경제공동체가 돼야 하는데, 북중 경제공동체 될 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지적하고, "통일의 구심력은 고사하고 북한 경제가 중국 경제에 더 의존하게 되면 통일의 원심력으로 작용하게 되고, 이렇게 5년가면 통일이 정말 어렵게 된다. 남북이 정말 남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MB, 통일의 구심력을 죽이고 원심력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통일의 구심력을 죽이고 원심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6.15, 10.4선언을 무시하고 있다. 정부는 부인한 적 없다고 하지만 존중하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밝힌 '그랜드 바겐'에 대해서도 "포장은 좋으나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
"그랜드 바겐...비현실적, 한.미 감정의 문제"
그는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로드맵이 핵을 키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한방에 끝내버리자'며 그랜드 바겐을 말했지만, 북측이 당장 핵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북측이 받을 수 없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 "핵문제는 북한만의 책임이 아니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을 믿지 못할 근거가 많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핵을 먼저 포기하느냐. 포장은 좋으나 비현실적이며 그것이 그랜드바겐의 약점"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통령이 그랜드 바겐을 말했을 때 미국 국무성 대변인과 동아태 차관보 모두 '모른다'고 말한데 대해 "그들이 정말 모르겠나?"라고 되묻고, "사전에 실무자들간에 전혀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그랜드 바겐이) 한미간 외교적 감정의 문제가 돼버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누워 침뱉기"
정 전 장관은 '대북 퍼주기'와 '지원물품 전용'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10.4선언 이행하는데 14조3천억원이 들었다고 하는데, 그 돈은 1년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5-10년동안 들어가는 돈이며 1년에 2조8천억원쯤 된다"고 설명한 뒤 "우리나라 1년 음식물 쓰레기만 20조원이고, 음식 쓰레기 처리비용만 8천억원"이라면서 "이게 아깝다면 말이 안된다. 8천억원이면 비료 대북지원하는 것의 2배"라고 말했다.
또, 북측에 지원하는 물품을 관리들이 빼돌리거나 군사용으로 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누워 침뱉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70년대 미제 군화와 군복이 어떻게 서울 동대문시장에 돌아다니겠는가. 관리들이 빼돌렸기 때문"이라며 "북측도 그렇다. 대북지원이 전용됐다고 비판하는 건 누워 침뱉기다"라고 말했다.
"쌀독에 인심 난다"
또, 김일성 전 주석이 자주 쓰던 "쌀독에 인심 난다"는 말을 인용하며 "형편이 어려울 때 민심이 가게 돼 있다. 쌀과 비료가 북쪽으로 가면서 북측 민심이 급격히 남쪽으로 넘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 군인들이 남측에서 준 밥과 컵라면을 먹으면서, '힘내서 남조선 해방시키자', '남조선 공격하러 가자'고 하겠느냐"며 "남측이 도와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민심이 남측으로 내려왔고, 이게 통일의 구심력"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끝으로, "나는 가끔 북한 가는 비행기를 타며 '타임머신'이라고 생각한다. 북측은 우리 50-60년대 모습이 그대로 있는 것도 많다. 우리 시각으로 북한을 보지 말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강연은 < 10.4선언 2주년 기념 평화통일 기획강좌>의 첫번째로 강연으로, < 6.15선언실천 대구경북본부>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경북대 총학생회>가 함께 마련했다. 다음 강좌는 15일 박경순(새세상연구소 부소장), 20일 김진환(현대사연구소 상임연구원)씨 강연으로 이어진다. 저녁 7시 경북대 4합동강의동 1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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