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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지방선거, 대구 '연대'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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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단체 '풀뿌리연대', 진보진영 '연석회의', 야5당.시민사회 '정책연대'


2010년 6.2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지역 '연대'판이 복잡하다.
크게 보면 정당.시민사회단체의 '반 한나라당' 연대지만, 그 속을 보면 시민단체 따로, 진보 따로, 야당.시민사회 따로 형국이다. 연대.연석 형태만 3가지나 된다. "결국 하나의 연대로 갈 것" 혹은 "하나로 가야"라는 뭉치는 쪽의 전망과 당위가 있는가 하면, "하나로 가기는 힘들지 않겠나"라는 부정적 말들도 있다. 물론 "따로 또 같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는 늘 회자되고 있다.

대구의 연대판, 시간을 거슬러 짚어보면 이렇다.

'풀뿌리대구연대' 창립 주비위원회 결성회의(2009.1.5 대구참여연대) /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동렬 운영위원장(앞줄 왼쪽)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옆은 오완호 상임대표 / 사진.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풀뿌리대구연대' 창립 주비위원회 결성회의(2009.1.5 대구참여연대) /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김동렬 운영위원장(앞줄 왼쪽)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옆은 오완호 상임대표 / 사진.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가장 빠른 연대는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된 '풀뿌리대구연대'다.
2010년 1월 5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오완호 상임대표를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 임원 13명은 이날 오전 대구참여연대에서 (가칭)'풀뿌리대구연대 주비위 결성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오 대표를 비롯해 대구참여연대 김민남(경북대 명예교수) 공동대표, 대구사회연구소 김영철(계명대 교수) 소장을 포함한 26명 명의로 '풀뿌리대구연대' 결성 제안문을 발표했다. "풀뿌리대구연대는 말 그대로 '풀뿌리'를 위해 기초의원 선거에 집중할 것"이라며 "발기인 500명, 기초의원 후보 20명"을 목표로 세웠다. 당초 1월 26일에 창립하기로 했으나 "준비가 여의치 않아" 2월 24일로 창립일을 미뤘다.

이어, 2010년 1월 25일. 대구 야5당과 시민사회가 '정책연대'를 꾸렸다. 
이승천(민주).이병수(민노).김진태(국참) 대구시당위원장과 김광미(진보).김귀현(창조) 대구시당 사무처장, 그리고 시민단체연대회의 오완호 상임대표가 < 2010지방선거 대구 야5당.시민사회 정책연대> 구성에 합의했다. 이른 바 '5+1' 혹은 '6자 연대'인 셈이다. 시민단체가 연대 제안자와 중재자로 나섰다. 이들은 각 정당과 시민단체의 정책실장급이 참여하는 '정책팀'을 꾸려 각 주체들의 선거정책을 검토하고 연대 방안을 찾기로 했다. "정책팀에서 얘기가 되면 바로 '선거 공동기구'를 구성하자"는 오완호 대표 제안에 이견이 없었다. 정책팀은 2월 3일 첫 회의를 갖는다.

그리고, 2010년 2월 1일. 대구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이 '진보진영 연석회의'를 띄웠다.
이병수(민노).조명래(진보).이석범(사회) 대구시당위원장과 박배일(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이날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진보진영 공동대응'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가칭)<대구 진보정치의 도약과 진보민중진영 지방선거 공동승리를 위한 연석회의> 추진을 밝혔다. "진보진영 대구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연석회의 실무를 맡고 있는 민주노총 박진강 교육정책국장이 말했다. 이들 정당과 민주노총은 다음 주중에 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풀뿌리대구연대, 정책연대, 진보진영 연석회의.
'반 한나라당'이라는 점은 같으나, 연대를 풀어가는 지점과 속내는 다르다.

대구시내 한 식당에 만난 대구 야5당 대표.사무처장과 시민단체 대표(2010.1.25)/ (왼쪽부터 시계방향) 국민참여당 김진태 위원장.추연창, 민주당 이승천, 진보신당 김광미, 민주노동당 이병수, 창조한국당 김귀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오완호 상임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시내 한 식당에 만난 대구 야5당 대표.사무처장과 시민단체 대표(2010.1.25)/ (왼쪽부터 시계방향) 국민참여당 김진태 위원장.추연창, 민주당 이승천, 진보신당 김광미, 민주노동당 이병수, 창조한국당 김귀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오완호 상임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제1야당인 민주당과 '친노신당'으로 최근 창당한 국민참여당은 마음이 바쁘다. 민노.진보 두 진보정당이 이미 이병수.조명래 대구시당위원장을 대구시장 후보로 내정한 반면,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은 대구시장 '예비후보군'조차 뚜렷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승천.김진태 위원장은 시민사화와 '정책연대'에 참여하면서도 '정책'보다 "후보 문제를 빨리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진보정당의 이병수.조명래 예비후보는 '정책연대'와 '진보진영 연석회의'에 발을 걸치고 있다. 야당으로, 진보정당으로서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수순'의 문제가 있다. 진보진영은 '대구시장 후보 단일화'까지 합의한 상태지만 '정책연대'는 아직 그만큼의 진도는 아니다. 때문에, 이미 합의한 '진보진영 후보단일화'와 '야5당.시민사회 정책연대' 사이에는 '시차'가 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선결조건'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진보진영과 야5당.시민사회 연대가 무관한 것은 아니다", "반드시 진보연대 후에 야권.시민사회연대를 하자는 건 아니다"고 진보정당들은 말했다.

시민단체 역시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풀뿌리대구연대'를 1월 26일 창립하기로 했다 2월 24일로 미룬 이유가 그렇다. 발기인 500명, 기초의원 후보 20명을 목표로 세웠지만, 2월 1일 현재 발기인은 100명가량, 기초의원 후보는 최소 1명, 최대 3명이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야5당.시민사회 정책연대'에서도 제안자와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또, 대구경북진보연대와 민주노총을 비롯해 지역의 다른 시민.사회.노동단체의 입장과 참여를 고민하야 하는 숙제도 늘 안고 있다.

'진보진영 연석회의'를 추진하는 민주노총은 어떨까.

"2010년 지방선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2010.1.12 대구MBC강당) (왼쪽부터) 임순광 민주노총 정책위원,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 사회당 이석범 직무대행, 진보신당 조명래 대구시당위원장,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 / 사진.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2010년 지방선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2010.1.12 대구MBC강당) (왼쪽부터) 임순광 민주노총 정책위원, 민주노동당 이병수 대구시당위원장, 사회당 이석범 직무대행, 진보신당 조명래 대구시당위원장, 민주노총 박배일 대구본부장 / 사진.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지난 1월 12일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주관으로 "2010년 지방선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토론회가 대구MBC 강당에서 열렸다. "진보진영 선거연대"라는 주제 아래 "후보 조정", "후보 단일화" 주장이 이어졌다. 그러나 객석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노총의 한 조합원은 "후보 조정? 겹쳐서 조정할 지역구나 있나?"라고 했고, 또 다른 조합원은 "힘 다 모아도 10%도 안되는데"라며 진보정당 통합을 요구하기도 했다. 토론자들이 구체성 없이 두루뭉실한 원론만 말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하지만 '진보만의 선거'로는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민주당'과 연대에 대해서는 민주노총 내부 반발이 여전하다. 민주노총 박진강 교육정책국장은 "가능성은 열어두되 진보진영 공조가 먼저"라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런 연대 움직임 속에 진보정당 A씨는 요즘 속이 탄다고 한다.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지역구에 민주당 사람이 뛰어들 것이라는 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어도 고정표가 있는데..."라며 "3인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진보정당 후보가 같이 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애를 태운다. A씨에게 연대는 절실해보였다.

'묻지마 연대'에 동의하는 정당.단체가 있을까. 중요한 건 늘 '정책'이며, 그 정책을 바탕으로 연대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또, "기초가 중요하다"는 말들이 '풀뿌리'와 함께 곳곳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2월 2일, 6.2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풀뿌리연대, 정책연대, 연석회의. 이들 연대의 당사자들은 "한나라당 일당 독주의 피해자는 대구시민"이라고 수없이 말해왔다. 이들 연대의 끝은 어디일까? 6.2지방선거가 넉달 앞으로 다가왔다.

2010. 6. 2 실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무일정표

자료 /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자료 /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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