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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통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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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택진 / "7.4성명도, 기본합의서도...10돌 맞은 6.15의 운명은?"



 미국의 빌 클린턴이 대통령 선거 후보시절에 ‘경제’논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선거전에서 활용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economy, Stupid)"라는 구호는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빌 클린턴은 이 구호를 중심으로 선거전의 중점을 경제 문제로 몰고 감으로써 조지 부시를 누르고 대통령직에 당선되었다.

신뢰 잃어가는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주요한 요인중의 하나도 바로 이 ‘경제’문제이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라며 뽑은 대통령은 집권 1년만에 강.부.자 고.소.영을 위한 정권이라는 딱지를 붙이게 되었고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은 그다지 높지 않다. 대학생들의 등록금문제, 청년실업, 비정규직 빈부격차의 심화등은 여전히 우리사회의 큰 과제로 남아있다. 심지어 멀쩡한 강을 파헤쳐 발전시킨다고 하질 않나 새로운 대안이라며 '세종시'를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남북관계를 집권 2년 만에 10년 전으로 되돌려 버리고 있다.

반복의 벽 뚫은 '6.15'

 
2000년 6월.
 분열과 대결 질시와 반목이라는 두터운 반세기의 벽을 뚫고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 세기의 악수와 포옹을 가졌다. 한국현대사에서 45년 8.15 광복과 50년 한국전쟁과 함께 손꼽히는 역사적 사건인 1차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의 발표는 전세계의 주목을 이끌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에 큰 파열구가 생긴 것이다.

<6.15 남북정상회담>...2000년 평양 순항공항에서 만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6.15 남북정상회담>...2000년 평양 순항공항에서 만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북은 남을 미제의 식민지 남조선으로 남은 북을 빨갱이 공산집단으로 50여년 세월을 교육시켜 왔다. 단일민족으로 반만년을 살아온 세월도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를 가진 공통점도 국가적 차원의 대결정책에 의해 원수보다도 못한 형제가 되어 버린 것이다. 50년의 분단체제에 김대중 정부 시절인 98년에 시작한 금강산 관광이 약간의 균열을 만들어 냈고 1차 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은 큰 위력을 발휘하여 ‘화해’와 ‘단합’의 용광로를 쏟아 냈다.

우울한 '6.15' 10돌

정상회담에 이어 언론사 사장단이 방북하면서 동아일보 사장이 일제시절 김일성 주석의 보천보전투 기사 인쇄판에 금을 입혀 선물로 가져간 것은 6.15 공동선언의 위력이 어떤 것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2010년 지금과 남북관계에 보수적인 성향을 대표하는 동아일보가 생각이나 할수 있는 일이었겠는가?

 6.15 공동선언이 발표되고 10년 동안 개성공단 건설, 금강산 관광 200만 육박, 남북장관급 회담의 개최, 올림픽 아시안게임 공동입장, 2007 남북정상회담 등의 일들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끊이지 않았다. 6.15 10주년을 맞는 올해 빈번한 교류와 왕래는 대폭 줄어들었고 남북 당국간의 합의한 사업은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되고 개성공단도 어렵게 운영되고 있다. 10살의 생일을 앞에 둔 6.15의 상태는 위험하고 우울하다.

7.4성명도, 기본합의서도...6.15의 운명은?

돌이켜 보면 박정희 정권 시절에 합의한 7.4 남북공동성명(72년 7월 4일)도 노태우 정권 시절에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91년 12월 13일)도 모두 약속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사독재정권의 정권유지를 위한 반공반북정책에 의해 사문화되거 갔다. 필요에 의해 합의하고 필요에 의해 폐기해 버린 것이다. 10돌 생일을 맞는 6.15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스포츠 경기에서 승부를 관람하는 관중의 입장이라면 편하기라도 하겠지만 한반도에서 뼈를 묻어야 하는 민족의 구성원으로 지켜보기만 할수 없다. 당장 3월에 한미간의 키 리졸브라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북한’을 대상으로 한 침략적 공격연습의 성격이 다분한 이 훈련은 남과 북의 분단상황을 근본에 깔고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북한의 침입에 대비한 전력으로 주한미군이 주둔해있고 이에 따라 군사훈련도 진행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대한민국도 강성대국을 꿈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전쟁’이라는 초특급 쓰나미의 위험에 언제든지 노출되어 있다. 너무 오랫동안 내재화된 위험이기에 이제 그 위험성도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기 어려운 단계에 까지 도달해 있을 정도이다.

무엇이 순리인가

 화해와 통일의 상징, 평화와 통일의 이정표 6.15 공동선언 발표 10돌을 앞둔 지금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애타게 혈육을 기다리고 있고 어려운 북녘 동포들을 돕기 위한 물자들이 창고에 대기하고 있다. 부산에서 서울 신의주를 거쳐 모스크바 파리까지 연결되는 동북아의 꿈의 철길 실크로드의 단초인 경의선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세계 매장량 1, 2위를 자랑하는 북의 풍부한 광물자원에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유럽에서도 지속적인 대북교류를 넓혀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흡수전략과 군사훈련 진정성 없는 남북정상회담설로 북과의 대립과 대결을 계속하고 다시 북이 핵실험과 미사일실험 등으로 강경하게 나오게 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전략인가? 아니면 어려운 동포를 인도적으로 우선 돕고 금강산과 개성관광을 재개하며 신뢰를 회복하고 막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순리인가?

 6.15공동선언 발표 10돌을 맞으면 이 정부에게 한 마디 하라고 하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바보야, 문제는 통일이야





[평화와 통일]
오택진  / 6.15실천대경본부 사무처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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