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대구연대' 기초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로 했던 대구DPI 서준호(33) 사무국장이 끝내 출마의 꿈을 접었다.
서준호 사무국장은 지난 1월 5일 지역 시민단체들이 '풀뿌리대구연대' 결성을 제안한 뒤 가장 먼저 '기초의원 출마' 뜻을 품었으나, 최근 그 뜻을 접고 4월 한달간 휴가에 들어갔다.
"분위기도, 내가 생각했던 상황도 아니다"
그리고, 출마 의사를 접은데 대해 "주위에 미안하다"고 했다.
휴가에 들어간 이유는 "몸도 좀 안좋고, 이래저래 쉬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마를 포기한 이유는 그 뿐이 아니었다.
시민단체들이 만든 '풀뿌리대구연대'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시민단체들은 지난 1월 5일 풀뿌리대구연 결성을 제안하면서 '기초의원 후보 20명 출마'를 목표로 내세웠으나, 서 국장이 출마 생각을 접은 3월 말까지 '어깨 걸고' 나서겠다는 풀뿌리 후보는 1명도 없었다.
때문에, 서 국장은 "분위기가 기대했던 수준도 안되고, 당락을 떠나 내가 생각했던 상황도 아니다"고 털어놨다. 기대와 다른 '나홀로 출마'에 대한 부담과 실망이다. 그는 이미 지난 2월에도 "당락을 떠나 시민이 직접 참여해 선거문화와 대구를 바꾸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지만, 혼자 출마하는 것은 명분도 퇴색되는 것 같다"며 출마 여부를 다시 고민하고 있었다.
"선배들이 부끄럽다"
이런 서 국장의 고민과 출마 포기에 대해, 대구DPI 육성완 대표는 "선배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육성완 대표는 "서 국장이 가장 먼저 출마를 결심했지만, 그 이후 두달 동안 아무 것도 해주지 않았다"면서 "풀뿌리대구연대의 활동이 너무 미미했다"고 말했다. 또, "결국 서 국장이 혼자 결심하고 접었는데,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선배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서 국장은 이같은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이런 건 다 이유고 핑게고, 제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지요"라고 말했다. 또, "몸도 좀 안좋고, 이래저래 쉬고 싶다"면서 "풀뿌리 후보라며 몇몇 언론에 기사도 나고 했는데, 주위에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말 끝마다 아쉬움과 겸손, 조심스러움이 느껴졌다.
1977년 대구에서 태어난 서 국장은 지체장애1급 장애인으로 특수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2005년부터 대구DPI(장애인연맹) 상근활동을 시작해 '맥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다. 뼈가 잘 자라지 않고 잘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으로 어릴 때부터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풀뿌리 후보'...20명 목표→8개 구.군 1명→ 공모 결과?
한편, '풀뿌리대구연대'는 지난 3월 11일부터 4월 9일까지 '2010지방선거 기초의원 주민후보'를 공모했다. 그러나, 9일 오전 현재까지 지원한 후보는 아직 없으며, 수성구와 동구에서 각 1명씩 지원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초의원 20명'에서 '대구 8개 구.군 1명 출마'로 목표를 낮췄으나 이 마저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풀뿌리대구연대는 9일 저녁 6시 대표자회의를 통해 '추가 공모' 여부를 비롯한 향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지난 1월 5일 결성 제안에 따라 2월 24일 83명의 발기인으로 출범한 풀뿌리대구연대는,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오완호 상임대표와 김영화(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김영철(대구사회연구소장)씨를 비롯해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 9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김동렬(대구KYC 대표).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김두현(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윤종화(대구시민센터 상임이사).이창용(지방분권대구경북본부 집행위원장)씨를 비롯한 5명이 기획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