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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북한 붕괴' 망상 접고 6.15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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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선언 10돌] 김두현 / "6.15는 평화와 희망...접촉을 통한 변화 다시 시작해야"


 오늘은 냉전과 반목, 대결을 넘어 평화와, 화해, 협력의 시대를 열었던 6․15공동선언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남과 북이 함께 모여 두둥실 한판 잔치를 벌어야 마땅할 오늘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 정부는 여전히 6.15공동선언을 ‘대북 퍼주기’라며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는 오늘 열리는 6.15공동선언 기념행사에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현인택 장관이 지난해에 이어 불참하는 것에서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6.15남북정상회담...2000년 평양 순항공항에서 만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6.15남북정상회담...2000년 평양 순항공항에서 만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남과 북이 한판 대동잔치판을 벌어도 시원찮을 날에 외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위험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대북선전전과 조준타격, 자위권 발동과 불바다 발언으로 남과 북은 말과 말로 치킨게임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바로 이야기 하자. 두말할 것 없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압박정책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폄하하며 대북화해협력정책을 엎어버렸다.

북한붕괴의 허망한 꿈에 올인하는 MB정부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내에는 크게 두가지 시각이 맞부딪혔다.
북한은 얼마 안 있으면 무너질 것이라는 북한붕괴론과 북한이 어려워도 당장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붕괴론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 곧 붕괴될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접촉과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헛힘 쓰는 일이다. 또 곧 무너질 체제를 지원해 생명을 연기시켜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당장 무너질 가능성이 별로 없고 또 무너진다 하더라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면 북한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당장에는 대북위험을 제거하고 장기적으로는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대북화해협력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 이후 급격히 북한붕괴론으로 기운 듯 하다. 박왕자씨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된 후 정부는 재개의 3대 선결조건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북으로 가는 현금을 막기위해 관광재개를 정부가 막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지난달 24일 발표한 천안함 관련 정부의 대북 대응책에는 북한으로 들어가는 모든 현금과 물자, 접촉을 차단해 북한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있다. 그야말로 북한붕괴에 올인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바램대로 북한이 곧 붕괴될까?
지난 1990년대 사회주의 붕괴 이후 미국의 클린턴 정부 역시 북한붕괴에 기대를 걸었지만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통해 이를 극복한 바 있다. 또한 부시 정부 역시 7년 동안 북한의 붕괴와 항복을 기대하며 대북압박정책을 강도높게 실시했지만 외려 그동안 북한의 핵능력만 강화시킨채 실패하였다. 문제는 미국의 대북압박과 달리 남한의 대북압박은 당장 우리도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치솟는 등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국경제의 ‘북한리스크’를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개성공단에 진출해 있는 기업과 북한과 임가공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 당장 문을 닫을 지경이 되고 있다.   북한 붕괴의 허망한 꿈에 올인하는 이명박정부로 인해 우리경제의 주름살이 늘고 전쟁의 공포로 인하여 우리사회의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접촉을 통한 변화 다시 시작해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의 근거는 지난 10년 진행된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평가이다. 지난 10년 북한에 40억달러 정도의 돈을 지원했지만 북한은 그 돈으로 핵과 미사일을 만들고 남에 대해 고마워할 줄도 모르고 전혀 변하지도 않았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요컨대 ‘퍼주기만 했지 달라진게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위원장 중심체제에서 변화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도 개혁개방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공산당 일당지배체제라는 것은 전혀 변화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중국과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추구하고 있고 한중간의 무역량이 한미간의 무역량을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북한 역시 6.15공동선언 이후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금강산과 개성, 평양을 다녀보면 그런 변화는 눈에 뛰게 드러난다. 남쪽 사람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와 물건을 파는 적극성, 평양시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외국인과 차량 등 변화의 모습은 부지기수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남쪽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이다. 평양시내 아파트에 우리가 준 쌀포대로 깨어진 유리창을 대신하는 한 남한이 미군이 주는 초콜릿을 받아 먹는 거지가 우글거리는 소굴이라는 선전은 더 이상 먹혀들어갈 수가 없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남한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북은 기존에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는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닌 남한이 참가할 수 없다고 했으나 이제 분명한 당사자로 인정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합의한 10.4공동선언 4항에 명시되어 있다.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10.4공동선언 4항)

남도 물론 북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였다. 북한사람에 대한 인식도 ‘뿔달린 사람’, ‘빨갱이’에서 가난하지만 순박한 사람으로 바뀌었다. 남과 북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가장 큰 변화는 적대감의 완화이다. 서로를 적대하며 지나왔던 세월을 만남속에서 녹여낸 것이다. 접촉을 통해 남과 북이 서로 변화한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다시 6.15로 돌아가야 한다. 강줄기를 끊고 4대강의 생명을 죽이는 삽질을 중단하고 남과 북을 잇고 반도와 대륙을 잇고 남과 북의 생명을 살리는 철의 실크로드를 건설해야 한다.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켜 7천만 겨레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천안함 국제외교를 중단하고 평화의 희망을 살리는 남북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6.15를 인정하는 것이다. 6.15는 평화요 희망이요 살림이기 때문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전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으며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북 정상들은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이번 상봉과 회담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하고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정중히 초청하였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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