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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운동, 정책과 논리로 이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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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지역정치 토론> "주민운동은 과정적...자기가 재미있고 행복해야"


"주민운동은 굉장히 행복하다. 회의도 길지 않고, 논쟁이나 비판 보다는 칭찬이 많다"

<대구참여연대> 동구주민회 유길의 운영위원장은 이런 말로 '풀뿌리 주민운동'의 경험을 소개했다.
유길의 운영위원장은 8월 25일 오후 대구YMCA 교남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주민운동은 정책과 논리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삶과 함께 시간을 두고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풀뿌리 정치를 위한 주민활동이 아니라, 주민활동을 통해 신뢰받는 정치주체가 되자"고 강조했다.

"나는 직설적이고 비판적이라 왕따도 많이 당했다"는 유길의(맨 왼쪽) 운영위원장의 말에 김동렬(가운데. 대구KYC 대표), 정승원(앞산마을학교 교사)씨도 웃고 있다...'대구 풀뿌리 지역정치와 청년' 주제로 열린 토론회(2010년 8월 26일 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나는 직설적이고 비판적이라 왕따도 많이 당했다"는 유길의(맨 왼쪽) 운영위원장의 말에 김동렬(가운데. 대구KYC 대표), 정승원(앞산마을학교 교사)씨도 웃고 있다...'대구 풀뿌리 지역정치와 청년' 주제로 열린 토론회(2010년 8월 26일 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이 토론은 '대구 풀뿌리 지역정치와 청년'이라는 주제로, 대구YMCA와 서울의 '신촌민회', '풀뿌리사회지기학교'가 주관한 가운데 25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열렸다. 이들 단체와 지역 시민단체 회원을 비롯해 20명가량 참석한 작은 토론회였다.

"맨날 논쟁하고 비판하면...자기가 먼저 변화해야"


유길의 운영위원장은 '동구주민회'가 2005년부터 주민운동을 시작해, 2008년 <반야월 행복한 어린이 도서관 - 아띠>를 개관하고,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풀뿌리후보'를 내 선거를 치른 경험을 소개했다. 당시 선거에서 동구주민회 김영숙 사무국장이 출마해 비교적 높은 22.3%를 득표했으나 3위로 낙선했다.

유 운영위원장은 학교운영위원과 아파트 주민대표, 조기 축구회, 도서관 개관 과정을 비롯한 자신의 여러 경험을 전하며 "주민운동은 삶과 함께 시간을 두고 이뤄지는 것이지, 정책과 논리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운동과 시민운동 다 했지만, 주민운동은 그런 것과 달리 굉장히 행복했다"며 "회의도 길지 않고, 논쟁과 비판 보다는 칭찬이 많았다"고 했다. "맨날 논쟁하고 비판하면 안 그래도 피곤한데 누가 같이 어울리겠느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따뜻한 사람이 주민운동도 잘한다"며 "자기가 먼저 변화하고 자기가 재미있고 자기가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직설적이고 비판적이라 왕따도 많이 당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마을의 변화는 문화와 관계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소통하면서도 세심하게 배려하는 방법, 주민의 요구가 무엇이고 주민과 함께 할 방법을 찾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단체 회원을 비롯해 20명가량 참석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단체 회원을 비롯해 20명가량 참석했다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주민운동은 과정적...활동할 토대 약해 안타깝다"


대구 <앞산마을학교> 정승원 교사는 "시민운동은 목적적이지만, 풀뿌리 주민운동은 과정적"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특히, 지난 6.2지방선거 결과를 소개하면서, "구의원으로 당선된 '수성주민광장'의 김성년(진보신당.수성구), '효목도서관'의 황순규(민주노동당.동구), '감나무골 나눔과 섬김의 집'의 유병철(무소속.북구)씨 모두 20대부터 주민운동을 시작한 활동가였다"며 "정치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일찍부터 풀뿌리활동에 참여시켜야 민중들의 삶을 이해하는 정치지도자로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사는 "대구의 풀뿌리 단체들은 청년들이 헌신적으로 일하면서 기틀을 다져왔고 지금도 다지고 있다"며 "청년활동가들이 참여할 공간은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다만, "활동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도 자리를 마련해 줄 토대가 약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총각이면 몰라도, 한달 70-80만원 수준의 활동비로는 가계를 꾸려가기 어렵지 않느냐"는 게 그의 말이다. <앞산마을학교>는 2005년 '앞산터널 반대운동'을 계기로 2007년부터 초등.중등과정을 운영하는 도시형 대안학교로, "기존 시민운동의 관성화된 방식에 한계를 느껴 풀뿌리 공동체운동을 모색했다"고 정 교사는 소개했다.

"지역으로 돌아가 기초의원이 되자"

대구KYC 김동렬 대표는 지난 6.2지방선거의 시민사회.야권연대 경험을 소개하며 "투표 참여 캠페인과 유권자 운동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민운동을 하는 풀뿌리 후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의회에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선거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야5당은 24명의 '범야권단일후보'를 냈고 이들 가운데 기초의원 10명이 당선됐다.

김 대표는 "6.2지방선거를 통해 '시민운동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굴레를 조금은 벗어났다"며 "시민운동이 2030세대의 정책의제를 개발하고 후보 발굴.육성 아카데미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후보 못만들면 지역운동 왜 하느냐", "청년이여, 지역으로 돌아가 기초의원이 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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