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보기

'진보의 합창', 지역에선 변죽도 못 울리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한 달 / 회의도 활동도 전혀 없어..."서울만 쳐다보는 상황"


대구에서 <진보의 합창>이 닻을 올린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진보정치세력 통합'과 '새로운 시민정치캠페인'이라는 취지에 걸맞는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대구 진보의 합창>은 "진보정치를 기존의 정당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꿈꾸는 다수가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민정치캠페인"을 내세우며 106명의 제안으로 지난 7월 5일 출범했다. 제안자 106명 가운데는 진보정당 소속인 이병수(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조명래(진보신당 전 대구시당위원장) 뿐 아니라 노진철(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최수환(민예총 대구지회장) 한재흥(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남명선(대구여성광장 대표) 박명애(대구장애인지역공동체 대표) 박배일(민주노총대구본부 본부장) 백현국(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씨를 포함한 시민.사회.노동단체 대표들도 '대표 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기자회견(2011.7.5 경북대)...(왼쪽부터) 이병수(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박배일(민주노총 대구본부장), 백현국(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노진철(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심상정 전 의원, 강기갑 의원, 조명래(진보신당 전 대구위원장), 남명선(대구여성광장 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대구 진보의 합창> 출범 기자회견(2011.7.5 경북대)...(왼쪽부터) 이병수(민주노동당 대구시당위원장), 박배일(민주노총 대구본부장), 백현국(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노진철(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심상정 전 의원, 강기갑 의원, 조명래(진보신당 전 대구위원장), 남명선(대구여성광장 대표)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또, 김지형(민주노동당 북구위원회 부위원장) 사무국장과 이대영.조명래.박근식씨를 포함한 4명으로 '기획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조명래 전 대구시당위원장이 '대표 제안자'로 들어간 점을 감안해 그 자리에 강신우(진보신당 달서구당원협의회 위원장)씨가 참여하고 있다.

출범 당시 김지형 사무국장은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해 대구지역에서 각종 캠페인과 강연회, 거리서명 같은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대영씨는 "대구에서 1만명 정도는 참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민주노총을 찾아가거나 대구 도심에서 적극적으로 진보통합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출범 한 달동안 '기획팀'은 단 한차례의 회의조차 없었다. 때문에, 캠페인이나 강연회, 거리 서명, 회원 확대를 비롯한 어떠한 활동도 아직 일정조차 잡힌 게 없다. 물론, 출범 기자회견과 별도로 "7월 중에 대중적인 출범식을 열겠다"던 포부도 사라졌다.

<진보의 합창> 출범에 참여한 A씨는 "진보통합이니 뭐니 한다고 해서 출범할 때 돈까지 냈는데, 그동안 전화 한 통이 없었다"며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건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역시 출범 때 이름을 올린 B씨는 "진보통합 회의야 서울에서 열리지만 지역에서 뭐라도 좀 하자고 만든 것 아니냐"며 "이래가지고는 대통합이든 소통합이든 대구에서 무슨 분위기가 뜨겠냐"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내년 총선이나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이 단일화 해야 되고, 그 단일화를 위해서는 진보통합이 가장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정당에 몸 담고 있는 C씨는 "서울에서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진보통합에 대한 기대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며 "당 밖에서라도 통합 분위기를 좀 띄워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기획팀에 참여하고 있는 강신우씨는 "그동안 기획팀 회의도 못했고 사업 일정도 아직 잡힌 게 없다"면서 "통합이 논의되는 중앙 상황을 보면서 뭘 해야 하는데, 아직  그 쪽이 일단락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작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실 '서울'만 쳐다보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소강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대영씨도 "솔직히 지역에서 할 일이 별로 없다"며 "(진보통합을) 지역에서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관망하고 따라가는 수준"라고 말했다.

결국, "진보정치를 기존의 정당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꿈꾸는 다수가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민정치캠페인"이라는 출범 취지는 역시 '기존의 정당' 앞에 무색해진 모습이다. 그 마저도 '서울' 혹은 '중앙당'에 내맡긴 채 '지역'에서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 제안자'로서 출범 초기 기획팀에도 이름을 올렸던 조명래씨는 "현실적으로 현재의 통합 논의가 대구시당 차원에서 왈가왈부할 상황이 아니다"며 "서울만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진보정당 안에도 현재의 통합논의에 부정적인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게다가, 시민단체 쪽은 진보통합 보다 야권통합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도 임단협과 여름휴가로 이런 쪽에 힘을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 전 위원장은 다만, "서울의 통합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든지, 지역협의회 차원에서라도 진보 두 당이 만나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 생각"이라며 "그렇게 해야 통합 분위기라도 좀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대구 진보의 합창> 제안자 / 106명

대표 제안자(가나다순)
노진철(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남명선(대구여성광장 대표) 박명애(대구장애인지역공동체 대표) 박배일(민주노총대구본부 본부장) 백현국(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 이병수(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 조명래(진보신당 대구시당 전위원장) 최수환(민예총 대구지회장) 한재흥(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강공주 강동철 강종환 고명석 곽병인 권정택 권종국 김동희 김두현 김선희 김성년 김성수 김영철 김원희 김은정 김임미 김재현 김재훈 김지형 김지훈 김창록 김학노 김현희 김형수 김  훈 나경아 남가을 도교동 도주현 류진춘 문경아 문창진 박계영 박규준 박근식 박선주 박주원 박지윤 서영훈 선지영 성민아 손효정 송은희 송종찬 신동희 신재화 안미향 안연호 안은주 양윤경 양재열 엄윤찬 예병환 옥오진 원재구 유병제 윤용호 이근기 이기태 이대영 이명주 이미애 이성로 이승협 이연재 이영재 이영진 이용일 이주영 임성종 임순광 임운택 임은희 장지은 전형수 정병기 정원구 정지혜 정현정 조광진 조덕연 조정재 주윤정 지명희 지민희 진은주 최병두 최승열 최아영 최유리 최해경 하광석 한민정 한유미 한종철 홍효정 황순규


진보진영의 대통합을 촉구하는 <진보의 합창>은 지난 4월 20일 시민사회와 학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 43명이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위한 '시민정치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5월에는 강기갑.권영길.노회찬.심상정씨를 비롯한 진보정당의 주요 인사들까지 참여했고, 6월 3일에는 서울에서 '진보의 합창' 출범식을 가졌으며 현재 광역시.도 별로 진보의 합창 구성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부산.인천.광주.경남.울산을 비롯한 광역시.도에서 닻을 올렸으며, 최근에는 지난 2일 강원에서도 진보의 합창이 출범했다.

한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각각 8월 21일과 28일 잇따라 당 대의원대회를 열고 진보통합 문제를 논의한다. 앞서, 지난 6월 1일 이들 진보정당과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한 12곳의 대표로 구성된 진보진영 연석회의는 '새 진보정당 건설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진보신당은 최종 입장을 '유보'했다. 진보신당이 이 합의문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재석 의원 3분의 2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이연재 대구시당위원장은 "여전히 당내 논란이 있다"며 "과반수라면 몰라도 3분의 2이상 동의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