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매립 의혹이 일고 있는 캠프캐럴(경북 칠곡군 왜관읍) 인근 주민들 사이에 백혈병을 비롯한 건강상의 이상 사례가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주한미군고엽제 등 환경범죄진상규명과 원상회복촉구 국민대책위>(고엽제대책위)는 8월 17일 서울 환경재단에서 자체 역학조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캐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역인 헬기착륙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 2명의 백혈병 의심사례들이 확인됐고, 캠프캐럴에서 두 번째로 문제가 되는 지역인 41구역에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도 백혈병 1명, 재생불량성빈혈 1명 의심사례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는 캠프캐럴 위험요인들에 의한 인과적 관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소견들"이라며 "캠프캐럴 주변 전 지역에 대해 광범위한 환경오염조사와 함께, 환경오염에 따른 왜관읍 주민의 건강영향에 대한 전수조사가 역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캠프캐럴 인근 마을인 왜관읍 매원리와 왜관리 주민 58명(남성 25명, 여성 3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집단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한림대 주영수 교수를 비롯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환경의학분야 전문가 5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
고엽제대책위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미군기지 주변 지역이 광범위하게 오염되었다"는 점과 ▶"이로 인해 지역주민에게서 건강상의 이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두 가지로 정리하면서 "오염 의심지역 주변 주민들 속에서 백혈병과 혈액암이 발생한 것은 기지 오염과의 연관됐다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왜관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 관련 역학 전수조사"와 ▶"캠프캐럴 기지와 기지 주변의 환경오염에 대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이러한 조사를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실시"하고 ▶환경오염 조사와 역학조사에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주민대표, 주민 추천 전문가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미합동조사단'의 활동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고엽제대책위는 "주민들의 백혈병과 혈액암 발생이 기지 오염과 연관됐다는 개연성이 충분함에도 한미합동조사단은 아직도 드럼통 찾기 놀이만 하고 있다"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고 자신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하는 한미공동조사단에 대해 한국 국민들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미공동조사단이 고엽제 이외의 유해물질에 대해서는 '소파 환경분과위원회'에서 다루겠다는 방침에 대해 "고엽제 매립을 없었던 일로 만든 다음 기지내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다른 미군기지들의 오염과 동일하게 버티기 작전으로 나가겠다는 미군의 속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지내 지하수에서 TCE 등이 검출되었으나 어디에서 기인한 물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도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입장을 내고 "캠프캐럴 주변 지역에 대한 조속한 주민역학조사"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캠프캐럴 인근의 수십 가구만 조사했는데도 다수의 백혈병과 고형암 의심사례가 확인된 것은 고엽제 및 유해화학물질이 주민들의 건강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증거"라며 "정확하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고엽제 매립 의혹을 해소하고 캠프캐럴의 심각한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고 주장했다.
캠프캐럴 인근 지역주민의 건강실태 - 왜관지역주민 기초역학조사 결과 보고(전문)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