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을 비롯해 생태적 지혜와 사회정의를 내세운 '녹색당'이 대구에도 깃발을 올린다.
녹색당은 1월 26일 저녁 대구 카페와이스토리(동구 각산동)에서 녹색당 대구시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과 발기인대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발기인 60-70명가량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당 운영위원회 임원을 뽑고 발기인 선언문과 실천결의문을 채택한다.
대구 녹색당 발기인에는 학계와 문화예술, 시민사회, 주부와 대학생을 포함해 150명가량 참여했다. 물레책방 변홍철 인문학연구실장과 동구에서 오랫동안 주민운동을 해 온 김영숙씨, 문화운동가 박종하씨를 비롯한 6명이 '실무자원활동가'로 창당을 준비하고 있고, 영남대 정지창(독문).이승렬(영문) 교수와 계명대 이재성(철학) 교수, 성상희 변호사, 음악인 송힘(문화CEO), 연극인 이현순, 천규석 대구한살림 이사장도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발기인 가운데 45%가 여성"이라고 변홍철 활동가는 말했다.
녹색당은 오는 2월 말 창당을 목표로, 대구에 앞서 서울.경기.부산.충남.제주도가 창당준비위를 띄웠고 경북과 경남, 전남도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 2,50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현주씨가 창당준비위원장을, 하승수 변호사가 사무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5개 시.도당은 2월 초중순에, 대구시당은 2월 말에 창당할 계획이다.
대구시당은 별도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두지 않는 대신 '운영위원장'이 그 역할을 맡기로 했다. 운영위원장은 운영위원 가운데 선출하며, 운영위원은 3명의 실무자원활동가와 주부, 대학생을 포함해 8명으로 꾸릴 예정이다. 대구 녹색당은 지난 해 11월 하승수 변호사 초청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창당 논의에 들어가, 12월에는 영덕신규핵발전소 규탄대회에 참가했고 올 1월에는 녹색평론 김종철 발행인 강연을 열기도 했다.
대구시당은 앞으로 '탈핵'과 '먹거리', '교육', '문화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주제별로 '의제별 모임'을 꾸리는 한편, 오는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1년을 전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같이 '탈핵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녹색당 창당에 앞장서고 있는 변홍철 자원활동가는 "핵발전소에 완전히 포위된 대구경북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라며 "이는 지역의 보수성와 민주주의, 토건사업을 포함한 많은 문제와 연관돼 있고, 이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아래로부터의 변화와 녹색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녹색당의 '강령 제정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성상희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흙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동경과 의지를 갖고 있었고, 우리 사회의 변화 방향도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흐름에서 한 발 물러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성장주의와 물질주의에 자유롭지 못한 점들을 넘어서야 새로운 전망 열리지 않을까 생각해 녹색당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 변호사는 오는 4월 총선 출마와 관련해 "전혀 생각이 없다"면서 "그러나, 대구에 누군가 나서야 되지 않을까 싶고, 변홍철씨가 그 적임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뿐 아니라 다음에도 계속 정치할 수 있는 젊은 사람을 만들어 밀고 나가는 것이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변홍철씨는 이에 대해 "아직은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일단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도 중요하지만, 당장 핵발전소가 몰려있는 경북에는 영덕과 경주 쪽에 '탈핵'을 내세운 후보 출마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당은 '발기인 선언문'을 통해 "끝 모를 토건사업, 핵발전소 확대,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위협받는 평화, 이런 것들은 우리가 정치적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막아낼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다"면서 "우리의 장벽은 정치"고 "여기에 '녹색당' 창당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또, "2001년 캔버라에서 합의한 '지구녹색당헌장'의 생태적 지혜, 사회정의, 참여민주주의, 비폭력, 지속가능한 발전, 그리고 다양성의 존중이라는 가치를 녹색전환의 원칙으로, 이러한 가치가 파괴되지 않고 다음 세대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회피해서는 안 되는 최우선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탈핵실천 결의문'에서는 "정부의 핵발전 확대계획의 기점인 2012년, 그리고 총선과 대선이 겹치는 해인 2012년은 앞으로 우리가 위험천만한 핵에너지의 노예로 살 것인가, 아니면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어 '탈핵'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그 갈림길의 최전선이 바로 대구와 경북지역이라 보고 '핵없는 세상을 위한 대구시민행동' 등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지역의 탈핵 운동을 적극 조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 1주년을 기하여 전국적 탈핵 공동행동을 조직하기 위해 다함께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참고자료 / 녹색당 문답 - 녹색 안경으로 세상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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