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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에 부는 '탈핵'의 바람
김종철 강연 / "후쿠시마 이후 문명사적 전환이 필요, 그래서 녹색당이다"
2012년 01월 17일 (화) 12:23:56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오는 3월 11일이면 후쿠시마 핵참사가 일어난 지 1주기가 되는 날이다. 이웃 일본에서 일어난 이 가공할 핵참사는 전세계를 경악케 했고, 그로 인해 세계 각국의 원전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원전포기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나라는 어떤가? ‘위기를 기회로’를 외치면서 도리어 원전을 확대하겠단다. 

실로 위험천만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 이 무책임한 정부에 맞서기 위해서 올 들어 다양한 탈핵 모임과 연대들이 속속 결성되고 있다. 탈핵교수모임, 천주교 탈핵 연대, 동해안 탈핵 연대, 탈핵 의사회, 탈핵 변호사회 등등이 만들어지면서 이 나라에도 탈핵의 거센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의 '탈핵' 강연(2012.1.16 대구 대명성당)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그 탈핵의 바람은 올 한해 아마도 동해안에 집중적으로 원전이 들어선 대구경북에서 강하게 불어올 것 같다. 그런 바람의 시작인가? 1월 16일 대구 대명성당에서 열린,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 초청 탈핵강연회에 대구에서 근래에 보기 드문 청중들이 모였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음산한 날씨임에도 300여명에 가까운 대구시민들이 대명성당을 가득 메운 채 한 노지식인의 열정에 찬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강연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대구시민행동, 대구녹색당 준비모임에서 공동 주관했다. 

창간 20년이 된 <녹색평론>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다루어왔고, 후쿠시마 핵참사 이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인 핵발전의 문제에 대해서 선생은 그 근간에서부터 정치적 선택의 중요성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떤 방사능도 안전하지 않다


일반인들이 잘 알 수 없는 원전의 기술적 안전 문제에서부터 일상적으로 퍼진 방사능의 위험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탈핵의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가령 “지난 30년간의 설계수명이 끝났고, 2008년 다시 수명연장해서 가동하고 있는 고리원전1호기의 강철로 된 원자로가 ‘취성파괴’(뜨거운 강철이 찬물에 깨질 수 있는 성질)에 의해서 언제든 파괴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부산사람들조차 이 위험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고리원전은 해운대에서 불과 30㎞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데” 말이다.

또한 “방사능에는 최소허용기준치 즉 역치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방사능이라도 건강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에서는 평소에도 그 방사능이란 것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영광에서는 뇌 없는 아기가 태어나기도 했고, 기형송아지도 태어난 바가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지난 15년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영광지역에서 장기역학조사를 수행했고, 얼마 전 그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 결과 “영광 원전 주변 5㎞ 안에서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이 2.5배나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것이 원전이 대도시에 건설되지 않는 이유인 것이다. 원전은 대도시가 아닌 변두리 소외지역에 건설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는 지역차별의 문제를 그대로 내포하고 있다.

이렇듯 방사능은 이 나라와 전세계에 널리 퍼져있다. 전세계적으로 442기의 원전이 돌아가고 있고, “미국이란 나라는 방사능을 내뿜는 열화우라늄탄을 전쟁에 마구 사용하고 있”기에 더욱 말이다.

그래서 김종철 선생은 말한다. “요즘 인간들이 건강치 못한 것은 기본적으로 방사능 때문이 아닌가 싶고, 이것은 그만큼 우리 주변에 방사능이 많다는 이야기다”라고.

   

탈핵을 위한 선택, 녹색당

그러므로 지금 당장이라도 원전을 폐쇄해야 한다. 폐쇄하더라도 그 열을 식히는 과정에서도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 어쩌면 지금도 늦은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당장 탈핵하고, “전기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는지 전혀 생각지도 않고 사는, 미국식 생활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녹색당이 필요하단 것이다. 

선생은 말한다. “새만금, 천성산, 4대강 반대운동에서 시민운동의 한계를 봤다. 삼보일배, 오체투지, 50일 100일 단식, 그렇게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집중해서 싸워 봤다. 하지만 안 된다. 결국 여의도에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적으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헌법보다 선거법을 고쳐야 한다. 국회의원이 지역구가 왜 있어야 하나? 시장, 시의원, 구의원이 있는데, 왜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챙겨야 하나? 결국 예산 따가는 일밖에 더 하나? 국회의원은 국가 전체를 위해서 일해야 한다. 그러니 국회의원은 100% 비례대표로 뽑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선생은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이후 문명사적 전환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석유도 고갈되기 때문에 지난 200년간의 생활방식은 이제 끝”이란 것이다. 그러니 “탈핵하고, 문명사적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의 '탈핵' 강연에는 3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녹색당 창당해 탈핵하고 농업을 살리자

그래서 선생은 주장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농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시민운동 차원에서 해봐야 안 된다. 그래서 녹색당을 해야 한다. 녹색당 만들어서 농민들에서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주자. 그렇게 하면 많은 이들이 시골로 내려갈 것이다. 이런 것을 공약으로 내걸 것이다”

그렇다. 핵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기본소득으로 농민을 살리자는 선생의 주장, 어떻게 보면 이상적으로 들리지 모르지만 참 참신하지 않은가? 그러니 지금 당장 탈핵운동에 동참하고 녹색당에 가입할 일인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이날 강연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핵마피아들을 향한 녹색테러리즘은 주장한 한 청중의 제안에 “반란을 하자는 것인데, 반란을 생산적으로 창의적으로 하자. 이것이 녹색당이다”는 현답을 들려주며 강연을 맺었다.   

   






정수근
/ 평화뉴스 객원기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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