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을 위해, 녹색당 깃발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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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하승수 변호사 강연 / "원자력은 함께할 수 없는 괴물"


후쿠시마 이후의 세상


핵발전 문제는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를 나눈다 할 정도로 지난 3월 11일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핵 참극은 전세계적으로 ‘탈핵’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방사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68배에 달하고, 일본에서는 앞으로 10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란 보도에서 보듯, 핵발전소 폭발 후 후쿠시마는 완전히 죽음의 공간이 되었고, 지금도 그곳에서는 끊임없이 방사능이 흘러나오고 있고 그로 인해 일본 열도는 물론이고 바다까지 심각히 오염시키고 있다.

또한 바다 오염은 곧바로 인간의 먹거리와 직결된 문제로 온 바다를 돌아다니는 물고기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어, 핵 문제는 이미 국토의 1/3이 방사능으로 오염된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바로 이웃한 나라에서 이와 같이 역사상 가장 위험한 핵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핵에 대한 성찰은커녕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자며 ‘원자력 르네상스’ 운운하고 있다. 최근 경상북도가 추진 중에 있는 동해안 핵단지화 기도인 원자력 클러스터 계획도 그런 맥락의 일환인 것이다. 

후쿠시마 이후 전세계적인 성찰의 물결인 ‘탈핵’이라는 이 거대한 흐름에 역행하는 이 나라의 기류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이 문제를 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

녹색당 창당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의 열띤 강연 모습(2011.11.22 물레책방)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녹색당 창당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의 열띤 강연 모습(2011.11.22 물레책방)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지난 11월 22일 대구 물레책방에서 열린 ‘탈핵 강연회’는 어쩌면 그 해답의 단초를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탈핵과 탈토건의 정치적 상상력”이란 주제의 강연회가 바로 그것으로, 최근 녹색당 창당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를 초청해, 탈핵이라는 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어떻게 동승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본 시간이었다.   

탈핵의 정치적 상상력, 녹색당

하승수 변호사는 우선 당신은 “행복한가요?”란 물음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이 나라의 현실은 OECD 가입국 중 어린이/청소년 행복도가 최하위란 현실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성장지상주의가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그 성장지상주의가 이 나라를 바로 토건국가와 핵발전국가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 1위의 위업(?)은 바로 이러한 성장지상주의의 결과로,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21기의 핵발전소가 돌아가고 있고, 7기를 추가 건설중에 있고, 앞으로 6기를 더 증설하려 하고 있다.

한미FTA 국회비준안을 통과시킨 성장지상주의 정부는 “곧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을 할 것이고,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국내 전력 중 59%(현재 31%)까지를 핵발전이 담당하게 되는 그야말로 핵발전국가가 되고 말 것”이란 것이다.

11월 22일 대구 물레책방에서 열린 녹색당 하승수 변호사 초청 강연회 "탈핵과 탈토건의 정치적 상상력"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11월 22일 대구 물레책방에서 열린 녹색당 하승수 변호사 초청 강연회 "탈핵과 탈토건의 정치적 상상력"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그러나 그 핵발전국가에 상식적인 의문들이 존재한다. “과연 안전한가? 사용 후 핵연료를 10만년 이상 보관할 수 있나? 진짜 핵발전이 싸나” 하는 의문들 말이다.

이 미 앞선 핵발전국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면 “핵발전은 전혀 안전하지도 않고, 싸지도 않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으로 안전하고 값싼 에너지를 확보하고 신규 일자리마저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탈핵이라는 파도를 타도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인데,이 나라는 4대강 삽질에서 보여준바 바로 그대로 토건과 핵발전국가로 간다면서 시대를 완전히 역행하고 있다 것이다.  

정치란 문제 해결의 수단


이러한 몰상식적이고도 위험한 상황을 어떻게 풀 것인가? 하승수 변호사에겐 그 방법이 다름 아닌 정치란 것이다. 그를 위해서 녹색당을 구상하게 됐다는 것. 이것이 후쿠시마 이후의 충격으로 한번도 당원인 적이 없었던 그가 정당까지 생각하게 된 이유고, 지금 그 창당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탈핵을 위해서.

그러나 그가 말하는 정치란 “권력 획득이 목표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수단이다”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녹색당을 통해 시민들에게 탈핵의 중요성을 실천적으로 일깨워나갈 것이라 한다.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이병환 위원장이 참석해,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이병환 위원장이 참석해, 핵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 사진.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4대강 삽질로 상징되는 MB 치하에서 앞으로 MB 심판을 위해서라도 정치적 단일화로 통합적인 힘이 필요한 이때에 “웬 녹색당이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녹색당을 창당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우리 생존의 토대와 직결된 문제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독일은 말할 것도 없고, 프랑스 사례를 중요하게 제시했다. 전형적인 핵발전국가인 프랑스의 집권 사민당도 결국 녹색당의 탈핵 정책을 받아들인 사실에 주목하면서, 탈핵이라는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서의 녹색당을 재차 강조했다. 

그만큼 탈핵은 시대적 과제인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탈핵을 위한 녹색당의 전략으로는 이런 것들을 제시한다. ‘탈핵 및 에너지전환 기본법’을 제정해 2030년까지 반드시 탈핵하겠다는 것. 그를 위해 총선에서 탈핵을 선거쟁점으로 만들어 탈핵후보를 당선시키자는 것.

그래서 “다름 아닌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위해 지금 여기서 녹색당”이란 것이다. 적어도 이날 물레책방에 모인 60여명의 시민들은 이 말에 동의할 것 같다. 그렇다. “원자력은 함께할 수 없는 괴물이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해서 이제 우리 시민 개개인이 나서야 할 이유인 것이다.

 
 






정수근
/ 평화뉴스 객원기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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