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농심(農心) 1천여명 "한미FTA 발효 중단"

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 입력 2012.03.1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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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농민단체 / "망국적 협정 발효 중단, 피해 대책 마련"..."새누리당 총선 심판"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소속 농민 1천여명이 "한미FTA 발효 중단.피해 대책 마련"을 주장하며 MBC 네거리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2012.3.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소속 농민 1천여명이 "한미FTA 발효 중단.피해 대책 마련"을 주장하며 MBC 네거리에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2012.3.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한미FTA 발효를 앞두고 성난 1천여명의 농심(農心)이 거리를 뒤덮었다.

대구경북 1천여명의 농민들은 3월 15일 0시에 발효예정인 '한미FTA'에 대해 "발효 중단"과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한미FTA 협정이 발효될 경우 "생존을 위한 결사의지로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소가 이끄는 달구지를 앞세워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농민들(2012.3.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소가 이끄는 달구지를 앞세워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농민들(2012.3.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1천여명의 농민들은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1시간가량 농민 결의대회를 가진 뒤, 소가 이끄는 달구지를 앞세워 MBC네거리-국채보상공원-동인네거리-칠성시장을 거쳐 농협도본부까지 대구시내 거리를 행진하며 모두 3시간가량 "한미FTA 발효 중단과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또, 각자 준비해온 피켓과 깃발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며 한 목소리로 "한미FTA발효 중단"을 외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심판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미FTA 대책마련. 반성하라" 피켓을 들고 있는 농민(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한미FTA 대책마련. 반성하라" 피켓을 들고 있는 농민(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앞서, 전국농민회총연맹경북도연맹, 한국농업경영인경상북도연합회를 포함한 15개 대구경북 지역 농민단체로 구성된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는 14일 오후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에서 '한미FTA 발효 중단 및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농민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 단체는 "한미FTA는 농업을 말살하는 정책"이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농민의 피눈물과 절규가 들리지도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중FTA'에 대해서도 "우리의 농업을 뿌리 채 흔드는 협정"이라며 "즉각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한미FTA는 99%의 삶을 초토화 시키는 망국적 협정"이라며 " 1%만을 위한 한미FTA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북의 경우 한우, 돼지, 사과 등 직간접 피해 품목 최대 생산지라 피해액은 고스란히 농민의 몫"이라고 분노했다.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농민 1천여명이 '한미FTA 발효 중단 및 피해 대책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가졌다.(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농민 1천여명이 '한미FTA 발효 중단 및 피해 대책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가졌다.(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특히, ▷한미FTA 발효 중단 및 폐기 ▷한미FTA 피해 품목 재조사.피해 대책 마련 ▷농.수.축산 정책 자금금리1% 인하 및 상환기간 연장 ▷한미FTA 수혜산업 재원의 농수산업 투자를 위한 농어업.농어촌 재투자 근거 법령 제정 ▷한중FTA 추진 중단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제정.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가격상하한제 실시를 정부에 요구하며 "농업인의 경고를 외면하고 한미FTA를 발효할 경우, 결사의지로 총선과 대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FTA가 3월 15일 0시에 발효되면 체리(24%)와 건포도(21%)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현제 40%인 관세를 15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한 미국산 쇠고기의 관세도 37.3%로 낮아진다. 특히 경상북도 농가의 피해액이 전체 피해액의 35%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경상북도 농민의 반발이 거세다.

(왼쪽부터)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이장우 상임대표, 농촌지도자 경북도연합회 강중진 대표,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 정유정 대표(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왼쪽부터)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이장우 상임대표, 농촌지도자 경북도연합회 강중진 대표,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 정유정 대표(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이장우 상임대표는 "한미FTA는 농민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농업인을 철저히 무시하는 새누리당은 4.11총선에서 농민들이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농촌지도자 경북도연합회 강중진 대표는 "3월이면 흙에서 논에서 농사를 시작해야 하는데 왜 우리가 아스팔트위에 있어야 하냐"며 "지난해 11월 22일 새누리당이 날치기로 한미FTA를 통과시켰던 그때처럼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분노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총선과 대선에서 솜방망이가 아닌 철퇴로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 정유정 대표 역시 "한미FTA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더 이상 새누리당에 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의성 다인면에서 자신이 키우던 소를 데리고 농민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순락(53)씨(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경상북도 의성 다인면에서 자신이 키우던 소를 데리고 농민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순락(53)씨(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이날 의성에서 자신이 키우던 소를 끌고 온 이순락(53.의성 다인면)씨는 "15년째 소를 키우고 있지만 오늘 이후로 키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소가 정치인보다 났다"고 소를 쓰다듬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및 공동대표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경상북도 김관용 도지사에게 3월 안으로 전달할 계획이고, 경상북도농민단체협의회 소속 안동지회는 14일 저녁 7시 안동 문화거리에서 "한미FTA 발효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농민 결의대회에 참가한 농민들(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농민 결의대회에 참가한 농민들(2012.3.1.4 새누리당 대구경북 시.도당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소 달구지에  FTA 통상교섭 본부장을 가두는 퍼포먼스를 하는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도지회 농민(2012.3.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소 달구지에 FTA 통상교섭 본부장을 가두는 퍼포먼스를 하는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도지회 농민(2012.3.14)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수습기자


한.미FTA발효중단 및 피해 대책 촉구 농민 결의대회
결 의 문

연이은 개방정책과 생산비 폭등과 기상이변, 한스러운 정부의 농수산물 가격 제어속에서 하루하루 피눈물을 흘리며, 절규하고 있는 농어업인의 한 맺힌 목소리가 청와대와 정부에는 정녕 들리지 않는 것인가

3월 15일 0시부로 발효되는 한미FTA는 미국에서는 미국법 아래에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국내법 위에 있는 법률적 지위와 래칫조항, 투자자 국가제소권, 미래의 최혜국 대우 등의 독소조항으로 미국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하고 있는 굴욕적이고 불평등한 매국협상, 퍼주기 협상이다.
또한 약값.의료비 폭등, 건강보험제도 파괴, 공기업민영화로 인한 공공요금과 물가상승, 중소기업과 동네상권이 줄줄이 도산되는 등 99% 서민의 삶을 초토화시키는 협상이다.
이처럼 망국협정 한미FTA 발효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99%의 희생으로 1%만을 위한 한미FTA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한미FTA로 인해 농어업의 피해는 삼척동자도 알 정도로 궤멸적 붕괴를 불러일으킬 농업말살협상이다.
경북의 경우 한우, 돼지, 사과 등 직간접 피해 품목의 최대 생산지라 그 피해액은 고스란히 농민,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처럼 농업의 피해가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놓은 농업분야 피해대책은 빈쭉정일뿐이다.
22조5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농업대책에 지원한다고 하지만 직접 피해보전은 겨우 1조3천억원뿐이며, 지원대책 또한 기존사업과 중복되는 사업이 한미FTA 보완대책으로 탈바꿈만 했을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농업인이 요구한 최소한의 핵심피해대책 요구사항 수용에는 감감무소식인채,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이 땅 농업농민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한미FTA를 발효하겠다는 것에 우리 농업인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한미FTA 발효를 즉각 중단하고 몰락해가는 농업?농민?농촌의 회생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 경북 50만 농업인들은 이번 “한미FTA 발효중단 및 대책마련 촉구 농민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총체적인 농정 난맥상과 농업?농업인의 위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더불어 6대 요구사항을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히 요구하며, 이를 반드시 관철시킴으로써 350만 농업인의 권익 수호에 앞장설 것임을 선언한다.

만약 50만 경북농업인의 준엄한 경고를 끝끝내 외면하고, 농업말살정책을 지속한다면, 짓밟힌 농심의 생존을 위한 결사의지로 총선과 대선을 통해 반드시 심판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우리의 요구-
1. 망국협상 한미FTA 발효 즉각 중단하라! 한미FTA 폐기하라!
2. FTA피해품목 재조사를 통해 농업인을 위한 피해대책 즉각 마련하라!
3. 농수축산정책자금 금리 1% 인하하고 상환기간 연장하라!
4. FTA수혜산업 재원의 농수산업 투자를 위한 농어업.농어촌 재투자 근거 법령을 제정하라!
5. 우리 농업 뿌리째 흔들 한중 FTA 추진 즉각 중단하라!
6.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제정으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가격상하한제 실시하라!


2012년 3월 14일

한미FTA 발효중단 및 대책마련 촉구 농민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한국농업경영인경상북도연합회, 농촌지도자 경북도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경북도연맹, 한국여성농업인경상북도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생활개선회경상북도연합회, 한국4H경상북도연합회, 전국새농민회경북도회, 농가주부모임경북도연합회, 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 한국낙농육우협회 경북도지회, 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도지회, 대한양돈협회 경북협의회, 친환경경북도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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