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보수성을 버려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종화 칼럼] "현장은 힘들다. 진보정치, 욕망을 내려놓는 혁신을"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재론하려니 내키지는 않지만 워낙 중요한 사안이니만큼 피해갈 도리가 없다. 통합진보당 이야기이다. 이는 진보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가 희망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처절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고, 끊임없이 민주주의에 대해 가슴으로부터 점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몇 개월전으로 시선을 옮겨보자. 민간인 불법사찰, 전국토의 토건현장화, 제주도 강정마을, 권력핵심의 각종 부정부패, 절차와 시스템이 붕괴된 정치와 행정 과정,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등. 현 정부 실정과 불통에 대한 분노와 총대선을 거치면서 건설하고자 하는 사회와 국가에 대한 희망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던 시기. 비록 총선의 결과가 기대에 못미쳤지만 선거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남은 기간 대선에 집중해야 할 시기. 간혹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 얘기들이 들리곤 했지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당연히 잘 해결할 것이라 믿었기에. 그렇지만 그 이후의 과정은 진보는 고사하고 반성도 성찰도 없는 욕망만을 보여주었다. 진보의 오래된 보수성이 드러났다.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당원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하는데, 의도하지 않은 피해와 망신창이가 된 진보의 정치를 비교하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수많은 싸움의 현장 그리고 사람들을 진보의 정치가 더욱 힘들게 한 것은 그 어떤 논리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수십년간 쌓아온 진보정치를 시궁창에 처박은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치열하게 논의해야할 국가비전에 대한 논의가 종북논란으로 치환된 매우 해괴한 상황에 놓여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종북문제를 거론하는 이 상황, 이는 정치 과정에 들여놓고 논쟁하고 정책화해야할 우리 사회의 비전논의가 일순간에 사라지게 했다.  시계를 20년전쯤으로 돌려놓은 이 상황은 누구의 책임일까?

 지금 이 시기에 해결해야할 많은 과제들이 정치의 현장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밀려난 만큼 그 싸움의 현장은 더욱 힘들고 어렵게 되었다.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시기를 놓쳐서 해결하지 못하게 될 과제들은 누가 해결할 것인가? 각자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 진보정치는 누구의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를 만들어가는 모두의 것이다. 반성과 성찰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욕망을 내려 놓는 혁신, 진보내의 보수성을 걷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나기위원회를 통한 뼈를 깎는 노력이 있다고 한다. 통합진보당 내부의 혁신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지난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한 10%의 유권자들, 통합진보당의 지지하고 있는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 있다. 진보정치에 존재하는 낡음과 보수성을 걷어내어야 한다.






[윤종화 칼럼 11]
윤종화 / 대구시민센터 상임이사.  yoonjjs@hanmail.net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