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민단체가 한미 연합군의 '2012년 을지연습'이 시작된 20일 "한반도 평화와 국민 생명 위협하는 전쟁 연습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경북진보연대>와 <6.15공동선언실천대구경북본부>는 8월 20일 오전 대구 남구 캠프워커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에는 전쟁을 바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는 남북과 동북아시아의 냉전적 대결구도를 격화시키는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lchi-Freedom Guardian:UFG)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을지연습에 대해 '방어적인 성격의 연습'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북한 정권 제거'를 목표로 하는 '작전계획 5027'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점령과 최고 지도부 생포를 목적으로 하는 대북침략 훈련"이라고 지적했다. 또,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 7개국 정예군과 한미군단, 함대, 비행단급 이상의 지휘부 5만6천여명도 참관하는 명백한 전쟁 연습"이라며 "이 훈련은 북.중.러 대 한.미.일 대립구도를 첨예하게 만들고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강행과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 시도, 미국 주도 MD(Missile Deffence) 체계 편입 등 한반도에 신냉전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정치, 외교, 군사적 대결구도는 결국 한국과 미국,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로 이어져 미국의 동북아 패권을 유지하는 것에 이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명박 정권을 향해 "앞에서는 남북평화를 운운하면서 뒤에서는 북한 정권 붕괴를 노리는 침략전쟁 연습을 하고 있다"며 "어떤 행위를 해도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때문에, 이들 단체는 ▷전쟁위기 가중시키는 을지연습 즉각 중단,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파탄 낸 이명박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전쟁이 아닌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대로 한미양국은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들 단체는 을지연습이 진행되는 20일부터 31일까지 12일 동안 캠프워커 후문에서 '을지연습 반대 1인 시위'에 들어 갈 예정이다. 첫날인 20일에는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이 1인 시위에 나섰다.
백현국 대구경북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사회적 문제에는 원인과 현상, 결과가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적 현상의 결과는 전쟁"이라며 "이런 위기를 몰고 온 것은 바로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6.25 전쟁으로 500만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나왔지만 미국은 그 이후에도 안보를 핑계로 남한에 주둔하며 남북 갈등을 심화시켰다"며 "자신들의 동북아 패권 유지를 위해 전쟁 연습을 하며 계속해서 전쟁위험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은 신자유주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위해 군산복합체를 통해 무기장사를 하고 있다"며 "을지연습도 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 위험을 안고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부분의 미국인이 하나님을 믿는다면 평화를 위해 을지연습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선우 대구경북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을지연습으로 '한반도를 수호하겠다'하면서 실제로는 북한 침략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지금, 키리졸브(Key Resolve)훈련과 이번 을지연습을 통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남북관계를 파탄 낸 것에 대해 북에 사과는커녕 이산가족 상봉을 요구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화는 단순한 행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이어, 천기창 대구경북민권연대 대표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상태에서 한국 정권의 가장 큰 임무는 평화를 관리하고 전쟁을 막는 것"이라며 "때문에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체결해 지난 10년 동안 평화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정권은 이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침략 연습을 통해 한반도를 전쟁 상황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국민 생명을 생각한다면 결코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천 대표는 지난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장교 함영식이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적들이 선불질을 해온다면 혁명강군은 연평도 불바다에는 비교도 안 될 불소나기를 들씌울 것'이라는 강경발언을 언급하며 "만약 실수라도 포탄이 북한 영토에 떨어지면 전쟁이 일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북한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을지연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석준 함께하는 대구청년회 대표도 "을지연습을 비롯한 각종 한미군사훈련은 한미일패권군산동맹 전략에 편승하는 것"이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통일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Ulchi-Freedom Guardian:UFG) 8월 20일부터 31일까지 12일동안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전국 시.군.구 행정기관과 민간업체가 함께 하는 범정부 훈련이다. 올해는 '함께해요 을지연습, 튼튼해요 국가안보'라는 슬로건 아래 3,600여 기관과 41만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20일에는 '국지도발대비훈련', 21-23일에는 '국가 총력 대응연습'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대구시의 133개 행정기관과 경찰, 민간업체도 이 연습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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