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28, 불의와 부정에 항거한 대구 시민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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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민주운동 53주년] 2.28기념회관 28일 개관...1960년 당시 8개교 교목도 심어


1960년 2.28 당시, 경북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 / 사진 출처.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1960년 2.28 당시, 경북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 / 사진 출처.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1960년 2월 28일, 일요일인 그날 수성천변에서는 야당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연설회가 계획되었다. 선거의 패배를 예감한 자유당 정부는 이성을 잃고 고교생인 어린 학생들이 유세장으로 몰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대구시내 공립 고등학교에 일요 등교를 지시했고 학교 당국은 온갖 핑계로 일요 등교를 강행했다. 학교에는 갑자기 임시시험을 친다고 했고, 단체 영화관람이나 토끼사냥을 간다는 핑계로 등교를 종용했다. 그러나, 이같은 자유당 정권의 간계를 간파한 학생들은 불의에 몸을 떨었고 그날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당국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이같은 자유당의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는 집회로 바꾸어 궐기했고 교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뛰쳐나왔다. 당시 인구가 밀집던 중앙통을 거쳐 경북도청과 대구시청, 자유당 경북도당사, 경북지사 관사 등을 돌며 자유당 정권의 악행을 규탄했다. 숱한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어 고통을 받았고 교사들도 모진 책임 추궁을 받았다.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2.28민주운동 자료 중에서)

53년 전 대구에서 일어난 2.28민주운동을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죽음을 각오하고 자유당 정권에 육탄으로 항거"했고, "관제 데모에만 동원되어 왔던 학생들이 처음으로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2.28의거는 광야를 태우는 한알의 불씨가 되어 들불처럼 번져갔고 3.15마산의거, 4.19대학생시위, 4.26 이승만대통령 하야로 이어져 마침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이나라 최초의 민권 민주주의 혁명을 완수했다"며 "2.28대구학생 민주의거는 가난과 독재, 불의와 부정에 항거한 대구 시민정신의 표출이었고 해방과 더불어 수입한 서양식 민주주의의 한국판을 선구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밝히고 있다.

2.28직후 대구학생들이 대구중앙로에서 시위하고 있는 모습 / 사진 출처.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2.28직후 대구학생들이 대구중앙로에서 시위하고 있는 모습 / 사진 출처.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4.19당시의 대구학생 데모(대구중앙로) / 사진 출처.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4.19당시의 대구학생 데모(대구중앙로) / 사진 출처.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대구 2.28민주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잇기 위한 2.28민주운동기념회관이 53년만에 대구에서 문을 연다.

기념회관은 명덕네거리 인근 명덕초등학교 터 1천25㎡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1층에는 2.28 당시의 역사적 사료와 체험관, 영상시설로 구성된 전시관과 전시실이, 2층과 3층은 열람실과 자료실을 갖춘 도서관이, 4층에는 청소년 교육장과 세미나실, 사무실이 들어섰다.

특히, 기념회관 건물 중앙 부분에는 두류공원에 있는 2.28기념탑 모형을 축소해 설치하고, 건물 앞부분에 설치된 모형탑을 받치고 있는 기단석을 한반도 모형으로 만들었다. 대구시는 "2.28정신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만든 정신운동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또, 기념회관 앞 화단에 기념동산을 조성하는 한편, 2.28민주운동에 참여한 대구지역 8개 고교의 상징성을 위해  이 학교의 교목인 느티나무(경북고, 대구농림고), 담쟁이넝쿨(사대부고), 향나무(경북여고), 소나무(대구고, 대구공고), 은행나무(대구상고, 대구여고)를 심고, 그 당시 회화나무 밑에서 2.28민주운동 참여 결의문을 낭독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회화나무도 심었다.

2.28민주운동기념회관 / 사진 제공. 대구시
2.28민주운동기념회관 / 사진 제공. 대구시

대구시에서는 앞으로 교육청의 학생 현장 체험학습과 연계해 2.28민주운동기념회관 견학을 실시하고, 골목투어 코스에 반영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삼성상회터→국채보상운동발상지(구 광문사)→박근혜 대통령생가터→2.28민주운동기념회관→국채보상운동기념회관으로이어지는 (가칭)'구국의 길' 탐방로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대구시와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1990년 2월에 당시 명덕네거리에 있던 2.28기념탑을 두류공원으로 확장 이전했고, 2003년 12월에는 중구 공평동에 있는 옛 중앙초등학교 터에 2.28기념공원을 조성했으며, 2005년 12월에는 2.28민주운동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2010년 2월 4일에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제2조 민주화운동의 정의에 2.28민주화운동의 정신이 반영돼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효시라는 점을 정부로부터 인정받기도 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민주화운동"이란 2·28대구민주화운동, 3·15의거, 4·19혁명, 부·마항쟁, 6·10항쟁 등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회복·신장시킨 활동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활동을 말한다

한편, 대구시와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공동의장 김범일,이광조)는 28일 오전 11시 대구 명덕초등학교 강당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28민주운동 53주년 기념식을 가진 뒤, 2.28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현판 제막을 비롯한 개관식을 갖는다.

사진 출처 /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사진 출처 /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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