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4개 대학 환경미화원 '총파업'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5.2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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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대가대 경일대 한의대, 2백여명 21일부터..."처우 개선" / 대학 "당장은 곤란"


경산 4개 대학 환경미화원들이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다.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대구한의대를 비롯한 4개 대학 환경미화원노조는 20일 경산시청 앞에서 파업투쟁 선포식을 갖고 "지난 한 달여간 대학 환경미화원들의 처우개선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당국과 경산시에 많은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형식적 대화와 답변으로 사태해결에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며 "결국 우리는 21일부터 전면적인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미화원 2백여명은 21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들어간다. 특히,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학별로 돌아가며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농성을 하고 23일 저녁에는 경산시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 문화제'를 연다. 또, 매일 경산시내에서 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환경미화원의 노동실태를 알리는 홍보물도 나눠줄 예정이다.  

"1일8시간임금, 점심밥값지급"(2013.5.20.경산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일8시간임금, 점심밥값지급"(2013.5.20.경산시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 8일 노조는 4개 대학과 청소용역업체 5곳을 상대로 대구지방노동청에 공동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10일과 15일에는 각 대학 실무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최종 조정일인 20일 오후까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모든 교섭이 결렬됐다. 때문에, 노조는 13일부터 16일까지 각 대학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자수 227명 가운데 93%인 211명이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는 파업 취지서를 통해 "조정신청에도 대학과 경산시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며 "대화로 해결하기를 거부한 채 미화원들을 파업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미화원의 처우개선은 용역업체의 문제가 아닌 원청인 대학당국이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고용과 정년(만67세) 보장 ▶하루 8시간 기본급과 연장근무 수당 ▶월 10만원 점심값 ▶설, 추석, 여름휴가 기본급의 50% 상여금 ▶노조 활동 보장을 촉구했다.

경산 4개 대학 환경미화원 파업 선포식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산 4개 대학 환경미화원 파업 선포식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대 미화원 현태늠씨는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했다. 대학이 미화원들의 피와 땀을 외면해선 안된다. 부당한 처우를 방치해선 안된다"고 했다. 경일대 환경미화원 박숙이씨는 "학교에 있는 9시간 중 점심시간 뺀 8시간만 임금으로 달라. 7년째 점심도 못 먹고 일했는데 밥값 좀 달라"고 호소했다.

권택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6일 일하고도 5일 근무한 사람보다 임금을 적게 받고 있다. 대학은 책임 전가를 멈추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선인 전국일반노조 의장은 "내일부터 총장님들께서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를 해봐야 미화원 심정을 이해한다"며 "빨리 처우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정부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대학이 시대 흐름을 역행해선 안된다. 8시간 임금 줘야 한다. 사람같이 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대구대 미화원 현태늠씨, 경일대 환경미화원 박숙이씨, 권택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 이선인 전국일반노조 의장,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대구대 미화원 현태늠씨, 경일대 환경미화원 박숙이씨, 권택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 이선인 전국일반노조 의장,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대학 측은 "재정이 열악해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없고 계약 당사자는 업체"라고 반박했다.

대구대 관재팀 담당자는 "재정 상태가 열악하다"며 "모든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부담스럽다. 당장 상여금과 식대비를 지급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답했다. 또, "업체가 고용주이기 때문에 대학은 노조와 직접 교섭하지 않을 것"이라며 "요구조건을 하나라도 안들어주면 어떤 안도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개선치 않으면 파업은 장기화 될 것이다. 파업 과정을 보고 교섭 참여 유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총무행정팀 담당자도 "처우개선에만 6억원이 든다. 부담스럽다"고 했다. 또, "예산 계획은 이미 마무리됐다. 갑자기 변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 계약 당사자도 대학이 아닌 업체"라며 "노조가 조금만 양보하면 학교도 처우개선을 위해 힘쓰겠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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