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없는 대구..."우리 목소리 들어주세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12.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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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700여명 '인권보장 10대 요구' / "두발자유, 야자ㆍ강제보충학습 폐지, 무상급식"


대구지역 청소년들은 인권보장을 위해 대구교육에서 바뀌어야 할 첫 번째로 두발과 복장 자유를 꼽았다. 또,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통한 자율시간 보장과 화장실 온수, 냉난방시설 사용, 노후시설 교체 등 기본 학교생활 보장, 무상급식, 성적차별・체벌 금지도 인권 보장을 위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 인권동아리 '청소년인권광장 S.A.M(쌈)'>은 13일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청소년 교육제안프로젝트 청소년인권보장 10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학생 30명이 참석했고, 전교조 대구지부와 인권운동연대 등 17개 시민단체가 동참했다.

'대구 청소년인권보장 10대 요구안'(2013.12.13.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청소년인권보장 10대 요구안'(2013.12.13.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지난 10월 12일~11월 4일까지 대구지역 중・고교 일대와 동성로 등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에게 보낼 교육제안엽서모으기운동을 벌였다. 주제는 '대구교육에서 청소년인권보장을 위해 바뀌어야 하는 점'으로 학생 1,704명이 참여해 2,347개 제안이 나왔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제안한 10개 요구를 내년 3월 대구교육청에 전달하고 "교육정책에 반영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 14일 오후 2시에는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10대 요구안을 홍보하는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10대 요구안을 보면, ▶두발과 복장의 자유를 통한 개성실현 권리(602명)를 가장 많이 꼽았고, ▶등교시간과 방학기간 연장, 수면시간 등의 청소년 자율시간 보장(329명)을 두 번째로 많이 요구했다. 또, ▶야간자율학습과 강제보충학습, 방과 후 학교 등 모든 강제학습 폐지(309명), ▶화장실 휴지와 온수공급, 냉난방기 사용, 책걸상을 포함한 노후한 학교시설 수리, 장애인시설 보완 등 기본적인 학교생활 보장(223명), ▶위생적이고 안전한 급식을 무상으로 먹을 권리(136명)도 제안했다.

이어, ▶줄세우기식 시험 폐지(124명)와 ▶성적을 비롯한 나이, 성별, 신체특징, 가정환경으로 인한 모든 차별금지(91명), ▶휴대폰 압수 중단(66명), ▶신체와 언어를 통한 폭력 등 모든 체벌금지(57명), ▶교과서 공부 이외의 다양한 동아리, 자치활동 지원(30명)도 10대 요구안에 포함됐다. 이 밖에, 역사교육강화, 명찰착용반대, 화장실 자유이용, 주입식교육 중단, 사교육 금지, 교육비 인하, 성적공개 금지도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해 대구교육에서 바뀌어야할 것들로 꼽았다.

'10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2013.12.13.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10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2013.12.13.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다른 지역은 청소년 인권을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고 있지만 대구는 법적효력 없는 대구교육권리헌장이 고작"이라며 "특히 지난해 많은 대구지역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대구는 여전히 청소년 인권 볼모지"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청소년 인권 향상을 위해 우동기 교육감은 하루 빨리 우리 목소리에 귀 기울여 요구안을 대구교육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윤경 반딧불이 활동가는 "학생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누려야 하지만 대구 청소년들은 여전히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이번 요구안을 통해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교육청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위생적이고 맛있는 급식"을 요구하는 청소년(2013.12.13.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위생적이고 맛있는 급식"을 요구하는 청소년(2013.12.13.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주희 반딧불이 사무국장은 "청소년 하루는 학교에서 시작해 학교에서 끝나지만 통제와 차별 속에 고통받고 있다"며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가게 하는 것은 정말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비판했다. "우동기 교육감이 진심으로 학생 인권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구 Y중학교 3학년 김모(16)양은 "어른들에게는 큰 고민이 아니겠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절실한 요구"라며 "제발 우동기 교육감이 우리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대구교육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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