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공사방해금지 판결...삼평리 주민들 "끝까지 막을 것"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02.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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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청도 주민 등 23명에게 "공사 방해시 1인 1일 20만원 지급" / 대책위 "부당한 결정, 불복종"


대구지방법원이 한국전력공사가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등 23명에 대해 낸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부당한 결정"이라며 "공사를 계속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송전탑반대주민대책위원회',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를 포함한 대구경북 39개 단체가 참여하는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한전과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대구지방법원을 규탄한다"며 "대책위는 이 같은 부당한 결정에 불복종하고 앞으로도 송전탑 공사를 계속해서 막을 것"이라고 했다.

또, "법을 어기고 인권을 유린한 것은 주민이 아닌 송전탑 공사를 강행해 주민 생존권과 마을공동체 평화를 짓밟은 한전"이라며 "대책위는 일방적으로 한전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고 전국의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단체들과 연대해 송전탑 공사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고시문 / 사진.대책위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고시문 / 사진.대책위

대책위는 이와 관련해 25일 오후 2시에는 대구 중구 한국전력공사 대경개발지사 앞에서 한전과 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반월당 네거리에서 박근혜 정권 1년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의 국민총파업 민중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내달 1일 오후 2시에는 삼평리 버스정류장에서 '삼평리의 평화를 위한 대동 장승굿' 행사를 열어 "국가폭력 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구지법은 지난해 11월 한전 대경개발지사가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17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6명 등 모두 23명을 상대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대해 "공사에 동원되는 차량, 중기, 인부 등의 교통로를 막는 것과 철탑부지 또는 철탑부지로 가기 위한 진입로, 작업장에 출입하는 것 모두 공사방해행위"라며 "진입로를 막는 등 공사 방해 행위시 1명당 1일 20만원을 지급하라"고 17일 판결했다.

청도 주민 조봉연 할머니가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법원에 낸 편지 / 사진.대책위
청도 주민 조봉연 할머니가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법원에 낸 편지 / 사진.대책위

이보나(25.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 대책위 상황실장은 "한전은 송전탑 공사 강행을 위해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삼평리 주민들을 폭행하는 등 공사과정에서 위법을 저질렀다. 하지만, 법원은 일방적으로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며 "대책위는 이 같은 부당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한전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은 대책위 손발을 묶는 것"이라며 "공사를 강행하려는 한전도, 한전에 면죄부를 준 법원도 주민 의지를 꺾을 순 없다. 끝까지 주민과 함께 송전탑 공사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지난 2012년 9월부터 삼평리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송전탑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전체 3기(22~24호) 가운데 2기는 이미 송전탑을 세워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이후 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대가 거세져 23호기 1기는 2년째 공사를 멈춘 상태다. 지난해 10월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되면서 한전은 삼평리에서도 다시 공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밀양 반대 여론 심화로 공사가 지연돼 삼평리 공사도 중단됐다. 현재 대책위는 공사장 주변에 천막을 치고 2년째 "공사 중단"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책없는 철탑 공사 피눈물이 흐른다'(2012.7.13.삼평리 송전탑 공사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책없는 철탑 공사 피눈물이 흐른다'(2012.7.13.삼평리 송전탑 공사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전탑 공사 중단" 1백배 중인 청도 주민(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전탑 공사 중단" 1백배 중인 청도 주민(2013.10.1.한전 대경개발지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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