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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은 이렇습니다. 여러분!!
권준희 /『한국탈핵』(김익중 저 | 한티재 | 2013.11)
2013년 11월 08일 (금) 18:53:01 평화뉴스 pnnews@pn.or.kr

핵발전은 어렵다.


핵연료와 방사성물질 원소 기호인 우라늄235, 플루토늄239, 삼중수소, 세슘, 요오드131, 스트론튬90 같은 물질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가 없었다면 아마 들어보지 못했을 이름이다. 그리고 단순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핵발전소 내부구조는 일반 시민들이 더욱 접근하기 힘들다. 비등수형 경수로(BWR), 가압형 경수로(PWR), 고속증식로 같은 용어는 사람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

그나마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일본산 수입 먹거리와 제품에 대한 내용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되고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알 수 없고 들죽날죽한 피폭량 기준 또한 믿기 어렵다.

올 여름은 정말 더웠다.


봄부터 연일 터져 나오는 한수원의 비리와 부패, 각종 불량부품과 시험성적서 위조, 인사청탁 등 핵발전 산업계와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국가기관과의 추접한 커넥션이 까발려 졌고, 뇌물수수, 마약관련 범죄 등으로 전투기로 충격실험을 해도 안전하다는 콘크리트 장벽 안은 이미 썩을 대로 썩어 있다는 것이 증명됐지만 언론은 오로지 전력대란이 올 수 있으니 핵발전은 유지, 증대되어야 한다는 협박으로 일관했다.

정말 핵발전이 멈추면 엄청난 전력대란이 올까, 그래서 당장 모든 공장이 멈추고 일상 생활마저 마비되어 버리는 걸까, 핵발전은 안전할까, 우리도 후쿠시마처럼 되지는 않을까,

정부는 이렇게 말했다.

‘안전하다.’ ‘핵발전소 주변 주민의 암 발생 증가와 돌연사는 핵발전과 관련 없다.’ ‘후쿠시마에서 유출된 방사능은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괜히 수입산 먹거리가 안전하지 않다는 방사능 괴담을 퍼뜨리는 자는 강력히 대응하겠다.’ 그리고 일관되게 핵발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 『한국탈핵–대한민국 모든 시민들을 위한 탈핵 교과서』(김익중 저 | 한티재 | 2013.11)
핵발전을 유지·확대하는 견고한 삼각동맹을 흔히 ‘핵마피아’라고 부른다. 정치권과 관련부처(산업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유관기관, 대학, 언론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인데 이들은 어마어마한 핵발전 이권을 둘러싸고 있는 방패막이이자 핵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내는 집단이다. 전문성을 앞세워 이성과 상식, 그리고 기술적 윤리의식에 기반한 합리적인 비판을 늘 비전문적인 집단,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몰이해에서 오는 망상쯤으로 치부해 버린다.

이들이 가진 돈과 힘은 막강해서 핵발전에 관한 진실을 끊임없이 은폐, 축소하며 핵발전에 관한 맹신을 조장하는 인맥을 확대해 나간다.

그런 면에서 이들은 마피아이면서 동시에 지독한 페티시스트(Fetishist)들이다.

핵마피아

심리학에서 페티시(Fetish) 또는 페티시즘(Fetishism)은 ‘물건 또는 성적 부위가 아닌 인체 부위에 접촉함으로써 성적 감정을 느끼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성적 도착증의 일종’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정신분석학에서는 ‘마술적 힘을 지녔다고 믿는 물건, 물질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 또는 숭배’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흔히 성적만족을 얻기 위해서 비성적인 물건, 신체의 특정 부위에 집착하는 정신 상태를 지칭하는 페티시즘은 단순히 성적 판타지뿐만 아니라 인간, 즉 주체가 어떤 대상에 대해 비이성적 관계를 형성하거나 또는 그 대상에 대한 맹신과 복종,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이 뒤섞인 일종의 분열이다.

애당초 이들에게 핵발전이 초래할 근원적 재앙을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번 달에 발표될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을 보면 2035년 까지 핵발전의 비율을 종전 26%에서 29%까지 높이겠다는 것으로 핵발전 확대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가 담겨있는데 따지고 보면, 국가와 권력은 늘 이권과 이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탐욕의 편이었다.

그러나 이권과 탐욕의 대상이 유독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물질, 핵이 되는 이유는 뭘까? 핵에 대한 집착과 맹신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마도 오랫동안 내·외부를 통해 침투한 방사성물질이 만들어낸 가슴속의 괴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밀양과 청도에서는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70, 80대 노인들의 목숨을 건 송전탑건설 반대 투쟁이 열악한 환경에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1월 차디찬 새벽 도심테러리스트로 내몰린 세입자들이 산채로 철거당하고 화마에 휩쓸려간 용산은 이제 기억에서 지워버려도 될까?

이쯤에서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누가 반사회적인 인간이며, 이 사회를 혼란과 재앙의 구렁으로 몰아가는 외부세력은 누구인가? 그리고 핵발전의 진실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민주적인 요구를 괴멸하는 권력의 만행에 맞서고 무기력감을 벗어 던지는 길은 무엇일까?

"한국, 탈핵은 가능하며, 세계가 이미 그 길로 가고 있다."

   
▲ 김익중(동국대 의대 교수)
김익중 교수의 ‘한국탈핵’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정신병까지 앓고” 있는 기득권 세력에 맞설 수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 쉽고 명쾌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이미 늦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가까이 우리가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상식과 양심 -원자력은 위험하며, 비경제적이며, 반환경적이며,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며, 무지의 상징이며, 세계 에너지 산업 동향과는 정반대 방향- 임을 증명한다.

특히, “후쿠시마 핵발전사고 이후 독일,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외 많은 나라들이 탈핵선언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는 이제 세계의 보편적 추세가 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미국, 프랑스, 캐나다, 중국 같은 고질적인 찬핵국가에서 조차도 후쿠시마 핵발전사고가 일어난 동안 신규원전 건설과 노후원전 수명연장은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핵의 성질, 핵발전소의 구조와 함께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원인에 대한 분석은 왜 우리가 핵발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지 분명하게 한다. “핵사고 국가들의 공통점 1. 원전개수가 많다(핵사고 확률의 계산에 의한 추론은 너무 간명하다), 2. 노후원전(원전 밀집도를 포함)”으로 압축된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핵심은 “원자력은 사양산업이다” 라는 것이다. 이는 세계원전산업이 어떤 식으로 변화해 갈 것인지 다양한 자료와 정보들로부터 얻은 결론으로 “세계 원전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것을 짐작하는데 중요한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1. 가파르게 증가하던 세계 원전 개수는 지난 25년간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2. 유럽은 지난 25년간 원전 개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었고,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3.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한 미국은 지난 30년간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고, 그 영향으로 미국의 원전 개수는 조금씩 줄고 있거나 변화가 없다.
4. 전체적으로 선진국은 꾸준히 줄여왔고, 개발도상국은 꾸준히 건설해 왔지만 세계 원전 전체 개수는 증가하지 않았다. 즉, 원전은 선진국은 서서히 손을 떼고 있고, 개도국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산업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적으로 성장이 멈춘 그런 산업임을 알 수 있다. -중략- 필자의 판단에 의하면 원자력은 사양산업이다.”


한국탈핵은 핵발전으로부터 우리 스스로 안전과 행복을 누릴 희망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기득권에 억눌리고 가려졌던 양심과 진실의 회복을 가능하게 해주는 강력한 지침서이다. 엉터리 역사를 주입하는 교과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을 위한, 모든 시민이 함께 가는 탈핵의 길에 옆구리에 꼭 끼고 있어야 할 우리 교과서다.
김익중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책 속의 길] 113
권준희 / 탈핵 팟케스트 비바핵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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