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사업', 최근 7년간 '혈세' 1,35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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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의원 분석 / 내년 예산 403억원 편성, 구미시 7년간 881억원..."성역화, 지나치다"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관련 예산이 최근 7년동안 1,35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도 관련 예산이 한해 전보다 두 배이상 많은 403억원이 편성됐고, 이 가운데 대부분인 379억원이 박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시에 집중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민희(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박 전 대통령 관련 예산을 분석한 결과, 2009년부터 2015년도까지 최근 7년간 1,356억5천만원이 집행됐거나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연도별로 보면,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285억원과 239억원이 집행됐으며, 2011년에는 142억원, 2012년 190억원, 2013년 147억원, 2014년에는 134억원으로 조금 줄었으나, 2015년도 예산은 한 해전보다 두 배이상 많은 40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경북 구미시는 최근 7년동안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시 예산 881억원을 썼거나 편성했는데, 이는 연 평균 126억원 꼴로 구미시의 1년 전체 예산 1조2천억원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료. 최민희 의원
자료. 최민희 의원

구미시는 286억원을 들여 2013년에 완공한 '박 전 대통령 생가 공원화사업'을 비롯해 2013년 개관한 '민족중흥관 사업'에 65억원, 888억원을 들여 2017년에 완공할 예정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사업'을 포함해 대구모 기념사업을 구미시나 경상북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해마다 박 전 대통령 탄신제, 추모제, 정수대전을 비롯한 기념행사도 열고 있다. 구미시는 문화예술담당관실 내에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담당부서를 별도로 둬 5명의 공무원이 관련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시 상모동 일대에는 생가 공원화, 민족중흥관 건립,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사업이 연이어 추진돼 가히 성역화 사업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이 세 가지 사업에 투입된 총 예산은 1,239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구미시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박정희 대통령' 홈페이지
구미시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 박정희 대통령' 홈페이지

구미시 뿐 아니라 청도군, 포항시, 강원도 철원군를 비롯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나서고 있다.

최민희 의원의 분석 자료를 보면, 경북 청도군은 총사업비 95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시범단지 가꾸기 사업'을 벌였고, 포항시는 42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체험공원'을 조성했다. 청도군 사업에 지원된 국비는 45억원, 포항시에 지원된 국비는 21억원으로 총사업비의 절반가량을 국가가 부담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전역기념비가 있는 강원도 철원의 군탄공원도 총사업비 40억원을 들여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가운데 27억원이 국비로 충당된다.

박 전 대통령 뿐 아니라 육영수 여사 기념사업도 시행됐는데, 충북 옥천군은 지난 2005년부터 총사업비 37억5천만원을 들여 생가 복원사업을 추진해 2010년 완공했다. 옥천군은 육영수 여사 생가의 운영·관리비와 시설비로 매년 1억원 내외의 예산을 쓰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이미 서울 상암동에 국비 208억원을 지원해 2011년 완공한 박정희대통령 기념도서관이 있는데도 대규모 기념사업이 끊이지 않고 1,350여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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