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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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과 진보・보수 화합 전기 마련" / 진보진영 "박대통령 사과 우선, 선거마케팅 위험"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예비후보의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 공약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부겸 예비후보는 "영ㆍ호남과 진보ㆍ보수의 화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반면, 진보진영은 "보수세력 표를 얻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김부겸 예비후보는 24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가진 6.4지방선거 출마선언에서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역사적 화해"를 강조하면서 "대구에 박정희컨벤션센터를 지어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와 교류하며 두 지역의 발전과 통일시대를 여는 선두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예비후보(2014.3.24 대구 서문시장)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김부겸 예비후보(2014.3.24 대구 서문시장) / 사진.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이어 25일에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정부와 협력해 경북도청 후적지(약 5만평) 일부에 김대중컨벤션센터(지상4층, 지하1층)와 비슷한 규모로 지어 "박정희 대통령의 위민정신을 살리겠다"는 요지였다. 또 기존 대구엑스코를 박정희컨벤션센터로 이름을 바꾸거나 엑스코를 비롯한 기존 시설과 연계방안도 추진해 "대구 MICE산업의 핵심"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로,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이 회의나 포상관광, 각종 전시·박람회 등 복합적인 산업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 '비즈니스 관광(BT)'이라고도 불린다)

김 예비후보는 "영남과 호남지역, 보수와 진보세력 간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역사적 화해"와 "두 지역과 세력의 화합으로 통일 에너지를 집약시켜 국가 발전과 통일의 전기 마련"이라고 거듭 취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대구지역의 진보단체와 정당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4.9인혁열사계승사업회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를 포함한 6개 단체는 25일 성명을 내고 "영호남 교류를 통한 화해의 진정성을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박정희 유신독재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라며 "이런 연후에 화해와 상생도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마케팅의 일환이라면 더욱 위험하다"며 "일각에서 유행하는 '박정희 마케팅'을 흉내내는가"라고 꼬집었다. 최근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구미시를 '박정희시'로, 김천역을 '박정희역'으로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잇따라 내세운 점을 빗댄 말이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785억원을 들여 2005년 완공했다. / 사진. 김대중컨벤션센터 홈페이지
김대중컨벤션센터.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785억원을 들여 2005년 완공했다. / 사진. 김대중컨벤션센터 홈페이지

또 "박정희컨벤션센터를 이슈로 삼아 색깔논쟁을 벗어나고 보수세력에게 표를 얻겠다는 순진한 발상이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맞다"면서 "대구지역 보수세력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한편,  "전시행정의 대명사인 박정희컨벤션센터의 건설 주장을 중단하고, '인권과 민주주의 전당' 건설을 우선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슈거리를 만들어서 시선을 끌겠다는 의도이거나, 지역의 정서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단순히 표심에 기댄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개혁세력이 무조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 생각하고 지역 정서만 의식하는 것이 '새정치'인가 묻고 싶다"며 "김 후보는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걱정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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