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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녹조라떼로 점령된 낙동강, 수문을 열어라!
수자원공사, 그들의 신기한 녹조제거법...'보' 수문 열어 강 흐름 되찾는 게 우선이다
2015년 06월 10일 (수) 10:31:51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6월 8일 오후 2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낙동강 도동나루터 앞에서 모터보트 한 대가 열심히 강을 휘젓고 있다. 가만히 보니 수자원공사 합천창녕보 마크가 찍혀 있다. 그랬다. 수자원공사의 모터보트는 열심히 강 표면에 뜬 녹색 띠를 흩어버리기 위해 배를 이리저리 휘젓고 있었고, 그 행위를 계속해서 반복했다.

   
▲ 수자원공사식 녹조제거법? 수자원공사는 녹조 띠를 제거하기 위해서 모터보트를 타고 녹조가 핀 강 위를 이리저리 휘젓고 있다. 이런 장면을 일러 "눈 가리고 아웅한다"고 할 것이다.ⓒ 정수근

그러나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으로 보였다. 녹색 띠는 이미 온 강 전체를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녹색 띠를 흩어봤자 다른 곳에 다시 녹색 띠가 형성되는 것이 마치 여기를 치면 저기서 두더지가 올라오는 두더지게임을 보는 것 같았다. 이것이 수자원공사 식의 녹조 대응책이란 것이다. 강물 표면에만 녹조 띠가 보이지 않으면 된다는 발상. 그러나 그런다고 녹조가 사라진 것일까? 아니다. 조금 있으면 다시 피어난다. 더 맹렬히. 

4년 연속 녹조라떼 낙동강

그랬다. 낙동강에서 녹조현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마치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낙동강이 온통 녹색 띠로 뒤덮였다. 이른바 ‘녹조라떼’ 현상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2012년 4대강 보 담수 이후 매년 초여름만 되면 찾아오는 연례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된 것이다.

낙동강이 ‘녹조라떼’의 배양소가 된 듯 온통 초록으로 뒤덮여 주변 산의 색과 강물의 색이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8일 필자는 달성보 상류인 고령교 부근에서부터 달성보 하류인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를 지나 우곡교 상류까지 짙은 녹조 띠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4년 연속 녹조라떼요, 초여름만 되면 반복되는 이상 현상이 찾아온 것이다.

   
▲ 고령교 아래 낙동강변을 점령한 녹조라떼 ⓒ 정수근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가? 하천학자들과 환경단체에서는 강의 유속에 주목하고 있다. 녹조현상이 일어나려면 몇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조류의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인과 질소 같은 오염원), 수온 그리고 강물의 느린 유속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 영양염류와 수온은 매년 거의 큰 변동이 없고,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단 하나의 조건, 바로 유속을 변화시켜보는 것이다. 보의 수문을 열어서 강이 예전처럼 흐르도록 해 유속을 변화시켜 보는 것이다. 이것은 가장 간단한 처방이고 언제든 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백재호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20~30배 느려진 유속이 녹조라떼 배양

환경부도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지금 낙동강의 유속은 4대강사업 이전의 대략 5배로 느려졌다고 한다. 9일 환경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4대강사업 전의 유속은 지금의 5배로 빨랐다고 한다. 그러나 자료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4대강사업의 핵심 구간들인 보와 보 사이의 유속은 20배, 30배가 느려졌다. 거의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정도로.

   
▲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도동서원 앞 낙동강 전체가 녹색의 녹조 띠로 뒤덮혔다. ⓒ 정수근

따라서 녹조 관련 환경단체의 주장은 더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대로 수문을 열어 강의 흐름만 되찾아주면 적어도 녹조라떼 현상은 제거된다는 것이 아닌가? “이 간단하고 손쉬운 녹조라떼 제거 방법을 두고 수자원공사는 도대체 왜 이 처방을 따르지 않는가?”

이 단순하고도 손쉬운 처방을 따르지 않은 결과가 4년 연속 녹조라떼인 것이다. 그런데 녹조라떼는 무서운 결과를 동반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낙동강 녹조현상이 무서운 이유는 맹독성 물질을 함유한 남조류가 대량증식하기 때문이고 그 독성 남조류가 대량증식하는 낙동강은 바로 1,300만 경상도민의 식수원이기 때문이다. 경상도민의 식수원 낙동강에 독성물질을 함유한 남조류가 대량 증식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경상도민들은 먹는물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2015년판 녹조라떼 ⓒ 정수근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매년 초여름부터 시작해서 늦가을까지 이어지는, 이제는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이 위험한 이상 현상, 이제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됐다. 지난 3년 동안 환경부에서는 조류제거제를 투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다 써봤다. 그렇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조류의 대량 증식 현상은 결코 막을 수 없었다. 

그러니 이제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그 단순한 처방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더 이상 낙동강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고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 더 나아가 보를 해체하는 ‘4대강 재자연화’ 논의의 장에 즉시 나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강이 살고, 물고기를 비롯 뭇생명의 살고, 인간이 사는 길이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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