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10.17 목 19:10
> 뉴스 > 환경/문화 | 4대강사업
   
낙동강, 끊임없이 무너지고 있다
[르포] 칠곡보에서 달성보 / 쓰레기와 측방침식, 4대강 재자연화 시급하다
2014년 09월 01일 (월) 10:13:12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쓰레기 칠곡보

늦장마가 지난 뒤 나가본 낙동강의 모습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경북에는 경남과 달리 그리 큰비가 오지 않아 설마했지만, 4대강 보로 인해 장마가 지난 뒤면 어김없이 나타났던 부작용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번 비로 보의 수문까지 모두 열었으니 보아래 강바닥은 또 얼마나 침식과 세굴을 반복할지 걱정입니다.

   
▲ 칠곡보 수문에 걸린 각종 쓰레기들. 이른바 생태공원인 둔치에 버려둔 쓰레기와 죽은 잡초 등이 떠내려 와 보에 걸려 있다. ⓒ 정수근

열흘 정도 계속 된 늦 장맛비가 갠 지난 27일 낙동강 칠곡보에서부터 달성보까지 자전거를 타고 돌아봤습니다. 맨먼저 들른 칠곡보에서부터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낙동강 둔치에 이른바 생태공원, 오토캠핑장을 만들어두니 그곳에서 널려 있었던 쓰레기들과 잡초 등이 빗물에 쓸려와 칠곡보에 거대한 쓰레기더미를 만든 것입니다. '쓰레기 칠곡보'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칠곡보를 뒤로 하고 아래로 내려가 왜관읍 금남리 낙동강변에선 거대한 ‘나무 무덤’을 만나게 됩니다. 4대강사업 전 빽빽한 버드나무군락이 장관을 이뤘던 이곳이 지금은 거대한 나무 무덤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강정고령보 담수 이후에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자 물에 잠긴 채 수장당한 버느나무군락입니다. 무책임한 정부에 의해 수장당한 세월호 아이들을 닮았습니다.

   
▲ 아름다웠던 왜관읍 금남리 버드나무군락이 강정고령보 담수 이후 오른 강수위로 수장당한 채 고사해버렸다. 거대한 나무 무덤이다.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처이기도 한 숲이 사라진 것이다. ⓒ 정수근
   
▲ 거대한 나무무덤. 4대강 보는 낙동강 곳곳에 이렇게 거대한 나무 무덤을 만들어놓았다. ⓒ 정수근

거대한 나무 무덤과 위험한 자전거도로

조금 더 내려가다보니 자전거길이 위험합니다. 오른쪽 사면이 심각하게 무너져내렸습니다. 긴급히 방수포를 덮어뒀지만, 너무나 위태로운 모습입니다. 4대강 자전거길 바람을 타고 많은 이들이 지나가는 자전거길인데 자칫 무너져 내리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모습입니다. 위험천만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이곳은 자전거길이 들어서서는 안되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강이 휘어지는 곳으로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세차게 흘러가면 거센 강물이 들이치는 이른바 ‘공격사면’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침식이 심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곳이지요. 이런 곳에 자전거길을 만들어놓으니 무너져 내릴 수밖에요.

   
▲ 측방침식으로 무너진 사면으로 위험해진 4대강 자전거길.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이 자전거길은 폐쇄하는 것이 옳다. ⓒ 정수근
   
▲ 측방침식으로 무너진 사면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 정수근

환경단체의 거듭된 문제제기에 국토부는 긴급히 보수공사를 했습니다. 이른바 저수호안공사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공사를 어떻게 한 것인지 또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수십억의 공사비를 들여, 그나마 수장 신세를 면해 살아남은 아름드리 버느나무까지 다 베어내고 공사를 했지만 다시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국민혈세와 수십년은 살았을 버드나무들만 애꿏은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침식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곳에 자전거길을 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그러니 이 자전거길은 폐쇄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아니면 강정고령보의 수문을 열어 강 수위를 낮추어 이런 문제가 원천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하던가요.

   
▲ 측방침식으로 무너진 자전거도로를 응급복구한 모습. 그리고 그 오른쪽에 더이상의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침식방지용 저수호안공사를 수억을 들여 공사를 해둔 모습. ⓒ 정수근
   
▲ 측방침식을 막기 위한 호안공사를 벌이기 위해 그나마 살아있던 아름드리 버드나무군락마저 다 베어버렸다. 국민혈세와 아름드리 버드나무만 다 죽인 셈이다. ⓒ 정수근

생태공원 아닌 잡초공원

자전거길을 따라 가면 만나게 되는 이른바 생태공원들은 이미 잡초들이 다 점령을 해서 생태공원이 아니라 잡초공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자연 둔치를 인공의 공원으로 만들자 그 틈을 비집고 망초, 가시박 등의 외래종 식물들이 우점해서 하천변을 가파르게 뒤덮고 있습니다. 물억새가 장관을 이루던 우리하천의 아름다움이 하루아침에 망가져버린 것입니다.

또 지자체에선 곳곳에 야구장과 체육시설마저 조성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농사를 지으며 야생과 공존을 도모했던 이 하천부지가 도심의 하천에 익숙하게 보게 되는 인공 공원의 모습으로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낙동강입니다. 매년 여름만 되면 큰물이 지는 낙동강에서 이런 시설물들이 과연 온전할 수 있을까요?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다른 무엇보다 국민혈세가 줄줄 새어나가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납니다.

   
▲ 이른바 생태공원이 거대한 잡초공원으로 방치돼 있다. ⓒ 정수근
   
▲ 생태공원에 조성된 야구장. 큰물이 지면 강물로 뒤덮이는 하천 둔치에 이런 시설물이 유지될 수 있을까? ⓒ 정수근

달성보도 수문을 모두 열었습니다. 2012년 여름 수문을 완전히 열어젖힌 달성보에서 그후 하천 바닥의 심각한 세굴현상으로 얼마나 많은 복구비가 들었던가요? 올해도 수문을 열었으니, 또 얼마나 심각한 세굴현상과 파이핑 현상이 일어날지 걱정입니다.

소수력발전소는 무슨 고장인지 정지해 있고, 힘차게 강물이 흘러나와야 할 곳에는 주검으로 떠오른 큰 잉어 한마리가 낙동강의 바뀐 환경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칠곡보 물고기 떼죽음 사태가 비단 칠곡보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지요. 낙동강변을 거닐다보면 수시로 만나게 되는 것이 물고기 사체입니다. 특히 붕어와 잉어들까지 죽어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교적 더러운 4~5급수에서도 사는 잉어와 붕어마저 떠오른다는 것은 낙동강의 수질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4-5급수에도서 살아가는 잉어와 붕어들마저 죽어나고 있는 낙동강. 물고기들도 살 수 없는 낙동강에 인간들도 살 수 없다. ⓒ 정수근

4대강 철저검증, 약속을 지켜주세요

달성보 직하류 1.5킬로 지점에서 낙동강에 합수되는 용호천은 이전에 역행침식이 강하게 일어났던 곳입니다. 4대강사업 전 폭이 20미터 내외였던 이곳이 지금은 50미터가 넘을 정도로 그 폭이 넓어져버렸습니다. 바로 역행침식에 띠른 부작용 때문인데, 해마다 반복되는 그 심각한 부작용을 막고자 지금은 양쪽 제방의 측면을 돌망태로 완전히 도배를 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안전할까요? 이미 역행침식의 흔적은 5번 국도가 지나가는 사촌교라는 교량에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사촌교를 받치고 있는 옹벽의 균열이 점점 벌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칠곡보에서부터 달성보까지 둘러본 낙동강은 이번 비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었습니다. 그 이전의 안전한 낙동강이 더 위험하고 불안한 낙동강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들였지만, 비만 오면 더 위험하고 불안한 낙동강이 돼버린 것입니다. 하루빨리 4대강 재자연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 역행침식으로 용호천을 지나는 교량 사촌교를 받치고 있는 옹벽까지 균열이 간 채 벌어져 있다. ⓒ 정수근
   
▲ 강정고령보 상류의 지천을 연결하는 작은 교량도 역행침식으로 위태로운 모습을 한 채 방치돼 있다. ⓒ 정수근

박근혜 대통령님, 보이시나요? 4대강이 하루하루 망가지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4대강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약속은 왜 안 지키시나요? 4대강사업은 심각한 범죄행위임이 하루하루 밝혀 지고 있습니다. 왜 이 심각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자들을 단죄하지 않습니까?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그래서 강이 흘러야 하는 것이 만고의 진리인 것처럼,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정의가 흐르는 대한민국을 희망합니다. 약속을 지켜주세요. 제발.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관련기사
· 뻘밭으로 변한 '낙동강'...큰빗이끼벌레에 청태까지· 낙동강 '칠곡보' 물고기 4백여마리 집단폐사, 왜?
· 국보급 하천 '내성천'에 다시 찾아온 위기· 천혜 자연 '내성천'에 인공제방・공원?..."제2의 4대강사업"
· 아름다운 내성천, '4대강' 같은 공사가 벌어진다면...· 모래톱 사라진 구미 '해평습지', 철새도 떠나다
· 4대강지역 홍수피해, '4대강사업' 이후 더 늘었다.· 대구지법 '4대강사업 비리 봐주기 판결' 논란
· 4대강 진혼곡, 녹조라떼 낙동강과 물 새는 칠곡보· 낙동강 녹조 확산, 한 달 새 4개보에 '관심단계' 발령
· 감사원 "MB정부, 대운하 대비해 4대강 설계했다"· 다시 돌아온 낙동강 '녹조라떼', 대구 취수원 일대 확산
· 대구4차순환도로 '성서-지천' 건설, 꼭 필요한가?· 낙동강 취수원 '녹조현상', 대구 수돗물 '안전성' 논란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본 신문에 게재된 기사, 링크에 대한 모든 법적권리와 책임은 기사작성자 평화뉴스 에게 있습니다.
* 제호 : 평화뉴스 * 편집.발행인 : 유지웅 * 창간.발행일 : 2004년 2월 28일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대구 아00010 * 정기간행물 등록 연월일 : 2007년 3월 14일
(우)41266 대구시 동구 국채보상로 155길 54 (상가동 202호) | 대표전화 053-421-6151 | 팩스 0505-421-615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지웅
Copyright 2008 평화뉴스. All rights reserved. 전자메일 pnnews@p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