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뒤처리 예산만 1조7천억..."혈세낭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4.11.1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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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하천 정비 7천억, 소규모댐 건설 3천6백억 / 야당·시민단체 "총체적 비리, 전액 삭감"


국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가 각 상임위원회에서 넘어온 2015년도 예산안 증액과 삭감 여부를 논의 중인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예산낭비' 사업으로 지목돼 국정조사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 '4대강사업' 후속 사업에만 1조7천억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추가 편성돼 비난이 일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총체적 비리와 환경훼손, 부실공사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또 다시 막대한 예산을 추가 편성하는 것은 혈세낭비"라며 "예산 전액 삭감"을 촉구했다.

4대강 사업 구간 중 낙동강 구간에 있는 칠곡보(2013.4.1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4대강 사업 구간 중 낙동강 구간에 있는 칠곡보(2013.4.1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박원석(정의당.비례대표)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가 예산안 심사·의결 과정에서 국회 16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가장 금액이 많은 7조4,765억원을 증액했을 뿐만 아니라 4대강사업과 관련된 후속 사업 예산도 크게 증액 의결했다"며 "그 결과 2015년도 4대강사업 후속 사업 예산을 모두 합하면 무려 1조7,47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4대강사업 후속 사업 내년도 예산 편성안을 보면 ▷16개 보 유지관리비가 포함된 국가하천유지보수에는 1,790억원 ▷지방하천 정비에는 7,157억원 ▷소규모댐 건설에는 3,609억원 ▷한탄강홍수조절댐 간접보상에는 800억원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 주변 문화 관광 복합센터 건립 등 사업지원에는 950억원이 편성됐다. ▷여기에 한국수자원공사의 4대강사업 부채 이자 상환 예산 3,170억원까지 포함하면 4대강사업 후속 사업에만 1조7,476억원의 예산이 편성된 셈이다.

'2015년도 예산안-국토교통위 조정 세부내역 예비심사보고서'
'2015년도 예산안-국토교통위 조정 세부내역 예비심사보고서'

국토교통부가 4대강사업 후속 사업과 관련해 지방하천 정비에는 6천607억원을 책정했지만 국토위는 550억원을 증액했고, 경인운하 예산도 900억원에서 50억원을 늘렸다. 증액된 경인운하 예산 50억원은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이자 '친박 실세'로 불리는 이학재(인천 서구 강화군갑) 의원이 "경인운하 홍보관(문화관광복합센터) 건립"을 요구해 새로 편성됐다. 반면 수자공의 4대강사업 이자 지원은 국토위가 49억원을 감액시켰다. 하지만 3천억원이 넘는 예산은 그대로 포함됐다. 앞서 정부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수자공의 4대강사업 부채 7조9,780억원 가운데 이자 1조3천억원을 이미 갚아줬다.  

이 같은 예산 증액 편성은 이른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인 '쪽지예산'에서 이뤄졌다. 여야가 올해만큼은 "쪽지예산이 없다"고 함께 공언했지만 예산 심의에서 '묻지마식 증액'은 계속된 것이다. 때문에 쪽지예산에서 4대강사업 후속 사업 등 각종 명분으로 15조원대의 예산이 증액됐다.

'국가하천 관련 예산' / 기획재정부
'국가하천 관련 예산' / 기획재정부

박원석 의원은 "야당과 시민사회, 3차례에 걸친 감사원의 감사, 입찰담합 건설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2차례 과징금 부과 판정과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4대강사업은 이미 총체적 비리와 예산낭비, 환경파괴 사기극이었음이 확인됐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최종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2조원에 육박하는 국민 세금을 4대강사업 뒤처리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은 혈세낭비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4대강사업 후속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촉구했다.

같은 당 김제남(비례대표.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도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재해 예방 미명하에 생태계를 복원 불가능할 정도까지 파괴한 이명박 정권의 반환경적인 4대강사업에 보수공사와 안전예산 명목으로 막대한 예산을 편성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꼼수 예산 걸러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예산감시네트워크>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수자공의 4대강사업 이자 지원과 경인운하 사업 지원 등을 '선심성' 예산으로 꼽고 "삭감"을 촉구했다. 특히 "4대강사업에 대한 국민 거부감에도 국회가 예산을 증액한 것은 문제"라며 "막가기 증액 경쟁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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