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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보장제 개선해도 여전한 '빈곤' 사각지대
'맞춤별 개별급여' 7월 시행, 수급자 늘고 혜택은 줄고...시민단체 "개악" / 복지부 "최선"
2015년 06월 25일 (목) 19:34:1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대구시 동구 한 쪽방에 사는 주민(2013.11.2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우리사회에서 가난한 이들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 단독주택 지하방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를 못이겨 동시에 목숨을 끊었다. 두 딸은 신용불량자, 어머니 홀로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꾸린 '송파 세모녀'는 세상을 떠나며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같은 해 10월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주택 전세방에 살던 기초수급자 노인이 퇴거 위기에 놓이자 목숨을 끊었다. 시신을 수습할 이들에게 '국밥이나 한 그릇 사드시라'며 돈을 남겼다. 올 1월에는 대구에서 지적장애1급 언니와 살던 동생이 복지혜택을 못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월 7일에는 수급비 49만원 중 의료비로 30만원을 지출하던 기초수급자 노인이 단칸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 맞춤형 개별급여 도입 규탄 기자회견(2015.6.25.대구시청)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을 발표했다. 국회는 이에 발맞춰 이른바 '송파세모녀법'이란 이름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7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최저생계비 지급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시행한다.

앞서 14년간은 소득이 최저생계비(2015년 기준 4인가구 166만8천329원) 이하인 가구만 생계와 주거, 의료, 교육 등 7가지 급여를 통합적으로 일괄 지원받아 왔다. 때문에 최저생계비에서 100원이라도 높으면 수급에서 탈락해 어떠한 혜택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는 기초생활보장제 수급 기준이었던 최저생계비가 폐지돼 최저생계비에 포함되지 않아도 개별급여를 받게 됐다. 

보건복지부가 말하는 이른바 '맞춤별 개별급여'다. 맞춤별 개별급여 기준은 최저생계비 대신 중위소득이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중위소득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소득에 따라 줄 세웠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구들의 소득을 말한다. 2015년도 중위소득은 4인가구 기준 422만2,533원이다.

   
▲ 7월 시행을 앞둔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안 / 출처.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쳐

이에 따라 기초수급자로 선정되면 모든 혜택을 일괄급여로 받던 기존방식에서 ▷중위소득 28%(4인 기준 118만원) 이하는 생계급여 ▷43%(182만원) 이하는 주거급여 ▷40%(169만원) 이하는 의료급여 ▷50%(211만원) 이하는 교육급여로 쪼개서 개별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제도 개선에 따라 지난해보다 40만여명 많은 174만명이 수급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제도 개선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중위소득 개념이 모호한데다 개정안에는 중위소득 대신 '일정 비율'이라는 기준만 명시됐기 때문이다. 또 기존 수급자 20만여명은 법 개정 전보다 적은 금여를 받거나 수급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송파구 세 모녀를 대입해도 3인가구 기준 어머니의 소득 150만원 때문에 생계급여를 받지 못한다.

   
▲ 기초생활보장제 맞춤형 지급 / 출처.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캡쳐

인권운동연대, 대구쪽방상담소, 주거권실현대구연합,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9개 단체가 참여하는 반빈곤네트워크는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맞춤별 개별급여 도입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며 "수급자를 늘리되 혜택은 현상 유지 또는 오히려 쪼개는 개정안"이라고 비판했다. 

최병우 대구주거복지센터 소장은 "기초생활보장제 개정을 통해 맞춤별 개별급여를 도입해도 송파 세모녀를 구하지 못한다"며 "세모녀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긴급복지지원법2조와 지원대상 개선은 전혀 없다"고 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는 "빈곤 사각지대를 줄이려면 맞춤별 개별급여부양의무자 제도, 추정소득제, 소득인정액 등 기존의 문제가 되는 제도를 철폐해야지 무늬만 개정해선 안된다"면서 "죽음의 행렬을 막고 싶다면 가난한 이들의 눈 높이에 맞춘 개선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5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 제도로는 빈곤층에 대한 적절한 급여 보장과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어 개선했다"며 "근로 빈곤층 자립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맞춤별 개별급여는 우리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며 "기존 복지 사각지대 그물망에서 빠져나간 빈곤층에게 맞춤형 복지 지원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수정을 해 나가면 될 것"이라며 "시행도 안한 제도에 대한 평가는 이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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