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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구직자 울린 대성에너지, '채용 갑질' 논란
예정 없던 영어PT·창업회장 회고록 독후감 제출 후 전원 탈락..."희망고문" / "경영악화"
2015년 09월 03일 (목) 16:48:06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대성에너지 앞에서 '채용 갑질' 피켓을 든 시민(2015.9.3)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지역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대성에너지가 '채용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예정 없이 영어PT(프리젠테이션) 전형을 추가하고, 종교 색채가 짙은 창업회장 회고록 독후감을 쓰게 한 뒤 지원자 전원을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탈락자들은 한 인터넷 카페에 "희망고문", "슈퍼갑질"이라며 비판글을 올린 반면, 대성에너지는 "경영악화로 갑작스럽게 채용 계획을 바꾸게 됐다"고 해명했다. 

인터넷 포탈 '네이버'의 한 취업카페에 지난 7월 16일 '대성에너지 갑질 지원자 전원 탈락'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휴어렵다'는 "대성에너지 최종 탈락했네요. 지원자 전체 탈락. 1차 면접보고 2차 면접까지라고 해놓고 2주 후 예정 없던 회장님 영어면접. 공고라도 해주던가. 갑자기 면접 당일 영어로 PT발표. 여기는 영어로 기술직 뽑나요. 3차 면접 후 3주나 기다렸는데 모든 지원자 탈락. 어떤 이유 때문에 전체 탈락인지 취준생(취업준비생)에게 알려주는게 예의인데"라는 글을 썼다.

   
▲ 에너지 기업 (주)대성에너지 본사(2015.9.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글에는 탈락자들의 성토 댓글이 수 십여개 달렸다. 아이디 '재시카'는 "관리직(문과) 기술직(이과) 둘다 뽑는다더니 문과생 1차면접 대거 탈락시킨 것도 기억해 달라. 2차면접에서 기독교 전도당한 것도, 종교색 가득한 창업주 회고록 읽고 독후감 써낸것도, 3차에서 영어PT만 하고 내보낸 것도 이상했다. 취준생들이 만만한가"라고 했다. 아이디 '하늘위로'는 "3차면접 때 영어로 PT할 때 회장님은 책상에 다리 올리고 눈감고 계셨다"고, 아이디 '취뽀777'은 "지원자 배려 없는 회사. 전형 하나 넘어갈때마다 3주 기다려야 됨. 예정 없던 전형 추가에 결과는 전원 탈락.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아이디 'asdfghjklqw'는 "면접 날 기독교 얘기만 넘처흐르는 창립회장 자서전+창립회장 부인 자서전 읽고 독후감 제출하라는 것부터 이상했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화나는 그런 회사다"고 했다. 아이디 'ggornai'는 "저도 최종 면접까지 간 지원자 중 한명입니다. 2차 면접 회장 누님되시는 분이라는 분이 면접장에서 저보고 성경읽으라고 전도하던 것도 기억난다. 3차 회장 면접에서는 회장 눈감고 의자 뒤로 젖혀서 면접 듣는데 그냥 갑질한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았다"라고 썼다. 대부분 대성에너지의 상반기 공채 면접 과정과 결과에 대한 '부적절성'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 포탈사이트의 한 취업카페에 7월 16일 올라온 대성에너지 공채 탈락자의 게시글 캡쳐

대성에너지에 따르면, 대성에너지는 지난 4월 2015년도 상반기 대졸공채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모두 7명의 신입사원을 뽑았으며, 해마다 2~5명 정도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10~12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공채 공고 후 118명의 입사지원서가 접수됐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 중 1·2차면접을 거쳐 19명의 지원자가 마지막 회장 면접까지 가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성에너지는 사전에 고지 없이 전형을 추가해 영어PT를 지원자들에게 시켰다.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회장의 회고록인 '은혜 위의 은혜(Grace upon grace)'를 읽고 독후감 제출도 지원자들에게 요구했다. 이 회고록을 보면 개신교적 색채가 짙은 문구와 사진들이 나열돼 있다. 하지만 대성에너지는 이 같은 과정에도 19명 최종 지원자에게 이유 없이 모두 불합격 통보했다. 2013년처럼 아예 공채를 하지 않은 적은 있지만 공채 후 신입을 채용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대성에너지 '희망고문상' 시상식(2015.9.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대구청년유니온(위원장 최유리)은 3일 대구시 남산동에 있는 대성에너지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성에너지의 채용 갑질을 규탄한다"며 "지원자들과 취준생 전원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2015년 희망고문상 시상식'을 갖고 "최종 합격자가 아무도 없는 이상한 공채를 통해 구직자들의 순발력과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다"며 상장과 꽃다발을 대성에너지에 전달했다. 그러나 대성에너지 관계자들은 "받을 수 없다"며 상장과 꽃다발 수상을 거부했다.

최유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대구에 독점적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대성에너지는 사기업이지만 지역 수혜를 입으며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이니만큼 고용창출의 사회적 책임이 있다"며 "청년 구직자를 울리는 갑질 횡포를 부릴 것이 아니라 인재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정걸 대성에너지 PR팀 과장은 3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제 유가 하락으로 도시가스 원자재값이 올라 회사 경영이 악화돼 6월말 7월초 신입사원을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원자들에게 이유를 미리 설명하고 잘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영어PT를 하고 창업주 책을 읽게 한 것은 순발력을 테스트하고 우리 회사 기조와 잘 맞는지 알아보기 위한 정상적인 면접 과정의 하나"라며 "회장님이 다리를 올린 것도 다리가 불편해 책상이 아닌 보조의자에 올린 것이다. 일부 이야기들이 와전되다보니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성에너지는 지주회사 대성홀딩스의 계열사 9개 중 하나로 매년 1조원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지역 대표적 에너지 회사다. 1982년부터 33년 동안 대구시의 도시가스를 독점공급해, 현재 대구와 경산 100만 가구에 독점적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대구지역 시내버스용 연료인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 12개소를 지어 모두 1,732대의 시내버스와 88대 청소차량에도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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