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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청춘, 꿈으로 가는 여정이 행복하기를...
"비정규직에, 월급은 짜고, 집값은 비싸고..."툭툭 털고 웃어요"
2015년 01월 02일 (금) 13:42:5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 이영은씨
1월 1일 새해를 맞아 오랜만에 휴무를 맞은 이영은(39.대구 중구 대봉동)씨. 대학에 입학하면서 용돈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수학과외 강사가 직업이 된지 벌써 20년이다. 휴일도 없이 바쁘게 지내느라 2014년이 어떻게 저물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학생들 하교 시간에 맞춰 저녁에 출근하다보니 남들보다 늦은 하루를 시작하고, 고등학생 수업까지 마치면 자정을 훌쩍 넘길 때가 많았다. 특히 겨울에는 별을 보고 출근해 별을 보고 퇴근하는 때가 많아 '센치'해질 때도 있다. 학생들 집이 직장격인 탓에 버스나 지하철, 택시로 오가다보니 거리에 있는 또래를 보면 더 그렇다.

"불안감 툭툭 털고 우리, 같이, 계속 웃는 삶을"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과 뿌듯함도 크지만 왠지 쓸쓸해져 한 잔 술로 기분을 달래기도 한다. 그런 이씨의 올해 소원은 '자동차 운전면허증 따기'와 '저축하기', '친구와의 소통'이다. "매일 발 밑이 불안해 옆 사람을 못 보고 앞만 보고 왔다. 새해에는 불안감을 툭툭 털고 우리, 같이, 계속 웃는 삶을 살고 싶다"면서 "특히 자동차를 사면 뚜벅이 생활을 접고 왠지 술도 줄일 것 같다. 또 돈을 모아 이제부터 노후 준비를 해야하지 않겠나. 남자친구도 없고 정부가 청년의 삶을 보장하지도 않는데 혼자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결혼 생각은 없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면서 "혼자도 먹고 살기 힘든데 꼭 결혼을 해야하나. 복잡한 심정"이라고 푸념을 하기도 했다.

"신혼집 구하기는 별따기...행복하고 재미있는 서른"

   
▲ 강난희씨
대구 성서에 있는 한 중견 섬유업체에서 일하는 강난희(28.달서구)씨는 1일 제야의 타종이 아닌 엄마의 카카오톡 메시지 소리에 새해를 맞았다. '서른을 축하한다'는 문자였다. 남들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20대를 그리워하지만 강씨는 슬플 틈도 없이 누구보다 바쁜 새해를 보내고 있다.

1일자로 직장생활 4년만에 '대리'로 승진했고 5월에는 10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섬유산업의 장기 불황으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주변 공장 폐업이 늘어 "돌아오는 돈이 적었다"며 넉넉하지 못한 주머니 사정에 한숨을 내쉬기도 했지만 신혼을 기대하는 행복감이 더 크다.


때문에 강씨의 올해 최대 소원은 '성공적인 결혼식'이다. "인생최대의 이벤트이니만큼 별탈 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빌었다. 또 "대구 집값이 제발 떨어지길 바란다"는 소망도 덧붙였다. 예비 신랑과 주말이면 대구지역에 있는 부동산들을 돌아다녀보지만 "직장 초년생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며 "집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비유했다.

"짠 월급에 대구 떠날까 고민...올해 '시집' 내고 싶어요"

   
▲ 김은진씨
10년차 학원강사 김은진(37.중구 삼덕동)씨는 '봄이 오면 대구를 떠날까'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해마다 높아지는 물가에 비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월급' 때문이다. 월세, 세금, 교통비 등 생계비는 떨어질 줄 모르고 오르는데 대구지역 청년들의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다.

10년 전 다른 광역시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받았던 월급보다 지금 대구 월급이 더 낮아 떠나려는 것이다. "대구가 고향이라 편안한 마음에 살고는 있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너무 짠 월급에 이사를 갈까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제 저제 오르려나 기대해봤지만 보수적 지역 정서상 쉽게 오르지 않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얇은 월급봉투에 한숨을 쉬는 김씨에게 유일한 낙은 '글'이다. 때문에 올해 소원은 자신이 쓴 시들을 묶은 '시집내기'다. 건강상의 이유로 응급실에서 새해를 맞은 김씨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암울했던 지난해 시를 쓰며 위로를 받았다"며 "큰 꿈은 없고 내가 쓴 글로 책을 내고 싶다"고 희망했다.

"팍팍한 청춘...비정규직 탈출해 안정 찾고 싶어요"

   
▲ 김선미씨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 김선미(24.북구 산격동)씨는 2년차 도서관 사서다. 주말도 없이 매일 아침 9~오후 6시까지 일하는 김씨는 고향 경남 마산을 떠나 대구로 온지 6년째다. 동기들보다 비교적 생계전선에 빨리 뛰어들어 취업 걱정은 덜했지만 그 만큼 스트레스도 먼저 받는다.

책을 좋아해 적성에 맞는 일을 하지만 '비정규직' 신분으로 연초만 되면 재계약에 불안함을 느낀다. "7-8년 일한 다른 동료들 중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도 있어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하다"며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이 되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생활이 안정된다는 느낌이 없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때문에 그의 새해 소망은 '비정규직 탈출'과 '안정'이다. "이 땅에 사는 모든 팍팍한 청춘의 삶이 안정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사회적으로는 사고 없이 세상이 평화로웠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한편, 대구는 전국에서 청년실업률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일하면서 가장 월급을 적게 받는 도시로 나타났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지난 달 발표한 대구경북경제지표에 따르면, 2013년 청년실업률은 전국 평균 8.0%로 전년도 7.5%보다 늘었다. 16개 시도별로 보면 경북이 10.8%로 가장 높고 대구가 9.9%로 두번째로 높아 대구경북 청년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했다. 또 고용노동부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16개 시도 평균 월급은 273만7,000원으로 가장 적은 곳은 대구(231만6천원)와 제주도(221만7천원)다. 평균 근로시간은 188.2시간으로 대구와 경남은 가장 긴 195.7시간과 159.9시간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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