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세 할머니도 '한 표'...영덕 '원전' 투표 첫 날 49.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11.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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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1만6천여명 중 7,985명 참여...12일까지 투표 / 일부 주민은 "한수원 경비로 관광“


경상북도 영덕군 신규 원자력발전소 유치를 묻는 찬반 주민투표 첫날 투표율이 49.2%로 마감됐다. 유효 유권자로 등록되어 있는 전체 영덕군 주민들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첫날 투표장을 찾은 셈이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위원장 노진철)'는 11일 저녁 9시 브리핑을 통해 "영덕 신규 원전 찬반 주민투표가 진행된 첫날 마지막 투표시간인 저녁 8시까지, 전체 투표인명부에 등록된 영덕 주민 16,234명 가운데 모두 7,985명이 투표해 첫날 투표율은 49.2%로 마감됐다"고 밝혔다.

영덕 강구면 제2투표소에서 저녁 7시에도 투표하는 주민들(2015.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덕 강구면 제2투표소에서 저녁 7시에도 투표하는 주민들(2015.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11일 투표소에는 올해로 106세인 박순기(지품면 용덕2리) 할머니도 최고령 투표자로 참여했다. 또 영덕군에 주민등록 소재지를 두고 있으면서 포항, 울산, 부산 등 타지역에 사는 주민들도 투표를 위해 영덕을 찾았다. 평일 진행된 투표로 저녁 늦게 퇴근한 주민들의 투표도 저녁 8시까지 계속됐다.

이번 투표에는 영덕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만19세 이상 주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때문에 전체 유권자는 3만4천여명이다. 그러나 투표 참여를 위해서는 투표 전 미리 투표인명부에 등록해야 한다. 사전 등록수는 12,008명이다. 하지만 투표 당일에도 신분증을 지참한 주민 누구나 신규 등록이 가능하다. 때문에 4천여명이 신규로 투표인명부에 등록해 첫날 최종 유권자는 16,234명으로 나타났다.

기표소에서 신규 원전 찬반 투표를 하는 영덕 주민(2015.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기표소에서 신규 원전 찬반 투표를 하는 영덕 주민(2015.11.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투표관리위는 첫날 투표장에 신규 투표인명부 등록수가 높은 비율을 차지한데다 주민 절반 가까이가 참여해, 이튿날인 12일 마지막 투표날에도 주민들의 높은 투표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관리위는 11일 새벽 6시부터 시작해 12일 저녁 8시까지 이틀 동안 영덕군 8개면 투표소 20곳에서 투표를 진행한다.

20개의 투표함은 11일 첫날 투표를 마감한 뒤 영해성당에 보관한다. 12일 투표가 끝난 뒤에는 영덕농협 2층에서 저녁 8시부터 개표를 시작해 다음날 새벽 1시쯤에 최종 찬반 주민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투표 결과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영덕군에 보내 투표 결과를 수용하라고 촉구할 방침이다.

노진철 위원장은 "106세 할머니와 하루 일과를 마친 뒤 투표소를 찾은 주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주민 절반이 첫날 투표소를 찾아 투표 한만큼 최종 투표율은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내일 저녁까지 투표가 계속되니 원전 유치에 대한 주민들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달라"고 호소했다.

영덕읍 오보리 주민들이 한수원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 사진.미디어팀 동아리 in 영덕
영덕읍 오보리 주민들이 한수원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 사진.미디어팀 동아리 in 영덕

반면, 투표가 진행되는 첫날에도 한국수력원자력은 투표 방해행위를 벌여 비난을 샀다. 11일 오후 6시쯤 영덕군 영덕읍 오보리 마을 주민 30여명은 대형 관광버스에서 선물을 안고 내렸다. 버스에서 내린 한 70대 할머니는 "한수원 경비로 온천여행 다녀왔다"며 "불법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내일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꾸 묻지 마라. 더 얘기해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자리를 피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본사 대변인은 "지역사에서 하는 일까지 서울에서 일일이 다 확인할 수 없다"며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주민들의 주장이니 믿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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