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빼앗길까"...'사드'에 애타는 농심(農心)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7.1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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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농민들, 성주에서 "사드 철회" 촉구...시·군마다 현수막·촛불집회 계획


경북지역 농민들이 성주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의장 권오현)은 19일 성주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성주를 비롯해 김천, 상주, 의성, 구미, 영주, 청송, 영천 등 경북 13개 시·군과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소속 농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 대다수가 수 십여년째 참외, 수박, 포도, 사과, 쌀, 감자농사를 지어왔다.

"사드 철회" 촉구 경북지역 농민들(2016.7.19. 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 철회" 촉구 경북지역 농민들(2016.7.19. 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들은 "사드가 들어오면 한반도 전체가 전쟁의 긴장 속에 처한다"며 "성주군민뿐 아니라 경북농민 전체 삶의 터전이 빼앗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농민들은 그동안 FTA와 쌀개방 등 농업말살정책과 대추리, 매향리 등 미군부대로 인한 많은 피해를 입어왔다"며 "안보와 국익을 이유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피해를 입어온 농민들에게 또 다시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주군민 60%가 참외농사에 종사하고 있으며 연간매출액은 4,000억원이 넘는다"면서 "하지만 사드가 배치되면 전자파로 참외 생산기반이 파괴되고 성주 농산물에 대한 국민 불신이 생긴다면 지역경제는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피해로 지역은 개발이 제한되고 주민들은 성주를 떠날 것"이라며 "주민의견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정부의 일방적, 기습적인 사드배치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군사적 효용성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동북아 평화에 위협이 되는 무기를 한반도에 들여선 안 된다"며 "사드 배치는 성주군민의 문제가 아니라 농민 전체의 문제, 나아가 국민적인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농민 전체가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평화의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경북 13개 시·군 일대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을 걸고 지역 차원의 촛불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한 농민(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한 농민(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권오현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은 "사드는 한반도에 필요 없는 무기"라며 "미국과 일본을 위해 성주군민을 희생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주가 아니라 이 땅 어디에도 사드가 들어와선 안된다"며 "정부가 사드 결정을 철회할 때까지 성주군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드가 대한민국 전체에 영향이 있는 한 국민 모두가 내부인"이라며 일부 언론의 '외부세력 개입 의혹' 보도를 일축했다.

조원희 상주시 농민회장은 "성주의 외부세력 개입의혹은 사드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며 "사드를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국민들이 외부세력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 외부세력"이라고 꼬집었다. 정한길 가톨릭농민회안동교구연합회장 "농지에는 농사를 지어야 하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성주군에 사드배치를 결정했다"며 "농사짓는 생명의 땅을 전쟁의 땅으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사드가 엄마아빠 울게해요' 피켓을 든 농민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가 엄마아빠 울게해요' 피켓을 든 농민들(2016.7.19)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편 지난 13일 경북 성주군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되면서 성주군민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현재 성주군 일대에는 수백여장의 현수막이 게재됐고, 성주군청 앞에서는 일주일 째 사드 반대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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