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칠곡군의원 '사드 성주' 후 첫 탈당...성주군의원들은?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8.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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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천 의원 "무기 아닌 평화로" 탈당계 제출 / 성주군의원, 여당 7명 중 5명 "탈당계 작성"


3선의 칠곡군의원이 정부의 '사드 성주 배치' 결정 후 경북에서 처음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상천(52) 칠곡군의원
이상천(52) 칠곡군의원
칠곡군의회 이상천(52.석적읍 라선거구) 의원은 16일 오후 3시쯤 새누리당 경북도당에서 직접 탈당계를 냈다. 정부의 성주군 사드배치 결정발표 이후 경북의 집권여당 소속 현 의원이 사드배치에 반대해 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2010년 무소속, 2014년 새누리당 후보로 총 세 차례 칠곡군의원에 출마했다. 이 의원은 평화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무기가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국정을 해결해야 한다"며 "사드가 들어서면 주변 강대국의 군비경쟁만 심화될 뿐 지역과 국민들의 삶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남권의 미래가 걸린 신공항은 백지화되고, 대기업은 수도권, 충청권에 몰려 지역경제도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지역민을 보지 않고, 공천권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새누리당의 횡포에 풀뿌리 지방자치는 없어진 지 오래다. 지역내 일당체제는 민주주의를 갈 곳 없게 한다"며 탈당 이유를 밝혔다.

성주 주민들의 새누리당 탈당신고서(2016.7.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성주 주민들의 새누리당 탈당신고서(2016.7.1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민들은 성주가 사드배치 지역으로 발표된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 넘게 철회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드배치 찬성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에 주민들은 배신감을 느끼며 자발적으로 탈탕계를 냈다. 성주군 전체 새누리당 당원 4,500여명 중 현재 1,100여명이 탈당계를 냈다.

주민들은 지난 대선을 비롯해 선출직 공직자와 의원선거에서 모두 새누리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새누리당이 사드배치에 찬성하면서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가 성주를 찾았지만 "군민들 마음속에 새누리당은 죽었다"며 장례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장례 퍼포먼스를 벌이는 성주 주민들(2016.7.26. 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장례 퍼포먼스를 벌이는 성주 주민들(2016.7.26. 성주군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정영길 백철현 김안수)'는 주민들의 탈당계를 모아 이번 주 안으로 새누리당에 보낼 계획이다. 성주군의원 8명 가운데 무소속 노광희 의원, 배재만(새누리당.나선거구) 의장, 배복수(새누리당.비례) 의원을 제외한 5명은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계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탈당계는 주민들 탈당계와 함께 새누리당에 전해질 예정이다.

투쟁위 공동위원장인 백철현 성주군의원은 "뜻이 맞는 의원들이 이미 탈당계를 작성했지만 한창 사드철회를 위해 싸우는 상황이라 어떠한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배재만 의장은 "탈당할 마음이 없어서 쓰지 않았다"며 "당에 남아 사드배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보는 주민들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항곤 성주군수를 비롯해 성주군의원(배재만·김명석·도정태·배명호·백철현·곽길영·노광희·배복수) 8명, 성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이완영), 경북도의원(정영길·이수경) 3명 등 12명 가운데 무소속 노광희 성주군의원을 제외한 11명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상천 군의원의 새누리당 탈당 성명서 전문

사랑하는 군민여러분!

이제 저는 새누리당을 떠나려고 합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군의원으로서 새누리당의 지지를 호소한 것은, 새누리당이 우리지역을 한번 더 돌아보고 도움을 주리라는 믿음 때문 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믿음이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철저하게 깨달았습니다.

영남권의 미래 생존이 걸린 신공항은 백지화되고, 기업들은 수도권, 충청권으로 몰려가서 지역경제는 아사 직전에 이르렀건만, 이러한 지역의 어려움은 나몰라라 하고,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인식을 하는 새누리당 공천권자의 일방적인 횡포로, 풀뿌리 지방자치는 뿌리조차 말라버렸습니다.

군의원은 주민을 대변하는게 아니라 국회의원을 대변하는 역할로 변질되었고, 일당독주체제의 고질병인 내부조직간 시기, 모함 등으로, 여러 의원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숱하게 보아왔지만, 지역정서와 정당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저버릴수 없어 참고, 또 참아 왔습니다.

선거때마다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최근 “사드배치” 문제에서 보듯 우리주민의 의견은 고려 조차 않는 새누리당의 일방적 결정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꿈꾸는 저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그 동안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새누리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지역정서와, 제 소신과의 갈등속에서, 평소 저를 아끼는 많은 분들과 상의 한 끝에,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8월15일자로 탈당계를 작성하였고, 탈당계는 오늘 새누리당 경북도당에 제출할 것입니다.

새누리당을 떠나면서 바람이 있다면 좀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소통하고,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기초선거 공천권을 내려놓는 등 기득권을 포기하여,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군민 여러분!

저 이상천은 이제 모든 것을 벗어버리고,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오직 군민이 원하는 길로 가겠습니다.
늘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주시고, 잘못이 있다면 언제라도 애정어린 채찍을 주십시오.

사랑하는 군민 여러분!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건강 잘 지키시길 기원드리며, 다가 오는 가을에는 풍성한 결실을 맺으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6. 8. 16. 칠곡군의원 이상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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