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 36년만에 '시립희망원' 손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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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에 운영권 반납 "잇따른 의혹 제기, 정상적 운영 어렵다" / 대구시 "수용" / 대책위 "사죄해야"


인권침해와 비리 의혹으로 감사와 수사를 받고 있는 '대구시립희망원' 사태와 관련해,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희망원 운영 36년만에 운영권을 대구시에 반납했다. 대구시는 이를 '수용'했고, 시민단체는 '환영' 입장과 함께 천주교측의 '사죄'를 요구했다. 

대구시는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대표 조환길 대주교)이 시립희망원에 대한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잇따른 의혹 제기로 인해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과 생활인 보호가 어렵다는 이유로 11월 7일 대구시에 희망원 운영권 반납 의사를 전달했다"며 "대구시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반납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조만간 공모 절차를 통해 새로운 위탁법인 선정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위탁법인을 선정할 때까지 천주교측이 희망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구시 보건복지국 생활보장팀 담당자는 "희망원의 회계와 고용문제 등을 정리한 뒤 곧 공모계획 수립에 들어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공모시기는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말했다.

대구시립희망원 홈페이지
대구시립희망원 홈페이지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지난 1980년부터 36년째 희망원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58년 대구시 서구 성당동에 설립된 대구시립희망원은 1968년 지금의 달성군 화원읍으로 이전했으며, 현재 노숙인과 장애인 1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4년동안 인권침해와 횡령 등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져 대구시의 특별감사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지난 10월 10일 시작한 '희망원 특별감사' 기간을 당초 11월 10일에서 오는 11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시민단체는 천주교측의 '운영권 반납'에 대해 "환영"과 "유감"의 뜻을 밝혔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는 8일 성명을 내고 "천주교측의 운영권 반납은 너무 당연하고,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주교측이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잇따른 의혹 제기 때문에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과 생활인 보호가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태의 책임을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 "지금이라도 각종 의혹에 대해 밝히고 사죄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시에 대해서도 "그냥 또 다른 위탁업체를 찾는 방식이라면 시민적 저항을 불러 올 수 있다"면서 ▷"언제까지 천주교측이 희망원을 운영하는지" ▷"'탈시설' 계획을 비록한 혁신적 운영모델을 언제까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책위는 천주교측의 운영권 반납과 별개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며 "희망원대책위 등이 참여하는 가칭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인 진단 속에 혁신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대구시에 촉구했다.

대구시립희망원 연혁 / 출처. 대구시립희망원 홈페이지
대구시립희망원 연혁 / 출처. 대구시립희망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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