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K2 군공항 이전, 성주군·의회는?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1.1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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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배명호·백철현 등 3명 "반대', 노광희 "찬성"...군수·나머지 의원 4명 "유보" / "사실상 찬성" 비판


대구공항 통합이전을 두고 유력 후보지인 경북 성주군 용암면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의회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낸 다른 유력후보지와 달리 성주군에서는 아무런 입장도 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평화뉴스>가 지난 12일 대구공항 이전에 대한 성주군·의회 선출직 공직자 9명의 입장을 물은 결과, 확실한 반대 입장을 밝힌 이는 김명석, 배명호, 백철현 의원 등 3명으로 나타났다. 모두 지난 여름 사드배치 결정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이다.

(왼쪽부터) 김명석, 배명호, 백철현 노광희 성주군의원 / 출처.성주군의회 홈페이지
(왼쪽부터) 김명석, 배명호, 백철현 노광희 성주군의원 / 출처.성주군의회 홈페이지

성주군의회 부의장인 김명석 의원은 "비행기 타러 김해나 인천공항에 가지 누가 이곳으로 오겠는가. 군공항 피해를 숨기려는 꼼수"라며 "지역개발로 인한 땅값상승, 일자리 창출 모두 허황된 소리다. 소음 때문에 사람들만 떠날 것"이라고 했다.

배명호 의원도 "공항이 들어서면 지역경제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소음피해만 남는다"고 했으며 백철현 의원도 "정부가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뭐가 득이고 실인지 제대로 이야기해주지 않아 군민들이 옳은 판단을 할 수 없게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노광희(무소속) 의원은 "성주의 백년대계와 미래 아이들을 봤을 때 공항이 들어와야 성주가 발전할 수 있다"며 "물론 단점도 있겠지만 경제 유발효과와 인구 유입 등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찬성 입장을 분명히 낸 유일한 의원이다.

(왼쪽부터) 배재만, 곽길영, 도정태, 배복수 의원 / 출처.성주군의회 홈페이지
(왼쪽부터) 배재만, 곽길영, 도정태, 배복수 의원 / 출처.성주군의회 홈페이지

그러나 김항곤 성주군수와 나머지 의원들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찬반 투표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 비서실 관계자는 "지역 내 찬성, 반대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입장도 밝힐 수 없다"며 "여론을 지켜본 후 다수에 따르겠다. 아직까지는 중립"이라고 말했다.

성주군의회 배재만 의장을 비롯해 도정태, 곽길영, 배복수 의원 등 4명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배 의장은 "아직 정확한 위치가 어디인지도 모른다. 정부의 설명을 듣고, 지역 여론을 살펴보겠다"며 "의회 내에서도 의견을 모으지 않았다. 충분히 논의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구공항 이전설명회에 참석한 성주군의원들(2017.1.12.성주문화예술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공항 이전설명회에 참석한 성주군의원들(2017.1.12.성주문화예술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도정태 의원은 "여전히 주민들이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있는데 군공항 유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으며 곽길영 의원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당장 밝히기 어렵다. 국방부 설명회 후 의원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비례대표 배복수 의원은 "주민 여론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역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선출직 공직자들의 입장은 용암면 주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용암면 26개 마을 가운데 20개 이상의 마을 대표들은 반대 대책위를 꾸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주가 최종 후보지 2곳 중 하나로 선정되면 본격적인 반대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공항이전 설명회에 참석한 김항곤 성주군수(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공항이전 설명회에 참석한 김항곤 성주군수(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또 지자체나 의회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낸 고령군, 군위군 등과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찬성'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앞서 대구시청과의 거리가 50km 내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달성군과 고령군은 일찌감치 지자체 차원에서 '반대'했고, 고령군의회도 보도자료를 통해 반대 입장을 냈다.

이경수 공항이전 반대 용암면 주민대책위원장은 "결국 주민투표까지 가면 용암면이 소수이기 때문에 찬성 의견이 될 것"이라며 "성주군과 몇몇 의원들은 찬반이 맞선다며 두고보자는 속셈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항유치 찬성 쪽은 실체도 없고, 용암면 주민들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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