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성주 공항이전 설명회...주민들 "진실 말하라" 반발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1.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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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서 첫 설명회 / 정부 '개발확대·인구유입' 기대 vs 주민들 "소음피해" 반발...성주군·의회 '입장 없음'


경북 성주군에서 열린 공항이전 주민설명회에서 정부가 공항 이전에 따른 기대효과만 강조해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K2 군공항 이전 반대' 피켓을 든 주민들(2017.1.12.성주문화예술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K2 군공항 이전 반대' 피켓을 든 주민들(2017.1.12.성주문화예술회관)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국방부, 국토교통부, 대구시는 12일 오후 성주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 민·군공항 통합이전 소통간담회'를 열었다. K2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각 부처와 지자체 관계자는 공항 이전의 필요성과 후보지 선정 배경, 이전사업 절차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설명자로 나선 이들은 모두 이전에 따른 장밋빛 미래만 언급했다. 강성오 국방부 기획협력과 중령은 "병력 주둔으로 소비 활성화"를, 허나윤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과 사무관은 "대구공항 이용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항공기 정비업·관광업 등 인구 유입"을 기대했다. 정의관 대구시 공항추진본부장은 "3천억원의 소음피해·지역개발·주민생활 지원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항 반대 피켓을 든 주민들 뒤로 설명회장을 빠져나가는 찬성 주민들(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공항 반대 피켓을 든 주민들 뒤로 설명회장을 빠져나가는 찬성 주민들(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설명이 계속될수록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졌다. 용암면 주민들은 '사드도 K2도 즉각 중단하라', 'K2 군공항 유치 반대' 피켓을 들고 "공항유치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 주민은 "대구시민은 사람이고 성주군민은 사람 아니냐"라고 격분했고, "좋은 소리만 하지 말고 소음피해와 공항인근 지역의 현실을 말하라"고 외치는 이도 있었다.

주민 김상화(38)씨가 공항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주민 김상화(38)씨가 공항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영상 자료를 준비해 직접 설명하는 주민도 있었다. 김상화(38.대가면)씨는 적자 누적으로 인한 예천공항 폐쇄와 상권 침체 등의 내용을 담은 지역 언론사 보도영상을 보이며 "예천군에도 남은 것은 소음 뿐"이라며 "운항 횟수만 하루 100회 이상이고, 야간비행훈련도 수시로 있다. 시끄러워서 잠도 못자고, 개발제한에 따른 부동산값 하락으로 젊은 층은 성주를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력 후보지인 용암면 주민 100여명도 이날 참석해 반대 의견을 냈다. 강한경(58.상언리)씨는 "대구공항 인근의 동·북구 주민들은 전투기 굉음 때문에 집도 못팔고 세도 못받고 있다"며 "공항이 들어온다고 성주 땅값이 오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국방부는 공항이 들어설 위치를 정확히 설명하라. 위치가 공개되면 주민 모두가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설명자료를 읽고 있는 주민(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국방부 설명자료를 읽고 있는 주민(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같은 목소리가 거세지자 공항 유치에 찬성하는 이들은 대거 설명회장을 빠져나갔으며 각 부처 관계자들의 비슷한 설명에 용암면 주민들도 자리를 떠났다. 이날 설명회에 김항곤 성주군수·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성주군 관계자와 군의원들도 참석했지만 이들은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은 채 1시간가량 머물다 자리를 떠났다.

이와 관련해 13일 저녁 6시 용암면 문명1리 마을회관에서는 용암면 내 26개 마을 이장들과 새마을회, 이장상록회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2 공항이전 반대 용암면 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주민 전체의 '반대' 의견을 모으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설명회에 앞서 공항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설명회에 앞서 공항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주민(2017.1.12)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경수(58) 용암면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조상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반대하는데 용암면에 살지도 않는 사람들이 공항유치를 위해 나서고 있다"면서 "공항 근처 주민들의 상황을 바로 안다면 모두 반대로 돌아설 것이다. 어르신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많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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