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는 경북 성주군 주민들의 목소리가 이웃 나라 일본까지 전해졌다.
일본 평화위원회 평화투어단(단장 치사카 준)은 24일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사드배치 예정지인 성주 초전면 소성리를 찾아 주민들의 사드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평화투어단 참가자 30여명은 이날 소성리 회관에서 주민들을 만나 서로를 격려하며 사드배치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원불교 정산종사 생가 터를 둘러본 뒤 14일째 진밭교 삼거리에서 연좌농성 중인 교도들과 함께 100배를 했다. 또 회관에서 진밭교까지 가는 길목에 걸린 수 많은 사드반대 현수막을 보고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주민들은 마을을 찾은 손님에게 사드 반대를 상징하는 파란 리본을 달아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또 함께 한국 가곡인 '고향의 봄'을 부르며 "사드가고 평화오라", "사드배치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저녁 7시 30분 성주군청 앞 주차장에서 열리는 255번째 사드반대 촛불에도 참여했다.
치사카 준(60) 단장은 "미군기지 없는 일본을 만들기 위해 활동해오고 있다. 한국에도 미군기지는 안 된다. 군비경쟁은 전쟁만 부를 뿐"이라며 "사드 반대 운동은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정의로운 활동이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했다. 일본에서 사드가 배치된 교토 지역에서 온 카타오카 아키라(53)씨는 "사드 기지는 미국 미사일 정보 수집에 쓰인다"며 "미국의 멋대로 건설되는 군사기지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42년째 일본에서 반전운동을 해 온 미우라 쿄코(67)씨는 "10살 때 재일교포 친구가 북으로 강제 송환됐다. 알고 보니 전쟁으로 인한 아픈 역사에서 비롯된 원치 않는 이별이었다"면서 "그 후 전쟁을 반대하는 활동에 관심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정부에 맞서 200일 넘게 싸우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한 목소리를 내주셔서 외롭지 않다.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도경임(81) 할머니는 "사드 반대를 위해 마을을 찾아줘서 와줘서 고맙다"며 말했고, 류모(84) 할머니도 "일본에서도 우리와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있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평화위원회는 1949년 결성된 일본의 반(反)전 시민단체로, 6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 내 가장 오래된 평화단체다. 현재 500여개 지역에서 1만8천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제국주의 식민지 침략과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해 미군기지 반대, 미-일 SOFA 개정, 군비축소 등을 주장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들은 매년 한국을 찾아 일본 내 문제 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사드배치 반대 등 주요 외교안보 쟁점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23일 부산 영사관 앞 소녀상에 이어 대구 일본군 위안부 희움 역사관을, 24일 충북 영동군 노근리 평화공원에 들러 위안부 한일합의와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등 전쟁의 피해와 아픔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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