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박근혜 탄핵' 뒤 첫 전국 집회..."사드도 보내자"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7.03.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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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철야농성에 천주교 정평위도 함께 "철회"...외신도 관심 / 김항곤 성주군수 "조건 달아 입장 제출"


사드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군 롯데골프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초전면 소성리에서 대통령 탄핵 후 첫 집회가 열렸다. 외신들은 대통령이 파면된 나라에서 추진되는 사드배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으며, 원불교의 철야 농성에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도 함께 했다.

폴리스라인 뒤로 골프장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소성리 주민(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폴리스라인 뒤로 골프장 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소성리 주민(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등 전국 6개 사드반대 단체는 15일 오후 2시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드배치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주민 300여명은 '박근혜를 보냈다. 사드도 보내자', '범죄자는 감옥으로, 사드는 미국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통행이 허가된 진밭교 삼거리까지 700m가량을 행진했다.

골프장을 지나 정산종사 구도 순례길을 걸었던 원불교 교도들은 골프장으로 가는 길목을 열어달라며 지난 11일부터 5일째 진밭교 삼거리에서 철야 농성 중이다. 성주, 김천 주민들도 소성리에 상황실을 차리고 골프장으로 들어가는 공사차량들을 막고 있다. 야당 의원 24명은 '사드배치 중단 및 검증특위 결의안'을 공동발의하고, 사드배치 국회비준동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주,김천을 비롯해 전국 사드반대 단체의 소성리 마을회관 앞 집회(2016.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김천을 비롯해 전국 사드반대 단체의 소성리 마을회관 앞 집회(2016.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원불교 철야농성장 너머로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원불교 철야농성장 너머로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지난달 28일 롯데가 성주 골프장 부지를 국방부 땅과 맞교환하면서 사드배치 절차는 급물살을 탔다. 현재 골프장에는 주민 출입이 통제됐으며 인근에는 군·경찰 병력이 경계를 서고 있다. 일부 사드자재도 국내에 들어온 상태다. 촛불로 대통령을 파면시켰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방정책은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는 골프장을 군사보호시설로 지정하기 위해 성주군에 의견 제출을 요청했지만 군은 사드배치에 따른 보상을 이유로 두 차례 미뤄왔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입장제출은 요식행위일 뿐"이라며 "우리가 먼저 성산포대에서 성주 내 3부지로 요청했기 때문에 끝까지 반대할 수는 없겠지만, 적법한 행정절차와 같은 조건을 달아서 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밭교 삼거리에서 가로막힌 주민들의 행진(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진밭교 삼거리에서 가로막힌 주민들의 행진(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진밭교에서 사드철회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진밭교에서 사드철회 구호를 외치는 주민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외신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날 중국, 러시아, 노르웨이 등에서 취재진이 나와 주민들의 집회모습을 보도했다. 노르웨이 방송사 NPK의 베이징 특파원 피터씨는 "주된 이슈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지만 사드 또한 한국의 정치, 외교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찬반입장 모두 취재할 것"이라고 했다.

집회에 앞서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 4개 단체는 예수성심시녀회 '피정의 집'에서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를 드렸다. 이후 소성리 마을회관까지 행진하는 동안 진밭교 삼거리에서 농성 중인 원불교 교도들과 함께 기도회를 갖고 사드배치 철회를 바랐다. 이들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같은 시간에 주민들과 함께 미사를 한다.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사드철회, 평화기원 미사(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사드철회, 평화기원 미사(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김천 주민들이 '피정의 집'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성주,김천 주민들이 '피정의 집'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황동환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장은 "공권력이 막고 있는 길을 뚫기 위해 추운 새벽에도 연좌농성 중인 원불교 교도들을 응원한다"며 "천주교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강선욱 원불교 교무도 "두 종교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힘내고 있다"며 "불법, 폐악으로 이뤄진 사드는 물러가고 평화가 올 때까지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충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정부는 외부세력을 운운하며 성주를 고립시키려 했지만, 이제 김천, 원불교 등 전 국민과 함께 하고 있다"며 "사드는 대한민국에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종경 김천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박근혜 하나 처벌한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정권이 안보논리를 내세워 추진해왔던 엉터리 정책을 다 갈아엎어야 한다"며 "방관했던 정치권도 나설 것"을 촉구했다.

원불교 교도들의 농성장에서 함께 기도회를 여는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2017.3.15.성주군 초전면)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원불교 교도들의 농성장에서 함께 기도회를 여는 천주교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2017.3.15.성주군 초전면)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바람개비가 원불교 농성장에서 돌아가고 있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바람개비가 원불교 농성장에서 돌아가고 있다(2017.3.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한편, 오는 18일 오후 1시에는 초전면 하나로마트에서 소성리 마을회관까지 7㎞가량을 행진하는 '소성리 평화 발걸음 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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