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정치인들, 김장겸 챙기려다 MBC 기자들에 뭇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9.11 16: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 최교일·이재만·오철환, SNS에 '언론탄압' 게시 / 도성진·홍석준 기자 "불법 비호하나" 반박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한다" 대구MBC 도성진 기자의 페이스북 글 캡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한다" 대구MBC 도성진 기자의 페이스북 글 캡쳐

대구경북 정치인들이 김장겸 MBC 사장 옹호 글을 올렸다가 파업 중인 기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11일 대구경북지역의 자유한국당 소속의 광역·기초의원들 개인 페이스북을 확인한 결과, 국회의원, 최고위원(이재만), 대구시의원 등 대다수가 지난 주부터 현재까지 쇠사슬에 마이크가 묶인 배경 아래 '문재인 정권 언론장악 STOP(멈춰)'이라는 글귀로 자신의 프로필 이미지를 일제히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다 수 차례 소환에 불응해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서부터 한국당은 국회 보이콧을 하며 '김장겸 지키기'에 나섰다. 이후 한국당 소속의 지역 국회의원들과 대구시의원들은 '언론탄압'이라며 김장겸 사장을 옹호하는 사진과 글들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김장겸 MBC 사장' 옹호 글을 올린 오철환 대구시의원 페이스북 글 캡쳐
'김장겸 MBC 사장' 옹호 글을 올린 오철환 대구시의원 페이스북 글 캡쳐
오철환 대구시의원과 도성진 대구MBC 기자의 설전 페이스북 캡쳐
오철환 대구시의원과 도성진 대구MBC 기자의 설전 페이스북 캡쳐

이에 대해 지난 4일부터 '김장겸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일주일째 총파업 중인 지역 MBC 기자들은 해당 의원들의 페이스북에서 게시글의 부당함을 꼬집으며 항의했다. 특히 대구MBC 도성진 기자는 오철환 대구시의원(경제환경위원장)이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걸핏하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외치던 자들이 이렇게 돌변할 수 있나. 전국민 나서 언론의 자유를 지켜내야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고 'MBC를 지켜주세요'라는 사진을 찍어 올리자 이에 대해 댓글로 비판했다.

도성진 기자는 "수 십 건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자를 비호하는가. 불법도청사건 의혹의 핵심에 있는 공영방송 사장을 두둔하는가. 그 동안 언론에 대해 어떤 관심을 보였는지 알 수 없으나 공영방송 구성원의 절대 다수가 부당함을 강조하고 사퇴를 요구하는데는 차고도 넘치는 이유가 있다"며 "그냥 당의 정책이라고 따르시는 것이라면 빨리 접으시길 권한다. 본인의 주관이고 철학이라면 옳고 그름을 따져봐야 한다. 후자라면 토론이든 인터뷰 요청이든 연락이 갈 것"이라고 적었다.

곧 오 시의원은 "정치권과 고리를 끊는게 맞다. 정권 바뀔때마다 난리가 되풀이 된다"고 댓글을 달았다. 도 기자는 "우리가 정권에 줄대고 있는가. 방송을 망치고 찌라시 수준으로 전락시킨 소수 경영진이 책임 지라는 것"이라며 "부당노동행위를 했으면 처벌 받으라는 것"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또 "기업이 부도 직전에 몰리고 일잘하는 직원은 자르거나 지방으로 보내는데 직원이면 가만 있겠느냐. 정치하고 무슨 상관이냐"고 지적했다. 또 도 기자는 같은 게시글을 올린 박상태 대구시의회 부의장에게도 "부당노동행위 혐의자를 비호하는 거냐. 시간되면 영화 '공범자들' 관람을 추천한다"는 댓글도 달았다.

최교일 국회의원과 안동MBC 홍석준 기자의 페이스북 설전 캡쳐
최교일 국회의원과 안동MBC 홍석준 기자의 페이스북 설전 캡쳐

앞서 최교일 국회의원(경북 영주시) 페이스북에서는 안동MBC 홍석준 기자가 최 의원 게시글을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홍 기자는 "의원님이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재직한 2008년 1차장 산하 조사부가 당시 KBS 정연주 사장을 자택에서 긴급체포해 검찰청으로 압송했다"며 "PD수첩 수사를 주도한 것도 의원님이다. 그런데 두 사건 모두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 언론장악 시도에 검찰이 부역한 대표 사건에 대해 최교일 검사 해명은 들은 적이 없다"면서 "지금 MBC·KBS 동시파업은 청와대, 정치권에 의해 뒤틀린 언론 사명을 되찾기 위한 마지막 노력이다. 본인 입맛대로 재단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최 의원은 이 게시글을 비공개 전환했다.

이와 관련해 도성진 대구MBC 기자는 11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개인적 신념이 아닌 당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감히 저널리즘을 입에 담아 언론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우리 10년을 모욕했다"며 "조만간 대구경북 국회의원들과 대구시의원들 전체를 대상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