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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군 농협 하청 돼지 도축 비정규직들..."임금체불·착복"에 파업
돼지 도축 노동자 18명, 17일부터 파업 "수 억 흑자에도 매달 바뀌는 기본급...원청 책임 해결·직고용"
2017년 10월 17일 (화) 20:20:35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 A업체의 원청인 농협중앙회 경북본부

경북 고령군 농협 하청 A축산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체불과 착복"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17일 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 고령축가공지회(지회장 노해철)는 대구시 북구 대현동 농협중앙회 경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업체는 엉터리 임금체계로 연간 3억원 이상을 착복했고 관리감독 기관인 농협중앙회는 이를 방기했다"며 "업체 대표는 고액의 임금과 연간 수 억원에 달하는 업체 이윤을 따로 챙기면서 입맛대로 노동자들 월급을 결정하는 것은 더 이상 안된다"고 했다.

때문에 이들은 "▷월 60만원 임금보전 ▷도급계약서 원본 공개 ▷농협의 하청 관리감독 ▷농협중앙회의 직고용" 등을 촉구했다. 해당 업체 노동자 40여명 가운데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 18명은 이날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3일 파업에 들어갔다. 또 노조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잔업수당 미지급과 근로시간보다 낮은 임금을 준 것을 이유로 임금체불에 대한 진정서를 넣을 계획이다. 노사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한 조정을 벌였지만 사측의 거부로 결국 파업을 벌이게 됐다.

   
▲ 고령군 돼지 도축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기자회견(2017.10.17.농협중앙회경북본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2017년 돼지도축 요금계약 단가표 / 사진 제공. 대구일반노조

노조에 따르면, A 하청업체는 2013년부터 농협중앙회경제지주 고령축산물공판장과 월 1억6천만원 가량의 도급 계약을 맺고 돼지 도축·해체·계류(도축 전 도축장 인근에서 동물을 대기시키는 것) 등의 용역 업무를 맡고 있다. 고령 공판장은 충북 음성·전남 나주·경기 부천과 함께 전국 4대 축산 공판장 중 한 곳으로 매일 1천두 이상의 소·돼지가 이곳에서 도축, 경매, 가공돼 영남 곳곳으로 유통된다. A하청업체에는 현재 모두 40여명의 비정규직 도축 노동자들이 고용돼 있다.

하지만 농협 고령공판장 측은 2년 전 도축된 수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총액제'에서 도축 수가 늘어날수록 단가가 줄어드는 '변동단가제'를 도입하기로 A업체와 합의했다. 노조 측은 "예전보다 많이 일해도 돈을 덜 벌게되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2017년 돼지도축 도급계약 단가표'를 보면 월 1만4천두 이하를 도축할 경우 농협 측은 단가 9,779원을 적용해 A업체는 1억3천2백만원을 받는다. 1만4~5천두는 10,750원, 1만5~6천두 10,110원, 1만6천두 9,550원 등 많이 도축할수록 단가가 낮아진다. 2만6천두 이상부터는 6,800원을 적용해 1억8천여만원을 받는다.

업체 측에서 보면 예전과 같은 수익을 벌기 위해 더 많은 도축을 해야 하는 셈이다. 그 결과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업무시간을 부여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후 A업체 노동자 43명은 월~금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일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하루 평균 900~1,100두, 한 달 20일 기준 2만3천두 가량을 도축해 매일 계약된 출근시간보다 2~30분 일찍 나와 오후 5~6시가 돼서야 퇴근한다. 임금체불과 수당 미지급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천차만별 기본급 액수 또한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올해 1~4월 김모(40)씨가 받은 월급은 180만원이었다. 하지만 1월 기본급104만원에서 2월에는 93만원으로 11만원 줄더니 또 3월에는 113만원, 4월에는 133만원으로 올랐다. 원청인 농협과 하청업체의 체계 없는 임금 지급 기준 때문이다. 농협과 이 업체의 임금규정이 나온 도급계약서를 보면 "월급은 도급업체 특성에 결정되며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준의 월급을 지급한다"고 나와 있다.

   
▲ 김모(40)씨의 2017년 1~4월 월급명세서에 최대 30여만원 차이 나는 기본급 / 사진 제공. 대구일반노조
   
▲ 비정규직 축가공 노동자들이 직고용을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2017.10.17.농협중앙회경북본부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노해철 고령축산물가공지회장은 "노조 설립 뒤 취업규칙에서 근로시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는 임금과 관련된 문제들이 많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파업할 것"이라고 했다. 김현탁 대구일반노조 조직국장은 "노사 합의가 우선이지만 어려울 경우 그동안 못받았떤 임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 진정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A업체 관계자는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7~8월 도축 건수가 2만두 이상이었지만 직원성과급을 챙기지 못했다. 근로계약서상 의무도 아니고 추가 인센티브 제도도 없지만 미지급 부분을 인정해 월 30만원을 제안했다"며 "그러나 기본급 변동 부분은 단순 업무 미숙일 뿐이다. 총액이 변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착복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성원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사관은 "조정은 강제로 조사할 권한이 없어 노사간 주장이 달라도 검증할 수 없다"며 "양측이 최대한 합의에 이르도록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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