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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연구원 유족 "청탁 거절하자 협박성 보도" 대구 K기자 고발
유족·대책위 "녹취록 등 분석 결과, 보복 행위로 허위사실 보도...명예훼손"
K기자 "정상적 취재, 협박·청탁 없었다"
2017년 11월 09일 (목) 12:29:3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언론의 비판성 보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공공기관 연구원 손모(57)씨 유족이 대구 K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인의 아들 손모(30)씨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고(故) 손OO 사망관련 진상규명대책위원회' 박경욱(49) 패션산업연구원노조위원장은 9일, 전국일간지 자회사인 한 인터넷신문의 50대 K기자를 '명예훼손',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9일 대구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고인은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산하 '대구패션센터' 책임 행정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과 대책위는 고발장에서 "K기자가 손씨를 협박해 의무 없는 일을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협박·비방 목적으로 손씨에 대한 허위사실이 포함된 기사를 보도했다"며 "엄벌에 처해 달라"고 밝혔다. 아들 손씨는 "아버지가 그런 선택을 하신 것은 모든 것을 밝혀 책임을 묻길 바라셨던 것 같다"면서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인 제가 진상규명을 해 아버지 명예를 회복하고 편히 모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K기자에 대한 고발장을 든 숨진 손씨의 아들(2017.1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은 고발장 제출 전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열었다. 대책위는 "고인 휴대폰·컴퓨터·차량 블랙박스 녹음파일, 패션산업연구원 관계자·직원 진술을 확보해 K기자가 손씨의 대관 청탁 거절에 앙심을 품고 기사를 쓴 정황을 포착했다"며 "K기자 기사 작성 전후로 고인과 패션산업연구원 이사장, 보직자 등에게 수 차례 전화를 하고 직접 만나 청탁 거절에 노골적 불만을 표한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종 자료들을 검토하고 K기자 기사 내용 분석, 작성 배경, 목적, 취재 과정에서 있었던 행위를 파악한 결과 결국 청탁 거절에 대한 보복 행위라고 결론지었다"면서 "그 동안 K기자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하기를 기대했지만 자신의 인맥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아무 반성도 않는 '펜을 든 살인자' K기자를 고발하게 됐다. 검찰은 K기자를 즉각 구속 수사해 비뚤어진 언론 권력에 의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또 기자회견 후 간담회를 열어 목숨을 끊기 전 손씨가 K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당시 통화에서는 K기자가 손씨를 향해 '억울하면 언론중재위에 가라. 고소하라. 왜 만나주지도 않냐' 등의 음성이 녹음됐다. 손씨가 생전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K기자를 고소하려고 한 고소장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박경욱 패션산업연구원노조 지부장은 "1차 증거물을 모아 고발장을 냈고, 이 과정에서 지자체나 언론사 등 다른 곳의 갑질은 없었는지 추가로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 대구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러 가는 대책위와 유족(2017.11.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K기자가 손씨가 근무하던 기관에 대한 대관 청탁을 했고 손씨가 이를 거절하자 이를 압박할 목적으로 기사를 써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게 유족과 대책위의 주장이다. 사건 발생 열흘 간 유족은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장례식도 미룬채 대책위와 함께 K기자의 소위 '갑질' 증거 자료를 모아 이날 검찰에 고발까지 하게 됐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조사를 촉구했으나 권 시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K기자는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K기자는 9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수 많은 팩트 체크를 거쳐 나온 기사다. 허위는 전혀 없다"며 "또 직접 대관 청탁을 한 적도 없다. 정상적 취재였다. 협박을 하거나 강요한 사실도 없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유야 어쨌든 내 기사로 불행한 일이 발생해 사표를 냈다"면서 "모든 상황이 안타깝다. 조사가 진행되면 성실히 임하겠다. 그때가 되면 전말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숨진 손씨는 대구패션센터에서 16년간 전시장 대관 업무를 맡았다. 이와 관련해 K기자는 10월 16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손씨에 대한 비판성 보도를 했다. "대관 신청자에게 갑질을 했고 대구시와 패션연구원은 이를 알고도 인사조치 않았다"는 내용이다. 사건 후 모든 기사는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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