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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병원, 20년만에 노조 만나 "갑질문화 근절" 약속
노조 설립 9일만에 의료원장과 첫 노사면담 / 임산부 야간근로 철회·3년 수당 내주 지급 등 6대 요구안 이행
2018년 01월 05일 (금) 17:32:5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을 일으킨 대구가톨릭대병원이 "동원행사를 중단하겠다"고 노조에 약속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료원장 최경환 F.하비에르 신부) 노사는 4일 오후 상견례를 겸한 첫 노사면담을 가졌다. 지난달 27일 이 병원에 20여년만에 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병원분회)가 설립된 뒤 9일만이다. 첫 면담에는 최경환 의료원장 신부와 송명희 노조 분회장, 김미화 수석부분회장 등 노사 양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노사 양측이 밝힌 면담 결과를 종합하면, 노조는 이날 사측에 모두 6가지를 제안하고 이행을 촉구했다. ▲간호사 장기자랑 등 각종 병원행사와 잡무에 직원 동원 중단, 갑질문화 근절 ▲임신한 직원에 대한 야간근로와 야간근로 동의서 문화 철회 ▲미지급된 3년치 연월차 수당과 오프수당 지급 ▲상근직원들에 대한 점심시간 1시간 휴게시간 보장과 3교대 직원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휴게시간 지급 ▲ 이른바 간호사 '대리처방'에 대한 구조적 문제 해결.개인 책임 전가 근절 등이다.

노조 6대 요구에 대해 최 원장은 긍정적 답변을 내놓고 대부분 이행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한 직원 야간근로 철회는 이미 시행 중이고 밀린 수당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대부분 마쳤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 1시간도 상근직원에 대해선 앞으로 지킬 예정이고, 3교대 직원들은 환자들을 두고 모두 식사하러 갈 수 없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룰을 정하면 이를 보장하기로 했다. 간호사 대리처방은 의사 '구두처방'을 간호사들이 어쩔수 없이 이행한 시스템적 문제로 보고 당직의나 레지던트가 처방하는 개선책에 동의했다. 장기자랑 등 병원행사에 직원 동원은 일체 진행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사측은 이날 노조에 약속한 노사 면담 결과를 다음 주 쯤 공식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 대구가톨릭대병원노조 출범식 풍선...'갑질 문화 근절'(2017.12.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송명희 분회장은 "첫 면담자리이니만큼 큰 문제 없이 노사가 합의에 다다랐다"며 "앞으로도 좀 더 나은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만들고 병원을 발전시키는 데 노사 양측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신은정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사무국장은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수준에서의 약속이지만, 겨우 첫 걸음을 뗐으니 앞으로는 더 많은 것들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은석 대구가톨릭대병원 홍보팀장은 "법을 위반했거나 위법한 일들은 즉각 없애고 문제가 된 부분들도 앞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노사가 화합해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대구가톨릭대병원노조는 설립 10일만인 5일 현재 조합원 수가 640여명을 넘겼다. 장기자랑 사태 후 전체 직원 중 노조가입 대상자 과반 이상이 조합원에 들어온 셈이다. 노조는 사측과 면담 후 빠르면 다음 주 사측에 첫 단체교섭을 요청할 예정이다. 임금인상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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