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며 세상을 떠난 故(고) 조영삼씨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조영삼 열사 1주기 추모제 준비위원회'는 19일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故(고) 조영삼(1959~2017)씨 추모제를 진행했다. 이날 고인의 아내 엄계희씨, 아들 조한얼씨를 비롯해 성주·김천 사드 반대 단체, 종교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천주교·기독교·원불교의 종교의식으로 시작된 추모제에는 성주 '사드 철회' 활동에 함께 해왔던 김상패 감독의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또 조영삼씨가 생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법률대리인이었던 이덕우 변호사는 고인에게 편지를 띄웠고, 소성리에서 사드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사드철회성주소성리주민대책위원회와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도 추모사를 전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 국화꽃을 올리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박석민 추모제 준비위원회 실무책임자는 "1년 전 본인의 생명을 내던져 사드 철회를 바랐던 고인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사드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지금도 사드 철회를 위해 싸우는 성주,김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길 바란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수용해 사드 철회라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희 소성리주민대책위원장은 "고인은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스스로 촛불이 되고자 끝내 목숨을 던졌다"며 "이 곳에서 꺼지지 않는 촛불로 부활해 주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구자숙 김천대책위 홍보팀장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한반도 사드 철회를 바랐던 고인의 뜻을 이어 남북 평화와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계속 계속해서 촛불을 들것"이라고 말했다.
고 조영삼씨는 1995년 비전향장기수 이인모씨의 초대로 북한을 방문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독일에서 7년간 망명 생활을 했다. 2012년 자진입국한 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는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다. 출소 후 밀양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한 조씨는 2017년 9월 19일 오후 4시쯤 서울 상암동의 한 빌딩 옥상에서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0일 오전 숨을 거뒀다. 고인의 유골은 밀양성당에 봉안돼 있다.
한편, 20일 오후 2시에는 고인이 잠 들어 있는 밀양성당에서 추모미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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