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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 대구는 왜 안되나요?
서울시 3년째 시행 중→경기도·광주시 조례 제정→부산·경남·인천·울산지역도 조례 제정 움직
대구시의회 민주당 발의→한국당·시 반발로 철회..."공공기관 9곳 최소 1명·비리감시" / "시기상조"
2018년 11월 05일 (월) 18:14:10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권영진 시장이 언제까지 도입한다는 선언만하면 내 조례도 폐기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겠나"

5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대구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식(53.수성구제2선거구) 대구시의원의 말이다. 그는 지난 달 '대구광역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원 80명 이상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공사기관 4곳·출자출연기관 5곳) 9곳에 노동자이사를 임명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조례를 자진 철회했다. "시기상조", "준비 부족", "경영권 침해 우려" 등의 이유로 자유한국당과 대구시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 노동이사제 조례를 발의한 민주당 김동식 대구시의원(2018.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대구 노동이사제 도입 조례가 발의됐지만 표류 중이다(2018.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 의원은 "공공기관 비리를 감시하고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뜻에서 추진했지만 반발이 거세 철회할 수 밖에 없었다"며 "조례 수준도 타 지역에 비하면 낮은데  이마저 안돼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이번 회기 안에 조례를 재상정할 계획이지만 이대로면 통과가 어렵다"면서 "결국 시장 의지가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제도에 대해 시장이 열린 시각으로 봐달라"고 요구했다.

이번엔 '노동이사제'다. 타 지역에서 앞다퉈 도입하는 제도들이 대구에서만은 쉽지 않다. 민주당 소속 대구시의원들이 해당 제도 도입을 추진했지만 다수석 한국당과 같은 당 단체장이 반발한 탓이다.

노동이사제는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 경영 과정에 의결권과 발언권을 지닌 최소 1명의 노동자 이사를 임명하는 것으로, 공공기관 운영에 있어 비리를 감시하는 등 투명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다.

서울시에서는 박원순(민주당) 시장이 2014년 도입을 선언하고 시의회가 2016년 조례를 제정해 3년째 시행 중이다. 100명 이상 공공기관에 1~2명의 노동자이사가 임명됐다. 광주시도 이용섭(민주당)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뒤 지난해 11월 관련 조례가 시의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뒀다. 경기도에서는 이재명(민주당) 도지사가 조례를 발의했고 도의회가 지난 달 통과시켰다. 인천시의회도 최근 조례를 발의해 조만간 본회의 통과를 앞뒀다. 이 밖에 경남, 부산, 울산지역에서도 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100대 공약에 해당 제도가 포함돼 지자체에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 단체장은 모두 민주당이고 의회 다수당도 민주당이 점유하고 있어 조례 제정에 잡음 없이 진행되는 상태다. 하지만 대구 상황은 다르다. 시의회 다수당은 한국당이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같은 당 소속이다. 한국당은 노동의제와 관련해 평소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대구 조례 제정도 불투명하다.

   
▲ '대구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2018.1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박희석 서울교통공사 노동이사는 "파산 직전까지 간 공공기관들을 보면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않고 사측 거수기 역할만 했다"며 "영남권에서도 지자체 차원에서 노동이사를 도입해 공공기관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권 시장은 개혁과 소통을 얘기하면서 정작 노동이사제 같은 제도 도입에는 관심이 없다"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대구은행 비리와 관련해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했다면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며 "노동이사가 필요한 이유다. 공공기관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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