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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도시 대구에 200억짜리 '노사평화의전당'?
노동계·시민단체 "강성노조·고임금 걱정 없는 노사상생? 시대역행...건립 취소·권영진 시장 해명"
대구시 "문구 조정 여지는 있지만...정부 공모 사업 통과하고 예산 15억 이미 확보해 취소 불가"
2018년 03월 29일 (목) 15:14:4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저임금, 장시간 노동, 청년 인구 유출. 가난한 노동자들의 도시 대구를 증명하는 3대 통계 지표다.
 
고용노동부(2017년 기준) 자료를 보면 대구 노동자 월평균 임금은 284만원이다. 전국 16개 시·도 중 15위다. 전국 평균(352만원)보다 68만원 적다. 하지만 1인당 노동시간은 178간으로 평균(173시간)보다 5시간 더 길다. 최저임금을 못 받는 노동자 비율(고용정보원 2016년 자료)도 18.9%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월급은 적고 일하는 시간은 긴 열악한 노동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0~30대 청년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동북지방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2016년 기준)를 보면 1995년 이후 대구를 떠난 인구 가운데 연령별로는 20대가 50%를 상회해 가장 많다. 2008년 9천여명이 떠나 최대치를 찍고 지난해에는 5천여명으로 줄었지만 청년층 유출 비율이 높은 것은 여전하다.

   
▲ 대구 시조(市鳥) 독수리 조형물과 붉은 머리띠를 맨 노동자(2018.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시가 강성노조·고임금 걱정 없는 '대구형 노사상생협력 모델'의 200억원짜리 '노사평화의전당' 건립을 추진해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건립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건립 세부계획 문건에 나온 '붉은조끼·머리띠 추방' 등 반노동적 문구에 대해서는 권영진 시장의 해명도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구지역본부(본부장 이길우)와 대구경북진보연대·민중행동, 정의당·민중당·노동당 등 지역의 18개 시민사회노동단체·정당들이 모인 대구민중과함께는 29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부정하는 대구시의 시대역행을 규탄한다"며 "노동자들 희생 위에 짓는 노사평화의전당 건립을 전면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40여명은 기자회견에 앞서 대구시에 항의하는 의미로 붉은조끼를 상의에 걸쳐 입고 머리띠를 이마에 동여맸다. 이후에는 곽병길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노사상생팀장에게 항의 서한과 붉은조끼, 머리띠를 전달했다. 김승수 행정부시장에게 전할 예정이었으나 김 부시장은 자리를 비웠다.

   
▲ 대구시 '노사평화의전당' 건립 철회 촉구 기자회견(2018.3.29)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들 단체는 "계획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노조파괴 컨설팅 업체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잘못 받은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며 "대구시의 반노동정책을 하루 이틀 목도한 것이 아니지만 붉은조끼·머리띠 추방, 분규·고임금 걱정 없는 따위의 저급한 표현을 어찌 당당히 쓰냐"고 비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좋은 일자리가 없고 기업 유치가 어려운 것은 붉은조끼·머리띠, 강성노조·고임금이 아닌 대구시의 시대착오 탓"이라며 "대구 전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외면하고 노사평화의전당을 지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느냐. 권 시장은 해명하고 사업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곽병길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노사상생팀장은 "계획서는 대구경북연구원 용역자료로 고용노동부 공모 사업에서 선정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며 "최종 목표는 아니다. 문구 조정 여지는 열려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 공모 사업을 통과하고 예산 15억원도 확보해 취소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상생 협력 노사관계 전국 확산'을 목표로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200억원(국·시비 각 100억원) 노사평화의 전당을 짓는다. 개관은 2020년 하반기다. 전체 부지는 16,500m²(연면적 5,000m²·지하 1층·지상 3층), 사업주체는 대구시·고용노동부다. 대구시는 이미 노동부로부터 올해 국비예산 10억원을 확보했고 현재 공공건축 사업계획 사전검토를 거쳤다. 내부에는 노사상생 상징조형물, 노동·산업 문화역사관, 노사관계 교육·모의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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